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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Sep 16. 2022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입니다.


요새 매달 도서관에 들립니다.

책에서 계속 책을 소개해주고, 꼬리에 꼬리를 물기에 도서관을 안 갈수가 없습니다.


원래 이 책을 읽으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목에 꽂혀 꺼내들었습니다.

책이 쭈글쭈글합니다.



아무래도 도서관에서 쭈글쭈글하거나 찢어져있는 책들은 재밌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만큼 사람 손을 많이 탔기 때문이지요. 재밌을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한 번 싹 훑어보니 10여년 전 대학교 때 봤던 책입니다. 그 때의 '나'도 아마 제목을 보고 골랐을겁니다.

카피라이터가 직업이신 분이 쓰셨다보니 간직하고 싶은 문장들이 많습니다.


혹시 삼십대 초반이시라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책이 너덜너덜해진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책에서 나온 좋은 내용들을 모아봤습니다. 주관적으로 모은 것이라 공감이 안 가실수도 있습니다. 이 내용 말고도 한 페이지마다 가슴을 울리는 문장들이 많으니 꼭 읽어보세요 ^^


일단 시 먼저 보고 가겠습니다.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큰 의미는 없지만 보자마자 마음이 울컥해져서 따왔습니다.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썩은 부분이 있는 과일은 본인이 드시고, 맛있는 과일은 저를 주십니다... 어머니도 좋은 과일 먹을줄 아시는데 말이죠..


아직도 치킨을 시키면 퍽퍽살은 어머니가 드십니다. 제가 몇 번 퍽퍽살을 먹으려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불효자는 항상 웁니다.



20대는 밖에서 생활한 덕분에 10여 년 동안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았습니다. 이제 서른이 되어서 잠시(?) 부모님 집에 얹혀 사는 중입니다. 솔직히 마음 한 켠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설거지도, 빨래도 더 자주 도와드립니다. 당연한 것이겠지요. 제가 먹은 그릇, 제가 입은 옷들이 있으니까요. 효도는 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효만 안 하면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최근에 추석에 슈퍼 보름달이 떴습니다. 소원을 빌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부모님의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정도밖에 없네요.. 어서 빨리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 호강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




이지성 작가는 '꿈꾸는 다락방'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초등교사 출신인 그는 빈민가 옥탑방에서 생활하고, 월급은 집안의 빚을 갚느라 다 빠져나갔습니다. 그는 '20대는 산 채로 지옥에 끌려온 것 같았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대학교 시절 그의 책을 모두 찾아봤지만 정말 힘들고, 우울하게 20대를 보내셨습니다.



교사 생활도 적성에 안 맞아서 욕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가라는 꿈이 있어서 14년간 무명작가 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은 예쁜 아내와 결혼하고, 돈도 많이 버셨지요. 그를 보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기꺼이 생고생을 감수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저도 책읽기, 글쓰기, 그림그리기 등 무명으로는 돈을 벌기 힘든 것들을 좋아합니다. 이것들만 평생하면서 살고 싶은게 꿈입니다. 그렇다고 이지성 작가님처럼 퇴근하고 밤새도록 글을 쓸 정도의 열정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부동산 공부를 열심히 하고, 매일 꾸준히는 하고 있습니다.



송희구 작가님처럼 직장에 다니면서 아침,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송희구 작가님도 블로그에 꾸준히 쓴 글 덕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지금은 강의도 하러 다니십니다(현재 직장은 휴직상태라고 합니다) 조심스럽게 저도 그와 같은 삶이 되기를 꿈꿉니다(대신 송작가님처럼 되려면 임장을 매일 가야합니다...)



'기꺼이 생고생을 감수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자도 서른 살 초반에 직장에서 기회가 되어 '미국'으로 파견을 갔습니다. 직장 선배들은 모두 만류했지만 저자는 밀어붙였고 돌아와서는 많이 후회했다고는 합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해 봤기에 아쉬워하지는 않았지요. 그래서 저자는 말합니다.



'지금 여기가 힘들다고 도망가지 마라'



저자는 정말로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 공부하러 떠나는 것은 찬성합니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이 단순히 힘들다고 공부하러가는 것은 도피로 보았습니다. 저도 일이 힘들 때면 자주 '도피'를 꿈꿉니다. 도피의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죠.


'전문직 시험, 지방 혹은 해외 파견 근무, 이직공부하기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여기서 이뤄놓은 것이 없고, 나이만 먹으면서 초조하다고 다 놓고 떠나버리면 더더욱 아무것도 아니게 됩니다. 이 책을 보고 스스로도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초조하다는 것 자체가 이름 모를 누군가와 '비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잘 나가는 친구와 비교를 하니 더욱 초조하고, 초라해집니다.


