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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Apr 02. 2019

인간관계 블루오션 개척, 홀수 배려하기

‘누군가 홀수로 남지 않았는지 수시로 둘러보는 것’

<이미지 출처 : https://www.dispatch.co.kr/953424>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 잘 아는 A와 B를 C가 함께 만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론 셋이 동등한 업무적인 관계로 말이죠. 그런데 대화가 오랜만에 만난 A, B 둘만 아는 얘기로 흘러 버릴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C도 미소 지으며 경청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표정이 서서히 굳어지죠. 억지 미소조차 바닥나는 순간이 되면 A, B는 느끼지 못하는 민망함을 홀로 떠안다 못해 어떻게든 대화에 동참하려고 입을 뗍니다. 아주 잠깐 대화 속에 발을 담그지만 금세 썰물처럼 다시 밀려납니다.


  비슷한 경우는 자주 발생합니다. 서로 낯선 세 명이 만났을 때 학연, 지연 등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대화가 만남의 목적과는 다르게 삼천포로 빠지기도 하죠. 둘의 공통점에 뭐라도 하나 걸치지 못한 한 명은 자연스럽게 소외됩니다. 낯선 사람과 공통 관심사 분위기를 이끄는 것도 대화 스킬입니다. 하지만 이는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지 않을 때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친한 후배는 참석 인원이 4명 넘는 술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습니다. 대화에 집중하기도 어렵고 사람이 많으면 알게 모르게 소외되는 이가 생긴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는 주도권을 잡고 떠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듣는 걸 좋아해서인지, 말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소외된 건지는 당사자만 알 수 죠.



  회사 워크숍 참석자 중에 회의할 때, 식사할 때, 저녁 술자리에서 유독 조용한 사람이 있었어요. 몇 개월 후 업무로 다시 만나 점심을 먹었습니다. 말도 많고 상당히 유쾌한 사람이더라고요. 조용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더니 다소 의외의 답을 주었습니다.


  "부문이 달라서 아는 사람도 없는데, 자기들 아는 얘기만 해서요. 대화에 끼지도 못하겠고 나중에는 재미없어서 그냥 조용히 있었어요"


  회사에서 건 친구끼리 건 홀수가 모이면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고, 홀수가 함께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홀수를 외로운 숫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비슷한 고민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잘 모르는 회사 업무에 대해, 보지 않는 드라마에 대해, 모르는 사람에 대해, 상관없는 학연, 지연에 대해 둘이서 심취하는 건 나머지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일 일지도 모릅니다. 


  꼭 홀수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사람을 대할 때 알게 모르게 놓치는 부분입니다. 이는 분위기 장악력이나 붙임성 등 대인 관계 능력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누구든지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따돌림과는 다른 느낌이죠. 나를 제외한 짝수는 일부러 누군가를 소외시키려는 게 아니라 본인끼리 코드가 맞아 신나게 즐길 뿐이니까요.


  그래도 기왕이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 누군가가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한 번쯤 둘러보는 것, '인간관계 블루오션 개척'의 시작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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