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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Jan 06. 2020

상사가 관심 없는 일을 할 때 명심할 것

'날마다 상전벽해하는 세상에서 삐걱이지 않기'


신입 시절 홍보팀에 입사했다. 광고, 홍보, 사회공헌, 브랜드, 디자인, 사보 등 다양한 업무를 홍보팀장이 총괄했다. 첫 팀장은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섭렵해 업무에 대한 관심을 골고루 분배했다.


모든 팀장이 이런 줄 알았다.


직장생활은 수시로 격변의 시기를 거치며 상전벽해했다. 홍보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팀장이 되니 업무의 중요도는 홍보로 기울었다. 디자이너 출신이 팀장을 맡으니 한순간 홍보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시시때때로 반복되는 격변 속에 팀이 나뉘었다 섞이기를 되풀이했다. 각각의 업무들도 갈 길을 잃었다 찾기를 반복했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하루아침에 팀이 사라지기도 다. 하지만 사람과 업무는 남는다. 사라진 팀의 업무는 조직의 중요도에서 밀린 만큼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 눈치와 실력을 십분 발휘해 좀 더 나은 회사나 부서로 탈출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쉽지 않다.


의욕 게이지가 급격히 하락하는 건 당연하다. 열정은 바닥을 치고 의욕은 한없이 땅을 파고 내려갈 수밖에 없다. 빨리 헤어 나오지 못하면 자신의 무덤을 파는 꼴이 된다. 직장인이라면 언제 어떤 식으로 격변의 시기를 겪을 가능성 노출돼 있다. 위기의 순간 심하게 흔들리면 제 자리를 찾기 힘들다.


지나고 보면 놀랄 일도 한탄할 일도 아니다. 어서나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평범한 일일 뿐이다. 내가 말하고 싶 건 상사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일, 혹은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업무를 맡았을 때 대처 방법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1. 하던 일은 프로답게, 새로운 일은 티 나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업무를 소홀 여기면 안 된다. 하던 일은 당연히 구멍 없이 처리하고, 플러스알파를 장착하는 게 좋다. 업무에 대한 개선점을 다각도로 모색해 본인 업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당장 눈에 띄는 업무 성과도 중요하지만 일을 찾아 도전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사람에 대한 평가를 말한다. 태도를 기반으로 한 미래를 위한 보험랄까.


"김 대리는 일을 참 열심히 해"라는 평면적인 평가보다는 "맡은 일도 열심히 하고, 뭔가 새로운 걸 자꾸 시도하려고 해"라는 입체적인 평가는 누구나 탐낼 만한 인재가 되는 지름길이다. 이는 자신을 비롯해 상사를 빛나게 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2. 묵묵함은 옛말, 드러내야 산다


묵묵히 소처럼 일하면 알아주는 시대는 갔다. 잠잠하게 열 일하다 잡아 먹히는 시대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왜 중요한지는 미리 포장해 머릿속에 정리해 두는 게 좋다. 어필할 기회가 생겼을 때를 위한 유비무환이다. 자신의 업무에 자신 없어 보이거나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상사 머리에 커다란 물음표를 던진다.


신입시절 상사가 해준 조언이 다.


"진정한 직장인에게는 10이라는 일을 하고 있더라 주위 사람에게 100으로 보이게 하는 능력이 필요해."


어릴 때는 몰랐다. 그저 허세 부리는 사기꾼 같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알았다. 같은 일을 해도 누구는 인정받고, 누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자신의 업무에 그럴듯한 수식어가 어울리게 만드는 건 굉장한 능력이다. 물론 입으로만 일하라는 말은 아니다.



3. 회사에 대한 새로움을 줄이자


입사 초 팀장이 계열사 임원과의 점심 자리에 데리고 갔다. 식사 중 임원이 물었다.


"자네 회사의 비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회사 비전을 논할 만큼 회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 앞으로 열심히 다니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어설프게 상황을 피했다. 십수 년이 흘렀다. 비전은 고사하고 내 업무나 회사 돌아가는 일에도 무심했. 가끔 뒤를 돌아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회사에 대해 이렇게 모르다니'라는 걸 수시로 느껴서다. 죄책감과 동시에 '이런 무관심이 날 퇴화시키고 있구나'라는 기분은 덤이다.


모든 노력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려면 담당한 업무를 비롯해 회사에 대해 속속들이 알 필요가 있다. 애사심과 유식함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또한 롱런하는 방법 중 하나다. 어설프게 시간만 때우며 세월을 흘려보내면 남는 건 미미한 경력과 후회뿐이다. 뭐든 배울 수 있을 때 배워두는 게 좋다.




결론은 뭐든지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평범한 진리로 귀결된다. 하루가 다르게 상전벽해하는 세상에서 잠깐의 위기나 의욕 상실에 치우치면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삐걱 뿐이다.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직장은 허망하리만큼 쉽게 탈바꿈하는 조직이다. 불편한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직장인의 탁월한 선택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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