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드id Dec 04. 2020

어른의 무게, 마음의 무게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누구나 어른으로 사는 건 아니다"


어른이 처음이라 나이를 먹어도 힘들기만 하다. 무작정 버티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나만의 돌파구를 찾았다. 일상의 평범함을 특별하게 여기며 마음으로 완성하는 과정이 바로 '어른의 삶' 아닐까 라는 나만의 결론.


어른의 삶은 일상의 평범함을
특별하게 여기며
마음으로 완성하는 과정이다.


일상에서 쏟아지는 숱한 경험을 글로 옮기며 숨을 고른다. 멘탈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흔들리고 약하다. 글을 쓰면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경험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지난 일은 과거의 한 장으로 묻히지만, 반복되는 상황에 기시감을 느낄 때가 있다. 오래전 나를 넘어서는 현재의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는 "경험이란 인간이 자신들의 잘못에 붙이는 별명이다"라고 했다.


《어른의 무게》는 젊은 시절의 내가 붙여 놓은 별명을 또 다른 시선으로 그린 일상이다. 나이를 먹으면 어렸을 때나 젊은 시절과 전혀 다른 내면의 목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나의 반응과 깨달음에 놀라곤 한다. 욱하는 성질과 분노도 조금씩 줄어간다. 정서적인 성숙이나 인간성의 변화는 분명히 아니다. 사회에서 더불어 살기 위해 참는 법을 연습한 결과일 뿐이다.


의료 전문기자와 점심을 먹었다. 주제는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 세상의 격변이었다. 이어 많은 기업이 망가지는 와중에 얼마나 더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한마음으로 걱정했다.


"요즘 심장이 쉬지 않고 너무 팔딱거려요. 잘 때도 가슴을 베개로 꾹 눌러야 잠이 온다니까요. 잘릴까 불안한가 봐요."


농담 삼아 진심을 던졌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달고 사는 푸념이었다. "코로나 블루 같은데요?" 약물치료까지 권유받았다. 코로나19로 직장인 10명 중 4명이 고용불안에 시달린다고 한다. 가뜩이나 힘든 삶에 우울과 불안이 더해졌다. 하지만 코로나 블루는 아니었다. 불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른이니까 감당해야 할 몫 정도로 받아들였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어쩔 수 없는 삶이다. 무작정 내달리거나 물러설 수도 없다. 진퇴양난에서 일단은 버텨내는 운명, 이것이 어른의 삶 아닐까.


누구나 처음 어른이 된다. 어떤 면에서든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결핍 속에서 어른의 무게를 현명하게 견디는 방법을 찾아야 좀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 완전한 어른도 없다. 그래서 더더욱 어른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인생은 평범함의 되돌이표 같지만,
각자의 삶에는 소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한편으로는 인생을 홀로 개척해야 한다는 사실이 다행이다. 삶을 일구다 보면 매 순간 배우고 깨닫는 것이 의외로 많음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는 어른에게만 주어지는 열매다. 그 열매 덕에 행복할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 순간을 만끽하면 그뿐이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이 태도를 바꾸었다. 행복한 하루가 기적에 가까운 요즘, 처절한 인생에서 행복한 하루를 벌었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든 것이 부족한 어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어른의 무게》는 나약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어른 이야기다. 누구나 어른이 되지만 모두가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실감한다. 어른이 되면 대범하고 단단해질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았다. 낙심했다. 하지만 뒤늦게나마 그것이 나임을 인정했기에 함부로 휘청거리지는 않는다.


인생은 평범함의 되돌이표 같지만, 각자의 삶에는 소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드러나지 않는 경험이 나를 어른으로 서게 한다. 이를 통해 미약하게나마 내면이 단단해진다. 이 모든 경험이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가는 성장 과정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느꼈으면 한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어른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평범한 일상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마음의 짐 또한 내려놓고, 자신만의 색깔로 차가운 일상에 따뜻함을 덧칠하기 바란다. 일상의 평범함을 특별하게 여기며 마음으로 완성하는 과정이 어른의 삶이다. '어린 왕자'가 오래전에 알려주었다.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마음으로 찾아야 해."


<프롤로그>



많은 분의 응원과 성원에 힘입어 브런치북으로 발행했던 <마음이 망가지기 전에>가  《어른의 무게》라는 책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빠의 긴 잠에 담긴 서글픈 사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