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힘든 현실, 돈 한 푼 들지 않는 따듯한 말을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면 모두가 힘이 나지 않을까.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는 평생 막내일 것만 같았다. 이제는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 지경에 이르렀다. 나도 모르게 속절없이 흐르는 게 바로 인생이고 직장생활이다. 속절없는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는 조직생활의 큰 틀을 차지한다. 물론 상사와의 관계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에는 후배를 어떻게 대할 줄 몰라 힘겨워하는 경우도 많다. 인간관계가 원활해야 평온한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선배의 입장에서 또 후배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서로 원하는 바가 달라 원활한관계 구축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성향들도 제 각각이기 때문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처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서로의 서툰 말 한마디가비수가 되어 꽂히고, 평생 잊히지 않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몇 년 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회사에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을 뽑아 발표한 적 있다.
사원급 직장인이 꼽은 가장 듣고 싶은 말, 1위는 "이번 달 보너스 지급됩니다(25.9%)"가 차지했고, 2위는 "어서 퇴근해(18.2%)", 3위는 "괜찮아, 실수할 수도 있지(14.6%)"가 차지했다. "실력 많이 늘었네(9.8%)", "수고했어(9.0%)" 등도 회사에서 듣고 싶은 말로 꼽혔다.
대리급 직장인이 사내에서 가장 듣고 싶은 말로는 "X대리라면 믿고 맡길 수 있지(27.8%)"였고, 이어 "눈치 보지 말고 어서 퇴근해(16.3%)", "수고했어(14.5%)", "고마워 다 자네 덕이야(12.8%)", "부장님 이게 다 X대리가 담당한 건데요(10.1%)" 등이 듣고 싶은 말이었다.
회사 사보팀에서도 임직원 300명을 대상으로 <직장 선후배 간 서로 듣고 싶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을 설문 조사한 적 있다.
후배가 선배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수고했어, 잘했어", "믿을 만해, 네가 든든해"라는 말이었다. 이 외에도 "밥 사줄게", "술 사줄게", "네가 1등이야", "나보다 잘하네", "고마워", "해보자, 할 수 있어" 등이 있었다.
예전에 다른 팀 후배가 "우리 팀장님은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를 안 해요."라고 불평한 적 있다. 평범하지만 따듯한 마법 같은 말. 이런 쉬운 말을 자연스럽게 전하는 선배를 별로 못 봤다. 미소 짓고 전하는 한마디면 닫혔던 마음도 열리고 선배에 대한 분노도 쉬이 증발하지 않을까.
코로나19, 모두가 힘들고 지친 요즘이다. 많은 걸 포기하고 비워야 할 때이기도 하다. 더불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이기도 하다. 서로가 힘든 현실이지만 돈 한 푼 들지 않는 따듯한 말을나누기 위해 노력한다면 서로 힘이 되지 않을까.
좋은 선배 되는 법, 어렵지 않다. 후배일 때 선배에게 듣고 싶었던 말, 선배가 해준 감동적인 말을 다시 후배에게 전하면 된다. 후배는 큰 걸 바라지 않는다. 술 한잔 따라주며, "원 샷!" "어? 안 마셔?"만 외칠 게 아니라, "오늘도 수고 많았어", "네가 있어 쫌 든든한데?"라는 훈훈함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한 발짝 다가서는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