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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Nov 13. 2021

마냥 쉬는 것이 휴식이 아니라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당신에게

희로애락이라는 말이 있다.



'기쁠 희'와 '즐거울 락'은 비슷해 보이는데 왜 굳이 구분을 해놨을까?


'희와 락'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방법은 어머니가 등짝 스매싱을 날리는지를 보면 된다.

보통 '락'은 쾌감의 만족을 말한다. 술, 잠자리, 게임, 하루 종일 유튜브 보기, 하루 종일 TV 만 보기, 담배 등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금방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당연히 접하기도 쉽고, 구하기도 쉽다. 빠르게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자주 찾게 된다.

그와 달리 '희'는 즐거움이다. 조금의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주말에 등산복을 입고, 등산화를 조이고 나서 굳이 산을 찾아간 후 정상에 오른 다음 느끼는 성취감은 '희'다. 헬스장에 가서 계획한 대로 헬스를 하고 나서 샤워장에서 느끼는 성취감은 '락'보다는 '희'에 가깝다.



누구나 쾌감적 행복을 좋아한다. 쉽고 빠르게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세상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쾌락적인 즐거움은 쉽게 질리고, 쉽게 중독된다. 의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의 평소 생활이 무너지고, 주변 관계에서 욕을 먹기 시작한다. 술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즐거움을 주는 활동은 쾌락을 주는 활동과 달리 금방 나를 만족시켜주지는 않는다. 악기 연주를 시작해도 처음에 지루한 시간을 견뎌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어느순간 연주가 잘되고, 재밌어질 때가 온다. 하지만 그 시기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시간 투자는 해야 한다. 그런데 쾌락과는 다르게 즐거움은 오래가고, 나의 자존감도 올려준다. 살맛 나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 평일에 열심히 자기 하고 싶은 일 하고 퇴근하고 나서 넷플릭스를 보거나 쇼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삶이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삶이고, 부러운 삶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번아웃이 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나에게 그런 활동은 '글쓰기, 그림 그리기, 운동하기' 딱 세 가지다.


이것들을 할 때에는 시간 가는 줄을 몰라서 한다. 소위 말해 몰입하게 된다.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시간을 낸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밤에 늦게 자면서까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나의 삶에 만족감을 주고, 일에서 얻지 못하는 성취감도 주기 때문이다. 



굳이 왜 쾌락 말고 즐거움을 추구해야 할까? 쾌락은 중독을 가져오고, 결국 피폐해진다. 이에 반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즐거움을 추구하고, 좀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은 인간 본성 중에 하나다. 주변을 보라. 더 나은 삶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복권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인간의 삶을 삼등분한다면 '일, 수면, 여가'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기 살기 위해서 수면은 필수다. 잠 줄여가고 건강을 해치면서 이룬 성공은 반쪽짜리 성공이다. 일도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 좋다. 퇴직하고 나서 띵가띵가 노는 삶은 3개월이면 질린다고 한다. 되려 공허하다고 한다. 여가는 마냥 쉬는 것이 아니다. 마냥 쉬는 것도 한 달이면 질린다. 방학도 첫 달은 좋지만 둘째 달부터는 뭐라도 하고 싶어 지는 것이 사람이다. 


여가는 마냥 노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노는 것이요, 진짜 재충전이다. 나에게 즐거움도 주고 효능감도 준다.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려준다. 


앞서 말했지만 여가는 조금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등산을 가려면 산에 가야 하고, 그림을 그리려면 스케치북은 사야 하고, 뜨개질을 하려면 실과 바늘은 구매해야 한다. 


더 이상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볼 것이 없는 분들은 오늘부터라도 진정한 여가를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침대 위에서 마냥 자는 것보다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언젠가 끝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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