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 워너비 콘서트를 보는 내내 '어떻게 살아야할까'라는 물음이 일어났다
SG 워너비 20주년 콘서트를 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나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하는가'이었다.
어느 정신나간 사람이 가수 콘서트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단 말인가. 그 정신 나간 사람이 바로 나다. 약 두시간동안 귀는 너무 호강했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머릿속도 복잡해져갔다.
가수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다. 노래는 사실 타고 태어난 재능이 중요한 직업이다. 하지만, 노래만 잘부른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정말 유명한 연예인은 매너, 말투, 외모, 살아온 배경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 그리고 전체 연예인중에 우리가 알만한 사람은 특히 SG 워너비처럼 오래가는 사람은 사실 1%도 안될 것이다.
내 스스로 최근에 고민이 많았던 탓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을 더 열심히 해볼까. 대학원에 가볼까. 다른 전문직 자격증을 준비해볼까. 그냥 현재 직업을 열심히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나 글을 제대로 해볼까. 아니면 진짜 다 때려치우고 내가 좋아하는 걸 시도해볼까. 머릿속이 공연히 복잡했었다.
이 와중에 스스로 놀란 것은 머릿속이 복잡한 와중에서도 꾸준히 하는 것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그림그리기와 책읽기 그리고 글쓰기다. 정말로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유명해지기는 쉽지 않다. 하루 아침에 유명해지기도 쉽지 않고, 내 평생 그런 순간이 올지도 미지수다.
그런데 유명해진다는 건 뭘까. 사실상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혹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된 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싸이, 손흥민, 아이유 정도는 되어야하는데 우리나라 4천만 인구중에서 몇 명 되지 않는다. 손에 꼽는다. 이번 생에서 그렇게 되기는 솔직히 힘들다. 그것을 위해서 노력은 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하면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나? 그것은 아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내 인생은 지금도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인생의 본질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시간은 한 번 흐르면 돌아가지 못한다. 그러니 유명해지지 않는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유명해지면 좋지. 돈 많이 벌면 좋지.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것은 어찌됐던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혹은 자신이 잘 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에게만 오는 것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기회가 온다한들 금방 날아가버린다. 마치 로또 당첨자가 받은 큰 돈이 채 몇 년이 되지 않고 다 날라가는 것과 같다.
콘서트를 보고 나서는 내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수정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의 인정, 남들의 시선에 집중하기보다는 내 인생에 더 집중해보는 것이다. 부모, 친구, 사회의 의견보다는 내 마음속의 의견을 더 청취하고자 마음먹었다. 결국, 과정에 집중해보겠다는 것이다. 결과나 쓸모에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오늘 최선을 다 해서 살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열심히 했는지, 오늘 인생을 충분히 누리고 살았는지' 집중해보고자 한다.
이렇게 살다보면, 설령 터지지 않는다고 한들, 유명해지지 않는다고 한들, 내 인생에 크게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거면 됐다. 내가 훗날 눈을 감을 때 후회만 크지 않다면 성공한 인생 아닐까... SG워너비의 콘서트를 들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떠오른 나는 괴짜다. 어쩌면 노래 그 자체에 집중을 못했던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더 큰 것을 얻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자.
남들이 물을 수도 있다. '그거 한다고 뭐 돈이 되냐. 그래서 그걸 왜 하는데?'라고 말이다. 그럼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그리고 이건 내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