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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Nov 03. 2020

미래에 살면서 현재를 방치하는 삶

'돌아보면 현실이 미래보다 더 나았던 경우도 많다'


어쩌면 매 순간 우리는
현재를 외면한 채
미래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월요일은 지옥이 아닐까'라고 감히 단언해 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평범한 말을 진리처럼 떠받들며 하루하루 살고 있다.


매일 허리가 끊어질 거 같은 아침을 맞는다. 출퇴근하면서 하루 3시간이 날아간다. 독서 시간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허울 좋은 핑계다. 피곤함이 독서의 여유를 잡아먹는다. 늘 만원 지하철 안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뻗치기를 한다. 다리 허리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으면 주말이 온다. 짧은 주말, 잠시나마 망가져가는 몸을 추스른다.


늘 연휴를 주말을 휴가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출근하면 점심시간 메뉴를 떠올리고, 점심을 먹고 나면 퇴근을 기대한다. 매주 월요일, 아침부터 축져진 모습으로 주말을 기다리는 초췌한 나와 마주한다. 월급을 받으면 다음 월급날을 기다리고, 고통과 시련이 들이닥치면 평온안 시간이 다가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지독하게 괴로운 회사 업무를 맡았을 때, 책 원고를 마감할 때,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하루하루가 괴로울 때, 후회 없을 만큼 현재에 충실하지도 않으면서 이 순간이 지나면 찾아올 나태함먼저 떠올다. 어쩌면 매 순간 우리는 현재를 외면한 채 미래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어느 하나 만족하지 못하기에 불확실한 미래에 승부를 건다. 근거도 뭣도 없는 막연한 기대일 뿐이거늘.


미래지향적인 삶은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의미를 품지만, 어느 순간 부정적인 기운에 압도당했다. 미래를 개척하는 노력이 아닌 현실에 충실하싫은 미래 도피가 목적이 되는 삶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어느 순간 본연의 빛을 잃었다. 언제부터인가 '어떻게든 흘러가겠지'라는 검은 의미를 뒤집어썼다.  


척박한 현실에 시달리다 보니 불행한 현실 익숙해졌다. 이 모든 건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태도의 문제다. 현실은 늘 불행하다는 착각. 그래서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지만 이는 희망을 담지 않은 도피일 뿐이다. 돌아보면 현실이 미래보다 더 나았던 경우 많다. 미래로의 현실 도피가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는 걸 조금이라도 깨닫는다면 오늘 하루를 흐지부지 흘려보내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부터 20년 후에 너는 네가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 때문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돛을 올려라. 안전한 항구를 벗어나 멀리 항해라. 돛에 한가득 무역풍을 실어라. 탐험하라. 꿈꾸어라. 발견하라." 


마크 트웨인의 조언이다. 과거를 후회하는 삶에 익숙한 우리다. 어쩌다 현재를 부인하고 후회 가득한 인생을 살게 되었을까. 오늘 하루라도 눈 앞에 있는 현실에 집중하는 현재를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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