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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Dec 09. 2020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장상사의 잔소리에 집중해보기

'라는 말이야'라고 하며 꼰대질 하는 직장상사가 있는 반면에, 존경할만한 직장상사도 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입만 살아계신(?) 직장 상사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이번에 인사이동으로 전출 가는 직장상사분이 계셨다.  직속상관으로 우리 팀을 총괄하는 분이었다. 다른 부서 가기 전에 했던 말씀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말씀을 하실 때도, 최대한 간략하게 말하려고 노력하셨다.


배울 점도 많고, 진정 존경하는 분이기에 그의 잔소리에 한 번 집중해서 들어보았다. 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첫째, 40대 정도 되면 의욕이 안 날 때가 더 많으니, 해야 할 것이 있으면 지금 해놔라!


그의 아내가 최근에 그에게 '남편, 요새 왜 이렇게 희망이 없는 사람처럼 살고 있어?'라고 하셨단다.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40대가 넘어선 시점에 굳이 토익을 볼 필요도 없고, 학벌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처럼 묶어놓고 패던 시절을 그는 되려 그리워했다. 차라리 날 누가 묶어서 '이것만 해!'라고 말해줬으면 하길 바랬다.


 지금 해야 할 것에 몰입해야 하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 해야 되는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굳이 할 필요가 없어진다. 체력도 많이 약해지니 책상에 오래 앉아있기도 힘들다. 그의 말을 비리자면, 세상에 '재미있는 것'이 너무도 많아서 공부에만 집중하기 힘들다고 했다.



둘째, 시간은 빨리 간다. 미래를 미리 준비해라.


미래를 준비할 때 중요한 것은 '한 가지 분야에 끝을 보자'는 태도라고 하였다. 극과 극은 통하니 한 분야에서 끝을 보면 나중에 거짓말처럼 다른분야도 이어진다고 하였다. 이것저것 손대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 삶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한 두 가지 분야를 정하고 무섭게 몰입해보는 것을 추천하였다.


수능 준비할 때는 수능 공부 말고는 정말 재밌다. 뉴스도 재밌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능 끝나고 나서는 모든것이 시들시들해지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일이 바빠 시간이 없을 때는 '일만 줄어들면 자격증 공부를 할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시간이 자유롭게 주어지는 주말이나 갑작스럽게 생긴 휴일에는 자격증 책을 펼치지 않는다. 이 점을 극복해야 한다.



결국 그의 잔소리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할 때는 해라'라는 말로 귀결된다. '라는 말이야'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이 잔소리로 여겨지는 이유는 그들의 삶이 멋있지 않기 때문이다. 별 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이나 존경받는 사람의 '라'는 한 번 들어볼 필요는 있다. 어른들의 말이 백 퍼센트 들어맞지는 않지만, 어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것은 어쩌면 과학이요. 통계학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의무를 강요하기보다 권리를 잘 챙겨준 그가 옮긴 부서에서는 꽃길만 걷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사진 : 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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