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 않고 넘어서기
몇 달 전 공유 킥보드 00의 광고주 오티를 듣고, 처음 내가 떠올린 말은 이거였다.
"도시 속에 있다. 도시 밖에 있다."
뜻은 말 그대로. 도시를 오가는 이동수단이지만, 도시의 틀과 룰을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대안이 된다는 의미였다. 나아가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는 모두 틀 속에 산다. 자신이 정한 틀이건, 타인이 정한 틀이건, 틀 속에서 편견을 갖고 편애를 할 때,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자유를 느끼곤 한다.
나 역시 틀 속에서 살아왔다. '제도권'이라면 적절할까. 타인 혹은 세상이 정해놓은 철벽 같은 틀 속에서, 내 나름의 능력을 발휘하며 증명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00 프로젝트 덕분에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틀을 부정하고 깨트릴 순 없더라도, '나'라는 존재가 어떤 틀 속에만 머물러야 하는 걸까. 틀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되, 틀을 넘어서는 삶을 살아볼 순 없는 걸까.
일을 할 때에도, 삶을 살 때에도, 나 하나쯤은 좀 달라도 괜찮지 않을까. 하여 결심했다. 00라는 브랜드처럼, 틀 속에서 살아가되, 틀 밖에서 살아보자.
일일이 언급하긴 어렵지만, sns라는 틀만 해도 그렇다.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는 인스타그램에서, 누가 듣건 말건, 나만큼은 내 목소리를 내보려 했다. 덕분에 리스너가 사라지는 당연한 결말을 직관하기도 했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나는 나로 살기로' 다짐했거늘.
그동안 한편으로 편했다. 가족이라는, 부모님이라는, 학교라는, 입시라는, 대학이라는, 대기업이라는 틀 안에 나를 끼워 맞추는 동안. 하지만 이젠 안다. 그게 온전한 내 모습이 아니라는 걸. 일부일 순 있지만, 전부는 결코 아니라는 걸.
"도시 속에 있다. 도시 밖에 있다." 류의 카피는,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최종 셀렉되지는 못했다. 그 또한 어떠하랴. 광고가 늘 그렇거늘.
하지만 예기치 않게, '틀'이라는 물음을 던져준 것만으로도, 광고 카피 그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나는 자신한다.
'틀'. 이 녀석과 어떻게 지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