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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pr 02. 2022

30대의 인간관계론

모든 것은 바뀐다.

- 오래 알고 지낸 것과 마음이 잘 맞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동네 친구들이 꽤 많다. 한 동네에서 20년 이상 살았기 때문이다.

20대 초만 해도 대여섯 명이 어울려 놀았다. 그 무리에 멀어지면 왕따가 되는 줄 알았다. 이제는 다르다. 30대가 되고 나서는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놈들이 그냥 지인 정도의 관계로 되고 만다. 물론 그중 마음이 잘 맞고 친한 애들은 한 두 명 있다.


직장인이 되면 확실히 다르다. 서로 일정을 맞추게 되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게 되고, 데이트가 더 중요하다. 얼굴 한 번 보자고 전화하려 해도 데이트나 약속이 있을까 봐 망설이게 된다.

 

결국 연락도 만남도 차츰차츰 줄어든다. 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 몇십 년째 잘 팔리는지 이해가 된다.



- 내가 곧 내 친구다.

부자 친구들이 옆에 있으면 콩고물 좀 떨어질 줄 알았다. 나이 좀 들다보니 그런 건 절대 없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물론, 가끔 부자 친구들이 한 번씩 통 크게 쏠 때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번 얻어먹을 수는 없다. 얻어먹어도 다음에 내가 사야 될 것 같은 부담감이 은근히 느껴진다. 동네 친구가 아니라면 서서히 만남이 줄어든다. 결국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게 되어 있다.


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요즘에 자주 만나는 두 , 세명의 사람들을 보면 된다. 내가 곧 내 친구다. 그들과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낸다는 것은 비슷한 관심사와 비슷한 생각으로 산다는 것이다. 꼭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친구들과 함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 주변인들이 불평불만만 늘어놓거나, 사회탓, 남탓만 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손절할 필요도 있다. 인생의 큰 변화는 관계를 바꿀 때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헤어지고 더 잘될 것이 보이면 굳이 괴로워하면서 만날 필요는 없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 많다.




- 관계에도 갑과 을은 존재한다.

관계에서 갑은 여유로운 사람이다. 돈이 될 수도 있고 마음이 될 수도 있다. 아무래도 매번 얻어먹으면 눈치가 보인다. 재미없는 농담에도 웃어줘야 될 때가 있다. 항상 뭐라도 줄 수 있는 사람이 갑이다.


여유로운 사람은 굳이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다. 본인이 혼자 있어도 재밌게 잘 논다. 어디 의존하지 않는 사람이다. 관계에 의존하는 순간 갑과 을은 정해져 버린다. 말은 쉽지만, 스스로 우뚝 설 수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다. 혼자도 잘 지내야 한다. 항상 같이 있다고 덜 외로운 것은 아니다.


굳이 어디서든 갑일 필요는 없다. 갑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니다. 포인트는 관계에서 괴롭지 않으면 된다. 을이 편하면 을로 살아도 되지만 괴로운 순간 관계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 결국 갈 사람은 가고, 남은 사람은 남는다.

결국 좋은 인간관계의 핵심은 오버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관계가 좋은 관계인 것 같다. 가족이 가끔씩 사무치게 그리울 때는 어쩌면 '내가 가면을 쓰고 오래 생활하지 않았나'를 점검해봐야 한다.


연인 관계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결국 연기는 끝난다. 자신이 생긴 대로 자신의 결대로 살아야 한다. 그래야 병이 안 걸린다. 일상에 힘을 주게 되면 병이 나기 마련이다. 물론, 망나니처럼 짜증 낼 것 다 내면 주변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은 읽는 분들이 더 잘 아실 것이다.


인생에서 친한 친구 1명만 있어도 성공한 것이다. 결국 내 옆에 남은 사람은 필히 내가 뭘 해도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다. 그것이 범죄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조건 없는 지지와 사랑을 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꼭 친구가 아니어도 된다.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고, 연인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 한 명만 있으면 세상은 살만하다. 물론, 그런 사람을 얻기 위해서 나도 잘해야 된다.



관계에 대한 내 생각을 두서없이 써보았다.


좋든 싫든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간다. 사람 때문에 울고, 사람 때문에 웃는다. 어쩔 수 없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 이왕 살바에는 행복하게 사는 편이 낫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선 받기를 기대하기보다 주는 편이 낫다. 조금은 엉뚱하고 뻔한 결말이다. 인간관계의 현실을 인정하게 되면 깨닫게 되는 것이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게 더 마음 편하다.


 갈 사람은 갈 테니까 잘 보내줘야 하고, 올 사람은 또 언제 갈지 모르니 더 잘해줘야 한다. 남는 사람은 평생 볼 터이니 볼 때마다 잘해주자. 그렇게 오늘도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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