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드id Sep 16. 2019

앞길을 가로막는 유일한 사람

'시커먼 자신을 하루빨리 보내야 할 때다'


입을 틀어막아도 수시로 불평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힘든 순간을 극복해 나가려는 직장인의 발버둥 아닐까요? 저 또한 이러한 세월을 반복하며 지금까지 버텨왔고, 여전히 불현듯 찾아오는 새까만 분노에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럼 그만둬, 그만두라고. 5분 안에 널 대신할 다른 여자를 구할 수 있어. 그것도 간절히 원하는 사람으로. 넌 노력하지 않아. 넌 징징대는 거야. 정신 차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저한테 소리치는 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도, 부정할 수도 없어서 참 서글펐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시도 때도 없이 징징거리면 끝이 없다는 걸 세월을 통해 현실에서 배웠습니다. 불평불만이 의욕을 덮어버리기 시작하면 새까만 세상밖에 보이지 않아요. 실낱같은 희망의 불빛이라도 기대할 수 있어야 버틸 수 있는데 말이죠.

 

우리는 보통 현실을 외면하고픈 마음에 등 뒤의 희미한 불빛을 외면한 채 보이지 않는 미래에 지레 겁먹곤 합니다.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는 삶을 반복하죠. 조금만 노력하면 희망의 불을 더욱 환하게 밝힐 수 있는데, 이조차 거부하며 점점 더 내려앉는 삶을 연명하기도 합니다.


마음은 콩밭에, 몸은 허허벌판에 내 던진 상태로 직장생활에서, 일상에서 무슨 효율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초심 잃은 의욕으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능률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심과 열정을 가지고 '신나게 하는 일'과 '마지못해 하는 일'의 결과는 분명 다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일은 마음가짐에서부터임을 그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요.


영화 <블랙스완>에서 질투와 광기로 무너져가는 발레리나 니나에게 감독 토머스는 소리칩니다.



"네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너야. 이제 보내야 할 때야."


우리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선 자신을 당당하게 마주하지 못해 정체하고, 뒤처집니다. 불만이 가득한 나, 게으른 나, 열등감이 충만한 나를 보내지 못하고 뒤돌아 원망만 하고 있으니까요. 자신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유일한 사람 바로 자신인지도 모른 채 말이죠.


운동을 시작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도, 공부를 당장 시작하지 않는 것도, 회사가 싫은데 다니는 것도, 이직을 꿈꾸면서 실천하지 않는 것도 모든 원인은 내 안에 있습니다. 우리가 뛰어넘어야 할 사람은 옆자리 동료가 아닌 바로 어제의 나 자신입니다. 군대에서 구보할 때 외치던 "나를 이기자"라는 말이 요즘 부쩍 많이 떠오릅니다. 몽골 대제국을 이룩한 칭기즈 칸은 "나는 나를 극복한 순간 칭기스 칸이 되었다"라고 했습니다. 자승자강自勝者强(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막연한 불평불만에 사로잡히면 결국 자신이 자리한 곳에서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없습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듯, 지금의 자리에 앉아 있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걸 찾는 게 당장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요.


피할 수 없는 현실, 지금 내가 속한 삶에서, 직장에서 '나의 존재 가치는 무엇일까', 우리 가족에게 '내 존재는 무엇일까'에 대해 한번 생각하는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선배에게 듣고 싶은 마법의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