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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Feb 04. 2022

나이가 들었다고 고민이 줄지 않는 이유

운 좋게 가족상담 관련 강의를 들었다. 오랜만에 오프라인 강의였다.

심리학 석, 박사 강사들이 와서 가르쳐주셨다.


나의 조원은 5명이었다. 5명이서 서로의 상처와 결핍에 대해서 말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쉽지만 않았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차피 한 번 보고 못 볼 사람들이라서 되려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


미혼인 2,30대도 있었고, 초등 자녀를 둔 40대도 있었고, 성인 자녀를 둔 50대도 있었다. 

팀원 중에는 자녀가 ADHD 판정을 받아 고생하고 있는 분도 있었다.


일단 그들의 고민거리, 상처와 결핍을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걱정이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나이가 들었다고 모두가 성숙한 어른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주말부부를 하면서 아들 2명을 키운 아주머니가 계셨다. 남편과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난다고 한다. 남편과의 주말부부 생활을 알면서 결혼했다고 한다. 아주머니의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나. 어디, 그때는 사랑하니까 그냥 결혼했지'


어릴 때 큰 고민 없이 한 선택에 대해 책임을 다 지고 나니 50대가 된 것이다. 이분을 나쁘게 말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나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을 존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존중과 존경은 다르다. 모든 어른이 존경스럽지는 않다. 지독한 어른들도 많다.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세상을 편협하게 보는 분도 많다. 나도 늙으면 그렇게 될까 겁난다. 그런데 안 그런 어른들도 있는가 보면 모두가 똑같이 늙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이는 권위가 아니다. 

나이 든 사람들 앞에서 쪼그라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역으로 나는 젊은 사람도 나이 많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ADHD나 임상심리, 교육심리에 대해서 공부하면 얼마든지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젊은 의사에게 도움을 받지 않는가.  


나이 많은 사람은 모두 지혜로운 것이고 깊이가 있을 것이다라는 나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공부에 대한 열의가 불타오른다. 석, 박사를 밟아 강의를 하며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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