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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Feb 01. 2018

회사를 떠나는 한 가지 이유

'희망은 사라지지 않아. 잠깐 보이지 않을 뿐이야'


희망은 사라지지 않아.
잠깐 보이지 않을 뿐이야.


남일 아닌 일 퇴사.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를 떠나는 동료, 친구, 선후배들을 곁에서 수없이 지켜봤다. 단순한 이직부터 학업을 위해, 개인 사업을 위해 회사를 그만뒀고, 결혼하면서 회사를 떠나기도, 육아를 위해 퇴사하기도 했다. 상사와의 갈등으로 사표를 던지고, 원치 않는 퇴사 권고로 회사를 나갔다. 가장 안타까웠던 사람은 따로 있다. 뾰족한 대안 없이 단지 회사를 떠나는 게 목표인 퇴사자였다. 


모두의 공통적인 목표는 지금의 회사에서 벗어나는 것. 그러나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원인은 실로 다양하다. 한데 조금만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이들이 떠나는 이유의 가장 큰 근원은 한 가지였다. 바로 사람이다. 뾰족한 대안도 없이 무조건 도망치고 싶게 만드는 인간관계.


그들은 사람을 떠났다


퇴사자 대부분이 회사를 떠난다기보다는 사람을 떠난다고 보는 게 맞다. 구글을 등지고 돌아서는 사람들도 회사가 아닌 '누군가'를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조직에서 악마 같은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살맛 안 난다는 건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을 터. 출근길이 지옥 같고, 매일매일 스트레스받으며 끝없는 신세한탄의 구렁텅이에 자신을 밀어 넣는다. 더더욱 힘든 건 지독하게 싫은 티를 낼 수 없다는 거다.


업무 스타일이 맞지 않는 상사도 마찬가지다. 결혼생활도 직장생활도 마찬가지겠만, 성인과 성인이 만났을 때, 양보나 배려 없이 누구 하나가 바뀌기만을 기다리면 결론은 나지 않는다. 약자가 한발 물러서게 돼 있고, 마음이 떠나기 마련이다. 무능력한 상사도 프로불편러인 건 마찬가지다. 게으르기까지 하면 속이 곪아 터지는 건 팀원 몫이다.


전 팀원들을 완벽하게 퇴사시킨 유명한 대기업 팀장이 있다. 외부에서 경력직으로 들어와 자신의 업적을 위해 팀원들을 달달 볶아대면서 평온하던 팀은 난장판이 됐다. 회사와 팀 그리고 팀원들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며, 언어폭력까지 일삼았다. 결국 신입사원부터 10년 차 이상 되는 팀원 모두가 회사를 그만뒀다. 안타까운 실화다. 그들은 회사를 떠났다기보다 팀장을 떠났다.


상사의 존재는 무섭고도 중요하다. 미약한 우리의 힘으로는 상사를 갈아 치울 수 없다. 하지만 더럽고 치사하다고  무조건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피한 곳에도 똑같은 사람이 살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이 해결책이다


사람에서 시작된 문제는 사람으로 풀어야 한다. 지독하게 싫은 사람이 있으면 좋은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들과의 돈독한 관계 유지를 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업무 능력을 우선시한다. 때로는 동료들을 사무적으로 대하라는 조언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가족보다 오래 붙어 있는 동료들과 딱딱하고 차가운 관계만 유지하는 것은 인생을 더욱 가혹하게 만드는 행위다.


한 인적관리 컨설팅회사 창립자인 론 프리드먼은 "일하기 좋은 직장의 조건 중 하나는 구성원이 회사 동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냐는 것이다. 친한 사람이 많은 곳일수록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업무 몰입도는 높아지고 적극적인 피드백이 늘어난다"라고 했다.


친한 동료가 많을수록 이직률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람이 힘들 땐 사람으로 치유받아야 한다. 믿음직한 동료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야 힘이 난다. 직장 내 아군은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당장의 괴로움에 망연자실할 필요 없다.


"희망은 사라지지 않아. 잠깐 보이지 않을 뿐이야." 블랙 기업의 실상과 사람에 대한 고민을 담은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에 등장하는 대사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게 방법이다.


또한 '나는 절대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는 굳은 다짐을 실천했으면 한다. 그래야 누군가가 당신이 지독하게 싫어 떠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싫어하면서 닮아가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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