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성향이 제각각인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능력도, 실력도, 평판도, 태도도 같은 이들 하나 없다. 당연히 업무 성향도, 업무 결과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일 잘하는 직원, 못하는 직원, 함께 일하고 싶은 선후배,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선후배가 갈린다.
우선 지금 내 위치가 어디인지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자기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조금만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업무를 할 때 나부터 찾는 선후배가 있는지 없는지, 평소 상사에게 얼마나 깨지는지, 귀동냥 평판, 인사평가 피드백에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등을 종합해 보면 감이 온다.부인하고 싶어도 자신은 안다.
물론 누구나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 없다. 감사하게도 부족한 면이 있으면 강점도 있기 마련이다. 다만 모든 게 엇비슷한 상황이라면 남다르게 튈 수 있는 필살기를 활용하는 게 좋다. '저 친구 일도 잘하고 괜찮은데?'라는 평판을 얻는 3가지꿀팁이 있다.
하나. '무조건 떡 하나 더' 법칙
혼자 늦게까지 일하지 마시고, 저도 껴주세요.
퇴근 시간이 다가오니 후배가 물었다. "오늘도 혹시 늦게까지 일하세요?"라고. 함께 남아 일하겠단다. 기억에 남는 후배다. 이런 류의 후배는 5만큼의 할당 업무에 10% 정도 더 얹어 5.5 만큼 일한다. 업무가 떨어지기 무섭게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묻는다. "뭐 더 도와드릴 일 없을까요?" 이 정도면 0.5다. 뭐든 과유불급이다. 0.5면 충분하다.
야근이 사라지는 시대. 임원이, 팀장이 남아 있다고 덩달아 죽치고 자리를 지키는 시대는 지났다.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시대에 차별화가 뭐가 있을까. 손쉬운 방법이 상대에게 먼저 떡 하나를 더 주는 거다. 언제나 누군가의 요구나 요청보다 조금 더, 단 5%라도 더 일하는 게 좋다.
사람인(구인구직 매칭 플랫폼)이 약 260여 개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퇴사시키고 싶은 직원'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시키는 일만 적당히 하는 직원(39.3%)'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앞서 언급한 후배처럼 말 한마디로도 떡 하나를 쉽게 던질 수 있다. 사람은 기대보다 더 많은 걸 얻었을 때 행복을 느낀다.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떡 하나 더주기 패턴을 반복하면 저절로 기억에 남는 후배가 된다. 이는 배려이고 매너이자 센스다. 결국 일 잘하고, 성실하고, 꼼꼼한 후배라는 라벨이 붙는다.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사원 시절의 첫인상이 오래가는 법. '떡 하나 더 법칙'은 상사 눈에 드는 자연스러운 방법이자 성과 창출을 위한 작은 시작이다.
둘. 남 다르게 풍기는 심상치 않은 기운
쟤 누구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네?
주말에 아이들이 밴드 활동을 한다. 첫 버스킹 때 구경을 갔다. 드럼 치는 중학생에게 시선을 뺏겼다.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드럼을 즐기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긍정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 사방으로 번졌다. 말 한마디 섞어 보지 않아도 이처럼 좋은 기운을 느낄 때가 있다. 타고났다기보다는 평소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만드는 에너지다.
떡 하나를 더 쥐어 주었다면 그다음 관문은 푸른 에너지 표출이다. 말은 안 해도 주변에 분명 부러운 사람 한 명은 있을 것이다. 밝고 명랑해 좋은 기운을 뿜뿜 풍기면서 일하는 동료. 이들은 주변 동료들과 관계도 좋아 일할 때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 게다가 떡도 하나 더 줄 줄도 아니 금상첨화다. 누구나 어울리고 싶어 하는 건 당연지사.
긍정 기운 발산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일 뿐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러하듯 감정 표출에 너무 자유로우면 긍정 기운이 빛을 잃는다. 누구나 한결같은 사람에게 마음이 끌린다. 감정 폭풍에서 정신 못 차리는 직장인들 속에서 감정 기복을 최소화하면 된다. 심호흡 크게 하고 오늘부터 입꼬리를 수시로 올리고, 미간을 수시로 펴면 되지 않을까.
셋. 쭈뼛거리지 않는 용기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거나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 호. 기. 심
직장인에게 가장 큰 무기는 질문과 호기심이다. 직장인은 매일매일 다사다난하다. 잠시 방심하면 뒤처지기 일쑤다. 급변하는 세상에 맞춰 끝없이 스스로에게, 선배에게, 상사에게 질문해야 성장할 수 있다. 소심해서 쭈뼛거리는 시대는 지났다. 궁금증은 참지 말고 쌍방 간 묻고 답해야 윈윈 할 수 있다. 궁금증은 인간의 본능이다. 굳이 숨길 필요 없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을 남발하면 성장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호기심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성이라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라고 했다.
질문과 호기심은 직장인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격변하는 현실에서 질문과 호기심은 협력을 유발하고 소통이라는 꽃을 피운다.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위해 신명나게 노력해야 한다. 작은 노력이 모이면 가랑비에 옷 젖 듯 그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문득 생각났다. 너무 착한 그 상사. 직장생활에서 착해 빠진 건 소용없다는 걸 배웠다. 그저 좋은, 착한 사람으로만 기억되는 건 독이다. 업무 외 자리에서나 필요한 사람이지, 정작 업무에 필요한 사람은 아니라는 거다. 직장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에게 떡 하나를 더 쥐어주고, 감정 기복을 최소화 해 긍정 에너지를 풀풀 풍기고, 선후배와 윈윈 할 수 있는 질문과 호기심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냉철한 사회에서 롱런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