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은 자제해야겠다...ㅎ
한국 영화는 더 망해야 한다. https://brunch.co.kr/@wordsfromulsan/36
혹여 내 직전의 글을 못 봤다면 그것을 먼저 보고 이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평소 조회수가 1,000회도 못 넘던 내가 7,000회를 넘겼다. 전혀 예상치 못했고 관심도가 낮았던 나에게 이렇게 큰 반응이 온다라는 것 자체를 생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분이 좋기도 하고, 공격적인 글이었기에 아쉽기도 했다. 조금 더 기분 좋은 글로 관심받았다면 쓰는 쪽이나 읽는 쪽이나 서로 행복했을 텐데. 그래도 많이 읽어주셨다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심지어 댓글로 좋은 것뿐만 아니라 나쁜 내용의 피드백을 주신 것 또한 너무 감사하다.
먼저 그 글을 쓰게 된 시점에 내가 화가 많이 났던 건 사실이다. 동시에 돌이켜보면 꽤나 건방졌던 것도 사실이다. 반성한다. 화가 난 이유는 역시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이 아닐까.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였기에, 더욱 좋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어 보였기에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겨우 내 개인적인 아쉬움 때문에 그렇게 날 선 말들로 불만만을 토로한 건 오만함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아쉬운 점들만을 나열한 건 내 불찰이었다. 친구한테 조언이나 아쉬운 점들을 얘기할 때도 혹여 실수하지 않을까 단어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고르는 데 영화는 그 대상이 추상적이고 내게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다는 생각에 가볍게 써버렸다.
그래서 첨언하자면 각 영화별로 좋게 느낀 부분들도 분명히 있었다. "휴민트"는 오랜만에 과거 홍콩 영화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로케이션을 라트비아로 잡아서 그런지 평소 볼 수 없었던 배경들이 펼쳐졌는데 그것 또한 신선했다. 영화가 풍기는 분위기가 차갑고 건조한데 그게 평소에 봐왔던 게 아니었다. 질감과 미감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한 감상을 받았다.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의 이야기가 짧고 각색하기엔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아이디어를 짜내어 끝내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뻔했을지 모를 결말부에 가서는 고증에 따라 문풍지에 구멍을 뚫어 끈으로 목을 졸라 죽이는 장면 또한 신선했다. 보지 못했던 구도였기에 재밌었다. 그리고 앞선 글에서는 조연들의 연기가 모두 아는 것이라고 했지만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모습이 그런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관객들이 웃고 웃을 수 있었다. 이런 좋은 점들이 있었음에도 나는 외면했다.
그렇지만 너무 미워하진 말아 달라. 뻔뻔하지만 부탁하고 싶다. 나는 여전히 한국 영화가 개봉하면 시간과 돈을 들여 영화관을 찾는다. 동시에 늘 기대한다. 항상 명작이 나오길 바라고 성적에 상관없이 생각지 못한 장난을 쳐주기도 바란다. 그래서 "얼굴"같은 영화가 나왔을 땐 신이 나기도 했다. 코로나 시기를 겪고 영화 산업이 힘들어지며 한국 영화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슬펐다. "극한 직업"같은 영화를 보며 웃기도 정말 많이 웃었고, "헤어질 결심"같은 영화를 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 내 삶에서 영화는 빼놓을 수 없는 친구고 그중에서 한국 영화는 내게 있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아끼는 친구 같은 존재다. 그런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계속해서 커지다 보니 다소 선을 넘은 발언들을 하게 된 것이다. 내 불찰인 걸 너무 잘 알지만. 그래도 너무 좋아하는 마음에 내던진 말들이니 너무 미워하진 말아 달라. 부탁한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 중에 "책임 없는 쾌락"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이번에 쓴 글이 저 말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감정의 배설을 위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원하게 싸질렀고 거기서 왔던 쾌락은 너무나도 컸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한 게 컸다. 기분 좋은 명절에 오랜만에 즐겁게 영화를 봤을 텐데 그 타이밍에 내가 찬 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평화로운 글들이 올라와 편안하게 글을 보는 브런치에 전투적인 글을 게시했다. 비록 그 글을 채운 모든 단어들은 내 사랑에서 왔지만 그래도 불편했던 독자들에게 사과한다. 아마 영화는 내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기에 앞으로도 그와 관련된 글을 쓰겠지만 그땐 더욱 성숙해진 글을 보이겠다. 읽어주시고 좋아해 주시고 싫어해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