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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Dec 14. 2020

이혼을 막는 책 한 권

그 이와 관계가 틀어졌을 때 읽는 책

 책 제목은 '5가지 사랑의 언어'다. 이 책은 얇기에 마음만 먹으면 세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다. 책의 내용도 어렵지 않고 간결하다. 결혼하기 전에 읽어도 좋고, 신혼을 지나 권태로움에 빠진 이들에게는 필독서임에 틀림없다. 필자도 이 책을 완독 하자마자 당장 부모님께 이 책을 선물했다. 조금 오버스러움을 보태자면, 책의 내용을 실천만 해본다면 우리나라의 이혼율도 뚝 떨이질 것임을 믿는다.




 여러 연구에 밝혀졌지만, 사랑에 빠져서 미치는 단계는 2년이 마지노선이다(더 빨리 끝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사랑에 미친 단계가 지나고 나면, 현실세계로 돌아오고 자신이 살아온 스타일대로 살기 시작한다. 그것이 진정 자기 모습인데, 이성친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변했다고 한다. 변한 게 아니라 그게 내 모습인데.. 싸우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진 단계를 지나면 사랑의 그릇에 물이 점점 말라간다. 그 물을 찰랑찰랑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묘약이다. 분명한 것은 사랑에 빠진 단계를 지나도 충분히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행복해 보이는 집도 있지 않은가!


 선물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백날 따뜻한 말을 해봐야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한다. 사랑받는 느낌도 주지 않고, 잠자리를 가지려 한다면 아마 침대에서 발로 밀려 침대 밖으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 여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랑의 그릇'에 사랑이 한 방울도 있지 않고, 다 말라비틀어졌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다.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인정하는 말, 같이 보내는 시간, 물질적인 선물, 내가 너에게 주는 헌신, 스킨십'이다.


책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그 사람이 사랑받는 포인트를 파악(다섯 가지 중에 한, 두 가지)해서 그것을 반복해주라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니..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섯 가지 모두 대부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따뜻한 말 해주고, 나를 위해 헌신해주고, 나와 대화도 많이 나누고, 선물 많이 주는 남편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놀랍게도, 모든 사람들이 다섯 가지 중에도 우선순위가 있다. 우리는 남자 친구나 남편의 우선순위를 빠르게 캐치해서 그들을 어루만져주자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바뀌면 그도 바뀌기 때문이다. 그가 먼저 바뀌는 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이상 없다. 그리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나의 태도밖에 없기에...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중 첫 번째는 '인정해주는 말'을 해주는 것이다. 


'오늘 설거지해줘서 고마워요' '나 대신 화장실 청소를 해줘서 고마워요' '오늘도 밖에서 일하느라 너무 고생 많았어요'

 

안방 화장실에 페인트를 새로 바르라고 말한 지 3주가 지났다. 남편은 해준다 해준다 해놓고서 절대 하지 않는다. 이제는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짜증도 내보고, 화도 내보지만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주말에 시간 날 때 해주면 되겠구먼 침대에서 일어나지를 않는다. 침대에 차가운 물이라도 붓고 싶지만, 내가 세탁해야 되기 때문에 참는다.


 아내가 이 책을 보고 나서 생각을 바꾼다. 남편이 결혼하기 전 데이트를 할 때, 유독 칭찬에 약한 모습이 떠오른다. 마음 굳게 먹고, 한 달만 매일 한 번씩 칭찬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정말 마음 굳게 먹었다. '자기가 내 남편인 것이 고맙고 자랑스러울 때가 한 번씩 있어요' '주말에 저 대신 장도 봐주느라 고마워요' '화장실 청소해줘서 고마워요'

 목구멍에 욕이 올라오는 것을 꾹 참고 인정하는 말을 꾸준히 해주었다. 그러자 어느 날, 거짓말처럼 화장실에 페인트가 새로 칠해져 있었다. 바로 '인정해주는 말'의 힘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칭찬은 좋아한다. 나이 지긋이 드신 교수님들도 칭찬에 유독 약하다. 나이가 들수록 칭찬을 들을 기회가 점점 없어지기 때문이다. 누가 나이 든 사람을 칭찬해주겠나. 원하는 것이 있다면 잘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다섯 가지 사랑 중 두 번째는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다. 


대게 여성들이 원하는 것이다. 여기서 남자들이 주의할 것은 몸만 같이 있으면 안 된다. 저녁 먹고 나서 함께 산을 한다던지, 같이 음악을 듣는다던지, 주말에 근교로 놀러 간다던지, 뜨거운 여름날 같이 셀프세차를 한다던지, 자기 전 10분이라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가 없는 한 부부는, 퇴근하고 저녁을 먹지만 말없이 밥만 욱여넣는다. 다 먹고 나서는 텔레비전에 앉아 8시 뉴스부터 9시 뉴스까지 챙겨본다. 주말에는 같이 교회를 가서 친구들과 외식을 한다. 돌아오는 차에서는 단 한마디도 없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별 말없이 잠자리에 든다.

