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위로, 자기합리화로 보일 수도 있다.
써야할 글감들이 넘쳐난다. 너무 행복하다.
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는 건 어쩌면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고,
지금 누구보다 열심히 잘 살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는다.
글을 쓰는게 참 행복하다. 자판에 손을 올리고 바른 자세로 글을 쓰는 이 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 브런치라는 이런 소통 창구가 있는 것에 무한히 감사함을 느낀다.
정말 좋다.
이제는 안다. 죽을 때까지 적성과 진로 고민을 할 것이다.
이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맞나라고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이런 모습이 내 모습이라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우유부단한 모습도 나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가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나는 뭘 좋아하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하지'를 고민하고,
'직업을 바꿔야 하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사랑할 수는 없는걸까'를 고민한다.
사실은 이 고민을 20대부터 해왔는데도 아직도 하고 있다.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다.
남들은 이런 걱정과 고민없이 턱턱 자신의 길을 잘 가고 있다고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남과 비교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그들도 고민하고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없다. 물론,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에 대한 비중은 다르겠으나 인생에서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만 가득찬 사람은 없다. 존재할 수가 없다.
유튜버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해도 끈덕지게 앉아서 해야하는 편집시간이 있고,
좋아하는 축구를 한다고 해도 몸도 만들어야 하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고, 이동 시간도 있고, 끝나고 나서는 가벼운 근육통도 견뎌야 한다.
아무리 돈이 많은 재벌이라도 운영회야할 회사가 있고, 재벌이기에 부모님 말도 깎듯하게 잘 들어야할 것이다. 아무튼 간에 좋아하는 일만 하는 삶은 없다. 고민 없는 삶은 없다.
나도 충분히 잘 살고 있다.
대신 좋아하는 일의 비중을 늘리려고 노력중이다.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운동하기, 외국어 공부하기는 나에게 행복감과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과정도 즐거운 것들 중에 하나이고, 피곤해도 손이 가는 것들이다. 진실로 좋아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재테크를 공부하고, 내 커리어를 쌓는 일은 지루하다. 하기 싫다. 그래도 하긴 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들을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해선 말이다.
부끄럽지만,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직업을 바꾸기 위해 실제로 전문직 공부도 조금 해봤다. 지금도 가끔씩 업무 시간에 노무사, 세무사, 감평사, 로스쿨 가는 법을 쳐본다. 앞으로도 몇 번 더 검색할 것 같다. 하지만, 준비할 것 같지는 않다. 그것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남들이 생각했을 때 좋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세무사는 계속해서 숫자를 만져야 하는데 나는 숫자를 싫어한다. 변호사나 노무사는 판례를 보고, 법을 해석하고 갈등을 해결해줘야하는데 나는 갈등을 태생적으로 싫어한다. 그냥 져주는 편이다. 논리적이고 날카롭게 싸우기를 싫어한다. 감평사는 공부해봤는데 절대 단기간에 합격하기 힘든 시험이었다. 이제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과를 내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포기라고 볼 수 있다. 자기위로이고, 자기합리화이다. 하지만 뭐 어떤가. 그렇게 보면 어떤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포기가 아니라 용기 있는 선택이다.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에 대해 책임질 준비가 됐다. 포기의 상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을 할 예정이다. 포기가 아니라 용기 있는 선택이다. 나중에 책을 쓴다면 책 제목으로 쓰고 싶다.
적당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좋아하는 것들도 많고, 해야할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향성이 잡혔다는 것이 굉장히 큰 성장이다. 글은 평생 쓰고 언젠가는 출판을 할 것이고, 그림도 계속해서 그릴 것이고, 더 많은 기법들을 배울 것이다. 평생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언젠가는 전시도 하고 업체와 콜라보도 하는 것이 꿈이다. 운동을 통해서 두꺼운 몸,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만들 것이다. 외국어 공부는 매일같이 해서 언젠가는 여행가서 유창하게 외국어로 말하고 싶다.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승진도 하고, 대학원도 가서 커리어를 쌓을 것이다. 재테크도 놓칠 수는 없다. 결국 노년에는 경제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방향성은 잡혔다. 이제는 크게 흔들릴 일이 없다. 쓸데 없이 전문직을 생각한다거나 이직을 생각하며 힘빼지 않을 것이다.
욕심도 많다.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 내 인생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언젠가는 죽기에 그 전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 할 뿐이다. 그저 그 뿐이다. 그러니 남들 좋다는 것 말고, 내가 좋은 걸 하자. 피곤하고 힘들어도 손이 가는 것을 하자. 차라리 여기에서 승부를 보자. 남의 무대가 아닌 나의 무대에서 승부를 보리라. 포기가 아니라 용기 있는 선택이다.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