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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Oct 11. 2019

상사되면 '하지 말자' 10가지 다짐

'젊은 피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멋진 선배 되기 위해서 인자무적仁者無敵을 기억하자. 모름지기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붓이 칼을 꺾는 법이다. '어진 자는 적이 없다'는 인자무적은 <맹자>에 기록돼 있다. 맹자가 살던 기원전 전국시대에도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각광받았다는 놀라운 사실.


한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부드러움은커녕 선배나 상사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지 않을 때가 많다. 다반사다. 흔하다. 상당하다. 놀라울 지경.


'도대체 왜 저럴까?', '저 말은 왜 하는 거지?',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지?' '저런 행동은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저런 생각을 하다니...', '와! 진짜 뻔뻔하다'


이런저런 의문을 가지고 동료들과 설전을 벌여봐야 소용없다. 재방송처럼 여기저기서 수시로 방영되는 일이니까. 


'직장생활의 순리인가?'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결국은 나도 모르게 시간의 흐름에 의식과 몸을 내던지고 그냥저냥 받아들이며 살게 된다. 쉴 새 없이 달아나는 야속한 세월은 비슷한 인간을 양산하기도 하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훌륭하게 성장한 사람을 배출하기도 한다. 물론 나는 후자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출근길에 순간적으로 다짐했다.


상사가 되면 '하지 않을 10가지'.  



1. 배우가 되지 말자

분명히 보고를 했고 사전에 몇 번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눈 동그랗게 뜨고 아무것도 몰던 듯 "왜 여태까지 말 안 했어?"라며 열연하는 상사를 여럿 보았다. 보고 했다고 말하면 "무슨 소리야? 언제?"라며 적반하장.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급 연기를 선보이며 질책과 책임을 동시에 넘겨준다. 주변을 둘러보면 쥐도 새도 모르게 나는 모자란 사람이 되어 있다.


상사가 되면 잘못과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해야지.



2. 상사 팔이 하지 말자

다급하게 부른다. 딱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상무님, 사장님 지시사항이라며 뜬금없이 예정에 없던 과한 일들을 지시한다. 하루 이틀 일인가? 고위급 핑계를 대는 이유는 간단하다. 슬쩍 떠맡긴 일이 아니다 싶으면 손쉽게 갈아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무님이 그거 아니래. 다시 해"하면 끝. 임원이나 사장님을 붙잡고 "진짜 시키신 거 맞아요?"라며 확인할 수 없는 노릇. 하지만 평소 그 사람의 성향과 평판만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상사가 되면 부하직원을 상대로 비겁해지지 말아야지.



3. 답정너 하지 말자

머리에 답을 정해두지 말자. '아니지 아니지'라는 말을 남발하는 사람과는 대화하기 싫다. 자신의 의견이 너무 확고하면 상대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수시로 말을 끊고 내 의견 피력하는데 익숙해지면 후배들은 점점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리고 그 사람을 마음에서 조금씩 밀어낸다.


상사가 되면 항상 귀와 마음을 열고 열린 결말을 기대해야 지.



4. 보고서 묵히지 말자

이주 전에 전달했던 보고서나 품의서를 까맣게 묵히다가 묻는다.


"X 건 어떻게 됐어?"

"지난주 월요일에 메일 드리고 말씀드렸는데..."

"그렇지? 내가 실수로 지웠네. 다시 보내 봐."


한 번이면 누구나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다 뒀지? 다시 가져와 봐" 반복되면 지친다. 업무에 대한 의욕도 관심도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무, 담당자, 팀, 회사를 서서히 좀먹는 짓이란 걸 당사자만 빼고 다 알고 있다.


상사가 되면 조금 더 부지런히 몸과 정신을 움직여야지.



5. 중언부언하지 말자

팀장 말(피드백)의 요점을 못 알아듣겠다며 매번 팀 얘기를 녹음했던 후배를 보고 깨달았다. 백 마디 청산유수 보다 한마디 요점이 낫다는 걸. 후배들에게는 핵심만 말해주는 게 핵심. 말이 길어지면 요점은 흐려지고 후배는 지루해한다.


상사가 되면 망언을 명언으로 착각하지 말아야지.



6. 잘난 체하지 말자

어설프게 팀원들 모아놓고 "내가 다 해봤던 거야"라는 등의 말을 호기롭게 내뱉지 말아야겠다. 회의라는 명목 하에 잡담하며 어설픈 잘난 체를 하지 말아야겠다. 후배들이 입꼬리 올리고 맞장구치는 모습, 진심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후배들이 더 똑똑할 수 있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고 명심하자.


상사가 되면 젊은이들에게 많이 주워듣고 배워야지.



7. 잔소리하지 말자

다 알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말하는 상사에게는 나도 모르게 '왜 저래. 지겨워'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잔소리가 과하면 후배들의 뒷담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다 해봤다. 어설픈 서너 번의 잔소리보다 임팩트 있는 한 번의 지시가 더 먹힌다는 걸 기억하자.


상사가 되어도 선배 잔소리 듣기 싫었던 시절을 잊지 말아야.



8. 욕하지 말자

상사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는 걸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말끝마다 뭔발, 신발이라며 쌍시옷 남발하는 상사를 이해할 수는 없다. 대부분 남직원한테만 그런다. 남자들은 그런 저속함을 다 받아주고 이해할 거라는 발상. 지극히 개인적인 착각이라는 걸 반드시 기억하자.


세상 누구라도 욕을 들으면 기분 나쁘다는 걸 명심해야지.



9. 강요하지 말자

실컷 핏대 세우고 얘기하고 난 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오늘 번개는 자율이야. 김대리만 되면 참석률 백퍼네?"


직급을 이용해 은근히 압박하고 강요하는 사람이 많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는 식. 강요가 파생하는 반발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축적돼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게 만들기도 한다. 더불어 가뜩이나 풍족한 직장 내 스트레스를 더더욱 넉넉하게 해 준다.


상사의 강요는 곧 반발을 유발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지.



10. 뒷담화를 즐기지 말자

누군가를 개인의 잣대로 판단하고 이를 퍼뜨리지 말자. 누구나 누군가를 지독하게 욕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한데 욕도 사람을 가려서 해야 한다. 옆팀 팀장과 점심을 먹었다. 뜬금없이 우리 팀 팀원에 대해 물었다.


"근데 (같은 팀) 방 대리는 원래 성격이 그래?"

"왜요?"

"말하는 게 버릇이 좀 없는 거 같아서."

"아닌데...."라며 머뭇거리자 "방 대리랑 친해?"라고 물었다.

"네 제일 친한데요?" 아무것도 모르는 듯 나는 빙그레 웃었다.

"성향이 너무 달라서 친한 줄 몰랐네?"(당황)


어색한 침묵 속에서 밥을 먹었다. 여기저기 방 대리 욕을 하고 다니던 팀장은 내가 아군인 줄 알았다가 당황했다. 첫 식사자리였는데 '저 사람 참 별로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직장생활은 나에게 고마운 월급과 폭탄 같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넉넉한 경험과 깨달음 주었다. 덕분에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지독한 기억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젊은 피들이 상처 받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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