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정의>
미워하는 일이나 미워하는 마음
<언어프로듀서의 재정의>
담아둘수록 무거워지고, 비워낼수록 가벼워지는 감정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미워하며 살아간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된 채 살아가는 이상, 미움은 피할 수 없는 감정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돌아보면 이 감정은 낯선 사람에게서 생기지 않는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쉽게 잊히지만, 가까운 사람에게서 생긴 감정은 더 오래 남는다.
결혼하고 2년쯤 지났을 때였다. 시어머니께서 아이를 봐주러 집에 오셨다가 크게 다툰 적이 있다. 쌀을 씻지 않고 밥을 했다는 오해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그 순간의 억울함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고, 시어머니를 향한 미움으로 바뀌었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 미운 감정이 가득했다. 시댁에 가는 일이 반갑지 않았고, 시댁 행사가 있는 날이면 몇 달 전부터 마음이 무거워졌다.
곰곰이 돌아보니 힘들었던 이유는 시어머니 자체가 아니었다. 그때의 말과 감정을 마음에 담아둔 채 비워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이 든 시어머니를 바라보며, 한 인간으로 그리고 한 여인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시집와 가부장적인 환경 속에서 여섯 남매를 키워낸 시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꾹꾹 눌러 담으며 살아온 세월. 그 삶을 떠올리며 며느리를 향한 날 선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에 남아 있던 미움이 서서히 비워졌다. 그제야 마음이 가벼워졌다.
미움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감정을 오래 붙잡고 살아갈 필요는 없다. 미움은 상대를 향하는 감정처럼 보이지만, 결국 나를 무겁게 만드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빨리 내려놓고, 조금 더 자주 비워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마음은 평온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