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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Feb 08. 2021

정말 싫어하는 선배가 잘 풀렸을 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보는 게 배가 아픈 이유는 뭘까?  열등감인가? 아니면 질투심인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이 술술 풀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행복이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심리로 내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되도록 잘 안 풀리기를 마음속으로 바란다.


정말 싫어하던 직장 선배가 있었다. 지금 직장을 나가고 나서 한 1,2년 잘 안 풀리다는 소식을 간간히 들었었다.

묘한 쾌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 그릇이 그 정도 인가보다.


그 선배를 잊었다고 생각한 오늘, 그 선배가 수능을 새로 봐서 약학대학에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후배인 나에게 말이란 말은 그렇게 싹수가 없게 하고, 툭하면 인격적으로 무시하던  선배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분이 다운되던지..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 지질한 사람이었던? 온갖 잡생각과 질투심이 온몸을 감쌌다.






유튜브 법륜스님의 강연에서 이런 사연이 있었다.

질문자는 말을 심하게 하는 사람의 대처법을 물어보았다


스님은 말씀하셨다.

 사람이 말하는  쓰레기 봉지다.  쓰레기를 받자마자 바로 버리던가, 혹은  끌어안고 살던가 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선배가 나에게 던져준 쓰레기를 뭐가 좋다고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을까. 이제는 휙 던질 때가 온 것 같다.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그 선배의 말들은 내 가슴 깊이 남아 이따금씩 나를 괴롭게 했다.


한 가지 배운 점은 있다.

덕분에 나는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에도 후배들에게 말은 이쁘게 하려고 노력한다.

최소한 싹수없게는 말하지 않으려 한다. 최대한 감정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잘못된 점만 정확히 집어 알려준다.

누구에게나 한 가지는 배울 점이 반드시 있다.


잘되는 사람을 보고 배 아픈 나를 바라보며 ‘너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라는 자괴감도 조금 든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한가 보다.

이제는 그 선배를 놓아주고, 좋은 것들로 내 안을 채워보려고 한다. 용서해주자.


혼자 중얼거려본다.

‘그래, 잘되면 좋지 뭐. 앞으로 만날 사람도 아닌걸!’


자연스럽게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잘하고 있나? 나는 나를 잘 챙기고 있나? 나는 후배들에게 잘하고 있나?


좀 걸으러 가야겠다. 산책하며 돌아보고, 반성하고,

잘하고 있다면 칭찬해주고, 못하도 있다면 고칠 점을 생각해보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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