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주간 업무 보고 회의에서 유독 팀장한테 자주 깨지는 선배가 있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늘 변명과 핑계로 포장했기 때문이다. 팀장이 원한 건 '모르겠다. 확인해 보겠다', '잘못했다. 다음부터는 주의하겠다'였다. 대부분의 팀원은 상사의 난처한 물음에 당황하지 않고 "잘 모르겠습니다. 확인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라고 가볍게 대처했다. 선배만 매번 둘러대기에 급급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구구절절 변명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있다.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설명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다. 이는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방어기제 중 합리화에 해당한다. 합리화는 자신의 행동이나 자신이 성취하지 못한 목표에 대해 그럴듯한 변명이나 구실을 붙이는 행위다. 실패와 자존심의 상실로 야기되는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더 나아가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남 탓하며 핑계 대는 경우도 흔하다. 가족이든 친구든 직장 상사든 누구든 뻔한 변명과 핑계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없다.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다면 상대가 예측 가능한 '어설픈 해명'보다는 간단명료한 '잘못 인정'이 답이다. 그래야 상대 마음도 동한다. 특히 상사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변명과 핑계로 발생하는 결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하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실수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과 수군거림을 가장 빨리 잠재우는 방법이다. 문제의 본질을 망각하고 실수에 대해 시종일관 변명하거나 타인의 핑계로 돌리는 사람은신뢰받지 못한다. 책임 회피하기 급급한 사람으로 인식되면 동료들이 거리를 둔다. 무책임한 사람으로 찍히기 딱 좋은 습관이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정말 오해라 하더라도 양치기 소년처럼 손해 보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직장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수행할 때 주인의식 동반은 필수다. 그러면 책임 의식도 따라온다. 다른 팀과 함께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서로 잘잘못을 따지기 시작하면 관계만 틀어지고 뾰족한 수는 점점 줄어든다. 문제가 생긴 원인을 찾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변명하는 사람과 결과를 얻는 사람. 변명형 인간은 일을 수행하지 못한 이유를 찾지만, 결과형 인간은 일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앨런 코헨(Alan H. Cohen)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