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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로딩 시간을 가진다.

by Sunday

디로딩이란 촘촘하게 짜이 계획과 일에서 잠시 물러나 컨디션을 조절하고 회복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힘들게 일하고 조금 쉬어가는 개념이다. 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이고, 악보로 치면 쉼표의 역할이다.

작가든, 크리에이터든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사흘간 업무의 강도를 높이고, 하루 디로딩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창의적인 생각은 쉴 때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의도적인 휴식과 여유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책에서는 언제 어떻게 쉴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디로딩 시간을 가지는 것이라고 한다. 더 큰 성공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더 큰 성공의 그림을 그려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위의 문구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거절'의 중요성이다. 디로딩이란 빼기, 비우기라는 말과 같다. 손에 무엇인가 쥐고 있다면 땅에 떨어진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주말에 다른 사람들의 목표와 욕구를 채워주느라 바쁘다면 내 시간이 없다. 이처럼 디로딩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조금 까칠해질 필요가 있다.


디로딩 시간을 가지면서 우리는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얻을 수 있다. 확실히 과하면 좋지 못하다.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도 채 몇 달이 가기 힘들다. 몸이 탈 나거나 포기하기 마련이다. 휴식은 무조건 필요하다. 물론, 열심히 하지도 않고 휴식에만 집중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앞서 말했지만, 나에게도 디로딩 시간은 꼭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뭐든지 미친 듯이 3일을 넘기기 힘들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에 정확히 걸려든다. 그래서 주중에는 수요일 한번, 주말에 하루는 디로딩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사실 깨달은 건 오래전이지만,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10년은 걸린 듯하다. 나는 왜 남들처럼 미친 듯이 하지 못할까. 스스로 자책만 했지, 스스로를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결국에는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고 인정하게 되었지만... 지금이라도 인정한 것을 감사하게 여긴다. 내 삶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목표'에 집중하기보다 '습관'에 집중할수록 지속력도 좋아졌고, 목표를 위해서 억지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도 100%는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일단 하기. 최근에 본 탑건에서도 반복적으로 나온 말이다. 상황에 쳐했다면, 생각 많이 하지 말고 '실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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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연아의 유명한 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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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중요한 것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하기 위해선 습관이나 시스템을 만들어 놔야 한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불편한 상태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 처음에는 솔직히 힘들다. 안 하던 일 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지 않은가. (이사가 힘든 이유는 안 쓰던 근육을 쓰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우리 몸은 변화를 거부하기에 처음에는 힘이 많이 든다. 그래도, 우리 몸은 변화를 싫어하기에 한 번 습관을 만들어놓으면 그것 또한 바뀌기 싫어한다. 항상 좋은 것도, 항상 안 좋은 것도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틀린 말이 없다.


습관이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빼야 한다. 기존의 내 시간에서 무엇인가 빼거나 덜어내야 한다. 그래야 새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디로딩이 필요한 이유다. 물을 계속 따르면 흘러넘치기 마련이다. 넘치기 전에 비워야 한다. 그래야 오래갈 수 있다.


빼기 위해선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느라 나의 욕구를 못 채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조금만 미안해하면 된다. 거절한다고 해서 그렇게 싫어하지도 않는다. 그 사람도 나름의 대안과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오히려 가기 싫은데 입 삐죽 내미면서 따라가면 욕만 먹는다. 비우기 위해서는 잘 거절하자.


더 큰 성공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더 큰 성공의 그림을 그려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책에서 말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링컨은 나무를 배기 위해서 몇 시간이고 도끼를 손질하겠다고 한다. 나도 더하기만 계속하기보다 조금 쉬면서 곱하기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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