그렇다고 지금 여기서 도피해버리면 정말 죽도 밥도 안됩니다. 비교를 하려면 모든 조건을 똑같이 하고 비교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집안, 재력, 피지컬, 외모, 성격 등 모든 것이 똑같다면 비교가 의미가 있지만, 쌍둥이도 얼굴이 다른 판에 모든 것이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비교는 큰 의미가 없으니 너무 남에게 신경쓰지 않길 바랍니다(제게도 하는 잔소리입니다)



잘보이려는 공부보다는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는 나중에 시간외 허락한다면 요리도 배워보고 싶습니다. 드럼도 꼭 배워보고 싶고, 열정만 살아있다면 프랑스어나 중국어도 야무지게 공부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부동산 공부에 매진하느라 못 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부동산이 성과가 보인다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예정입니다. 몇 년은 걸릴듯 하지만요...상상만으로도 설레네요.






셰익스피어가 말했습니다.


외모의 아름다움은 눈만 즐겁게 하지만, 상냥한 태도는 영혼을 매료시킨다.



독선적인 사람,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은 관리자가 되어도 후배에게 존경 받지도, 어떤 상사에게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요새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더불어 가는 세상이고, 나이만 먹었다고 뒷짐지고 있으면 안 됩니다. 월급을 더 받으면 더 많이 일하는게 맞지요! 저도 꼭 그런 선배가 되어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누군가 본인을 칭찬한다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가볍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주는 게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도 칭찬받는걸 쑥쓰러워합니다. 괜히 튕깁니다. 굳이 칭찬해주는 사람 무안하게 말들 일이 뭐 있겠습니까. 책에서도 '이건 겸손도 아니라 촌스러운 자기비하'라 말합니다. 자존감이 낮다고 말하는 것 밖에 안됩니다.



오히려 진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칭찬에 들뜨지도, 약점의 지적에도 상처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도 의연한 사람이 되려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다음은 직장에서 화를 잘 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저도 잘 활용(?)하는 스킬인데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할 말만 하는 겁니다. 괜히 화낸다고 흥분해서 말이 길어지면, 무조건 실수하게 됩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괜히 꼬투리가 잡힙니다.



책에서도 말합니다. '가뿐하고 탄탄하게 군살 빠진 화법이 당신을 불필요한 감정과 에너지 소모로부터 지켜줄 것이다. 흥분되는 순간에도 차분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정말 금상첨화다'



사실 직장에서 화를 안 내는게 제일 좋습니다. 서로 부족한 사람끼리 모여 일하는데 화낼 것이 어디겠습니까. 조금만 그쪽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되기 마련입니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다는 걸 압니다. 그런데 화내봤자 누구만 손해입니까. 나만 아픕니다.



직장에서는 화를 안내려 안간힘을 씁니다. 안 그래도 월급때문에 화나는데 서로 얼굴 붉혀서 좋을게 없습니다. 그런데 해야할 말은 하려 노력합니다. 안 그래도 업무 분장 때문에 며칠 전 회의를 했는데 큰 이유없이 저에게 일감을 주려 하길래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단호하게 말할 때는 절대 감정적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세상 차갑게 말씀드립니다. 뭐든지 적당히가 중요하겠지요.






마지막입니다. 저자는 '계획 세울 때는 쉬는 계획도 세우자'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저자는 11시까지 야근을해도 새벽 2시까지 놀아야 하는 부류였다고 합니다. 주중에는 술을 먹거나, 심야영화를 보고 주말에도 무조건 쇼핑을 하거나 밖에서 놀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풀면서 살다가 여행을 간 어느날 몸에 열이 오르고, 응급실로 향합니다. 결국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결핍이 '신장염'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간수치가 오른 것은 덤입니다.



앞으로 목표를 세울 때 쉬는 계획도 세워보려 합니다. 올해와 내년 가을까지 잘 보내면 부산 국제영화제에 꼭 갈 예정입니다. 혼자라도 가야겠습니다. 저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마치 뉴욕같은 곳입니다. 버켓리스트 같은 것이죠. 내년 가을에는 꼭 가서 맛난 것도 먹고, 영화도 보면서 팝콘을 우걱우걱 먹어야겠습니다.






서른 다섯까지는 연습이면 서른 다섯은 실전일까요? 어쩌면 계속 연습일수도, 계속 실전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서른 다섯까지는 연습이라고 생각해보려 합니다. 연습이니까 조금 깨져도 됩니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다고 해서 크게 모난 것도 아닙니다. 어차피 우리가 도착할 목적지는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잘 되고, 못 되고는 나와 1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그저 우직하게 나만의 길을 가보려 합니다. 오늘도 연습판이니 부담없이 도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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