 남편은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는 편이다. 아내가 허리가 아픈 것 같아서 설거지도 대신해주고, 마당의 잔디도 주말마다 깎는다. 화장실 청소는 기본이고, 매일 밤 재활용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도 비닐장갑 끼고 버리러 간다. 하지만, 그녀와의 관계는 더욱 나빠져만 간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남편도 미칠 노릇이다. 그녀를 위해서 많은 것들을 하지만, 관계는 점차 나빠져만 간다. 뭘 더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가슴만 답답하다. 그녀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하루에 10분의 티타임이다. 눈을 마주치고 서로 감정을 묻고, 하루가 어땠는지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서 하루에 10분씩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더니, 모든 것이 되돌아왔다. 남편이 하는 일도 많이 줄었다. 그녀도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같이하는 시간은 말 그대로 같이 있기만 해서는 안된다. 서로 감정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것이다. 그녀가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오면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답이 아니다. 그것을 들어주고 관심을 보이고 그녀의 스트레스와 상처를 알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언제나 곁에 있어 준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면 되는 것이다.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중 세 번째는 '선물'이다.


 사랑의 언어 다섯 가지는 꼭 연인들의 관계에만 적용 가능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한데, 아이들 중에도 다섯 가지 중에 유독 부모에게 선물을 자주 준다거나 예쁘게 포장해서 준다면, 그 아이의 사랑의 언어는 '선물'일 가능성이 높다(그냥 손재주가 좋은 아이일 수도..)


 물질적인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아이들도 장난감이나 인형 싫어하는 친구들도 잘 없다. 하지만, 장난감을 사주는 것과 장난감을 가지고 같이 노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부모들이 농구공을 선물로 사줄 수는 있지만,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같이 농구하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다. 아이들 혹은 배우자가 원하는 것이 단지 선물인지, 선물과 함께 주는 따뜻한 말 한두 마디인지는 스스로 잘 파악을 해야 한다.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중 네 번째는 '내가 너를 위해서 해주는 봉사, 헌신'이다. 


즉, 배우자가 당신에게 원하는 바를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그녀를 위해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세면대의 머리카락을 끄집어내고, 차창에 붙은 날파리를 떼어내고, 추워 죽겠지만 재활용과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 것이고, 계절이 바뀔 때 커튼 빨래하고 나서 다시 끼우는 것을 하는 것이고, 어항 물을 갈아주는 것이다.


그것을 해줄 때, '아,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해주는구나'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에게 위의 것들은 안 하면서 매일 '나는 자기를 사랑해, 오늘도 너무 고생 많았어요'라고 따뜻한 말만 날린다면, 배우자는 '입만 살았네'라고 하며 점점 날을 세울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 상대방을 위해 한 일은 결혼하고 나서 안 해줄 확률이 매우 크다. 결혼하기 전 뜨겁게 사랑에 빠졌을 때는 무엇인들 안 해주겠나. 하지만, 그것은 금방 자신의 모습대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중 마지막은 '육체적인 접촉, 스킨십'이다.


 남자들과 여자들의 뇌는 다르다. 여성의 경우 감정적인 사랑 없이는 육체적인 사랑도 있을 수 없다. 남자는 감정적인 교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만약 남자들이 자신의 일만 묵묵히 하고, 사랑의 그릇은 채워주지도 않고, 관계만 하려 한다면 여성 입장에서는 자신의 몸을 이용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묵묵히 일하는 것이 사랑의 표현이라고 착각한 남자 입장에서는 억울할지 몰라도..



 아이들 중에도 아빠가 퇴근만 하면 무릎에 뛰어올라 아빠 머리를 엉망으로 만들고, 볼을 만지는 친구들이 있다. 그는 누가 자기를 만지는 것도 좋아하기에 아빠를 만지는 것이다. 그들에게 사랑의 언어는 '스킨십'인 것이다.



나의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 모를 때는 반대로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우자가 나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포인트는 뭘까? '날카로운 말? 같이 보내지 않으려는 느낌? 스킨십? 유독 돈을 안 쓰는 느낌?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느낌?' 크게 봤을 때는 비슷한 느낌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다르다.


내가 배우자에게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봐도 내가 어떤 사랑의 언어를 갈구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배우자나 이성 친구가 꼴도 보기 싫을 수도 있어서 위의 이야기가 아무짝에 쓸모없을 수도 있다. 2년 동안 뜨겁게 사랑한 후의 사랑은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혼하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써보지 못하고 헤어지는 것은 아쉬움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죽을 때 인생의 아쉬움과 후회로 점철된 것만큼 비극적인 삶은 없다.


후회가 없는 삶을 위해, 좀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위해 '5가지 사랑의 언어'는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리 체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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