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싫어하는 선배가 잘 풀렸을 때

by Sunday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보는 게 배가 아픈 이유는 뭘까? 열등감인가? 아니면 질투심인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인생이 술술 풀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행복이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심리로 내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되도록 잘 안 풀리기를 마음속으로 바란다.


정말 싫어하던 직장 선배가 있었다. 지금 직장을 나가고 나서 한 1,2년 잘 안 풀리다는 소식을 간간히 들었었다.

묘한 쾌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 그릇이 그 정도 인가보다.


그 선배를 잊었다고 생각한 오늘, 그 선배가 수능을 새로 봐서 약학대학에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후배인 나에게 말이란 말은 그렇게 싹수가 없게 하고, 툭하면 인격적으로 무시하던 그 선배가 잘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분이 다운되던지..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 지질한 사람이었던가? 온갖 잡생각과 질투심이 온몸을 감쌌다.






유튜브 법륜스님의 강연에서 이런 사연이 있었다.

질문자는 말을 심하게 하는 사람의 대처법을 물어보았다


스님은 말씀하셨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은 쓰레기 봉지다. 그 쓰레기를 받자마자 바로 버리던가, 혹은 꼭 끌어안고 살던가 하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선배가 나에게 던져준 쓰레기를 뭐가 좋다고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을까. 이제는 휙 던질 때가 온 것 같다.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그 선배의 말들은 내 가슴 깊이 남아 이따금씩 나를 괴롭게 했다.


한 가지 배운 점은 있다.

덕분에 나는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에도 후배들에게 말은 이쁘게 하려고 노력한다.

최소한 싹수없게는 말하지 않으려 한다. 최대한 감정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잘못된 점만 정확히 집어 알려준다.

누구에게나 한 가지는 배울 점이 반드시 있다.


잘되는 사람을 보고 배 아픈 나를 바라보며 ‘너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라는 자괴감도 조금 든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한가 보다.

이제는 그 선배를 놓아주고, 좋은 것들로 내 안을 채워보려고 한다. 용서해주자.


혼자 중얼거려본다.

‘그래, 잘되면 좋지 뭐. 앞으로 만날 사람도 아닌걸!’


자연스럽게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잘하고 있나? 나는 나를 잘 챙기고 있나? 나는 후배들에게 잘하고 있나?


좀 걸으러 가야겠다. 산책하며 돌아보고, 반성하고,

잘하고 있다면 칭찬해주고, 못하도 있다면 고칠 점을 생각해보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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