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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이주

by 까마귀의발

개가 떠났다. 나의 캠프에 있던개가 캠프를 떠나 이주했다. 개울건너 앞집 마당에 보금자리를 틀고있었고 본가에는 원주인?이 와도 와보지도 않았다. 거의 완전한 떠남, 이주한 것이다.

어제 대략 열흘만에 강원도에있는 눈쌓인 캠프에 가보니 먹이와 물(얼음)은 있지만 개가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멀리 앞집에서 놀고있는게 보였다. 주인?이란 작자는 일주일넘도록 오지도않고 사람도 안오고 햇빛도 하루에잠깐씩만 드는 북향 개집에서 찾아오는 손님이라고는 바람과 이따금 주변을 지나가는 작은새들 뿐인 고독 혹은 외로움을 참지 못하고 기어이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자기와 동족인 개가 있고 노인분도 거주하는 양지바른 앞집으로 어느날 이주를 결심 것이다.

나는 개에게 버림받은 유기인이 되었다. 거기가 좋으면 거기서 개친구랑 잘 살라고 따로 부르지않았다. (혹시 심심하면 놀러지모르니 먹이랑 물만 확인했다.) (그러나 전쟁터에서 돌아왔더니 사귀던 애인이 고무신을 달리신고 옆마을로 시집간 분이 들었다.)

잘가라-

도로에서 만나 몇개월간 나와같이 살았던(?) 나의 개는 이렇게 떠나갔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버리고 가시리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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