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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Sep 11. 2020

워라밸, 착각 버리면 현실각 온다

'고용불안을 느꼈다면 현재의 삶을 십분 활용할 때'


세상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라고 다그친다. 왜? 주 5일 근무니까?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으니까?


직장인에게 '일과 삶의 균형'은 과연 무엇일까? 충분한 휴식도 필요하겠지만, 냉혹한 현실에 비추어볼 때 자기 계발이 우선 아닐까?


직장인에게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방점은 자기 계발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미래를 위한 채비라는 묵직한 의미를 머금고 있다. 직장인의 고민은 '언제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 '나가면 무얼 해 먹고살아야 하나?'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고용 불안감'에 대해 설문(2019년) 조사한 결과, 70.6%가 고용 상태에 불안을 느꼈다. 응답자 중 84.9%가 '정년까지 다니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예상하는 현 직장 근무 가능 나이는 평균 40.9세. 구간별로는 35세 이하(43.4%), 36~40세(20.9%), 46~50세(15.1%), 41~45세(10.7%), 51~55세(6.5%)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 19 시대에는 더더욱 심각하다. 끔찍한 현실을 대변하는 조사 결과다.


남일. 아니다. 당장의 삶을 뜯어고쳐야 한다. 불안감을 십분 활용해 현재의 삶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삶에 열정이 있는 자만이 미래에 웃을 수 있.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직원을 최대한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작동


TED 강연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이루는가'를 강의한 나이젤 마쉬는 '일과 삶의 균형'을 고용주 손에 맡기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직원을 최대한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일과 삶의 경계를 설정하고 실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극적인 대변동을 의미하지 않는다'라 ' 최소한의 투자로 개인적 시간과 일 사이의 균형 잡힌 하루를 설계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이젤 마쉬가 언급한 내용이 바로 '워라밸'이다. 신조어 워라밸은 2016년 경 등장했다. 순식간에 직장인 마음을 후벼 파며 현대인을 인간답게 만드는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주 5일 근무가 시작된 지 오래고, 최근  52시간 근무제시행됐다. 국가도 사회도 개인도 '일과 삶의 균형'에 관심이 높다. 이쯤 되면 워라밸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모니터 속 뉴스를 벗어난 현실 세계에 사는 직장인의 삶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워라밸은 그저 허상이고 환상일까?


주 6일 근무일 때도,
시도 때도 없는 야근이 유행일 때도
자기 계발이 존재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실이 있다. 나이젤 마쉬가 강연한 시기는 2011년이다. 용어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주 6일 근무일 때도, 시도 때도 없는 야근이 유행일 때도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이 있다. 주 5일 근무로 바뀌면서 조금 더 확산되었을 뿐이다. 극적인 반전은 없다는 말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도 마찬가지다. 묵묵히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던 사람이 조금 더 넉넉하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하던 사람이 갑자기 자기 계발을 하는 변곡점이 된 게 아니다. 결국 하던 사람이 더 열심히 한다는 의미다.



글 쓰는 취미, 내게 워라밸이다. 용어조차 없던 2010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취미였고, 삶의 활력이었다. 글쓰기는 내가 고단한 삶 쪽으로 기울지 않게 도왔다. 힘겹고 피곤한 직장생활에 대한 푸념을 온라인에 가감 없이 기록했다. 공감하는 사람이 늘고, 동병상련의 직장인과 소통하며 더더욱 글 쓰는 매력에 빠졌다. 없는 시간을 쪼개 쓰고, 술자리를 줄였다.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글쓰기 워라밸 실천 중이다.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산적이고 활력 있는 삶을 사는 건 분명하다.


남들이 하는 것, 부러운 것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부터


누구에게나 좋아했던 것,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 분명 있다. 누구는 글을 쓰고, 어떤 이는 자격증 공부를 한다. 피곤한 몸이지만 유튜브를 운영하며 피로를 달다. 단지 생존에 목매여서가 아니다. 본질은 삶의 질 향상이고 미래를 위한 시작이다. 야속한 세월의 먼지가 들러붙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반드시 들춰야 한다. 남들이 하는 것, 부러운 것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동기부여가 된다.



엄마는 간호사 경력을 기반으로 환갑이 넘어 산모도우미와 요양사 자격증을 땄다. 일흔 중반까지 현업에 종사했다. 오랜 기간 일 비결은 워라밸 실천 덕이다. 일과 취미 생활의 동등한 병행. 일을 하면서 꾸준히 붓글씨, 일본어, 라인 댄스, 컴퓨터를 배우고, 건강관리를 위해 하루 한 시간 이상 자전거를 탔다. 꾸준히 일하기 위해 시간을 관리하고, 일하기 위해  관리와 취미 생활을 유지했다. 


직장인에게 배움은 끝없는 족쇄이자 선물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배움을 통해 진화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퇴보한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다. 가만있으면 뒤처지는 세상이다. 빠듯한 현실을 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부족. 하지만 를 넘어설 때 보다 나은 미래가 요동친다. 한시가 급하다.


중요한 건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느냐는 자기 확신


처음부터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꼭 잘할 필요 없다. 좋아하는 것, 관심 가는 것,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것에서 흥미를 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워라밸을 거창하게 여긴다. 뭔가 대단하고 그럴싸한 것만 생각한다. 중요한 건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느냐는 자기 확신이다. 확신은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직장인이 아닌 삶을 준비해야 할 때다.


나이젤 마쉬의 말처럼 워라밸은 인생에 있어서 극적인 대변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투자로 개인적 시간과 일 사이의 균형 잡힌 하루를 설계하면 된다. 이는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삶이 진화하는 계기가 된다. 어디에든 발을 들여놓기까지 어렵다. 시작했다면 반은 성공한 셈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이는 100세 시대의 희미한 미래를 선명하게 만는 시작이며, 미래의 행복을 보장하는 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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