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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May 17. 2024

내일 죽는다면

죽음을 인지하고 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은 질적으로 다르다.

내가 죽음을 처음 경험한 것은 작년이다. 사랑하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너무 어릴 때는 죽음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서른이 지나고 나서 마주하는 누군가의 죽음은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과거에는 집에서 돌아가시는 분이 많았다. 그래서 죽음을 가까이서, 자주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요양병원 혹은 병원에서 많이 돌아가신다. 그래서 예전보다는 죽음을 갑작스럽게, 드물게 접하게 된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기회가 많이 없다.


죽음은 좋고, 나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종국에는 맞이하는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잊고 살아간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스티브 잡스는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일 만약 죽는다고 생각한다면 오늘 지금 이 일을 할것인가'라고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이상 '아니!'라고 대답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중단했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아니!'라고 대답하겠으나 그렇다고 바로 퇴사할 수는 없다. 

요즘같이 퇴사가 유행일 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안을 생각해본다. 도저히 업무가 자기와 맞지않고, 같이 다니는 직장동료가 너무 힘들게 한다면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만족스러운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퇴근과 주말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채워야 한다.



개인적으로 글과 그림 그리고 운동을 좋아한다. 하지만 해야하는 일들에 밀려서 좋아하고, 하고싶은 일들은 2순위가 되기 마련이다. 글과 그림은 아무리 힘들어도 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또 에너지를 내야 한다. 그래서 자꾸 안하게 된다. 에너지가 없는 날이면 책조차 펴기가 힘들다. 하지만,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켜면, 아이패드의 전원을 넣으면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다. 좋아하는 것이 명확해서 좋다.



물론 글과 그림으로 돈을 벌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로 내 인생을 채운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글과 그림으로 먹고사는 건 쉽지 않다. 1%작가도 인쇄로 먹고 살기는 힘들고, 그림 관련 일도 매일 같이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취미로 가져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베스트 셀러가 되거나 그림으로 유명해지는 것은 내 힘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실력이 좋다고 해서 모두가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정리해보면 위의 표와 같다. 정리해봤다. 여기서 성공은 남들의 인정을 받을만큼, 혹은 개인이 진심으로 만족할만큼의 수준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성공하면, 그것만큼 행복한 인생이 없다. 그렇지만 성공은 본인이 정할 수 없기에 도달하기 어렵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하는 일이라 성공은 해버렸다. 보는 관점에 따라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도 있고, 골치아픈 상태로 생각할 수도 있다. 좋아하지 않은 유튜브 콘텐츠로 떡상을 해버리면 과연 좋을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가고싶지 않은 길이다. 물론, 좋아질 수도 있겠으나 내가 가고싶은 길은 아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은 좋아하는 일은 하지만 성공은 아직(?) 하지 못한 경우다. 성공이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으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내가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확실한 행복과 만족을 얻는 길이라 생각한다. 단, 기존의 생각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목표와 결과 성취에 의연해져야 한다. 어색하다. 항상 무슨 일을 하든 목표를 가지고, 꿈을 가져야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충실히 하는 것, 만족한 하루를 사는 것으로 충분한걸까? 불안함은 계속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길을 선택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마지막의 경우는 절대 가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좋아하지도 않고, 성공도 못하는 경우다. 지금 이 길을 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생각하지 않고 살면 반드시 이 길로 빠질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높은 확률로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된다. 



내일 죽는다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리라.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나서 해야할 일들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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