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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Dec 31. 2020

죽지 못해 산다는 참 뜻

'후회가 아닌 기회를 위한 내일!'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숨만 쉬고 있지요.


인생은 한 번뿐이다. 소중하다. 한데 아쉬움이 더 크다. 수정하며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나온 삶을 보고서처럼 수정 보완하며 살 수 있다면? 그런데 수없이 수정을 거친 보고서는 완벽했던가? 인생도 비슷하지 않을까. 매 순간 덕지덕지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후회와 맞서 싸우는 일로 더 피곤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전쟁의 '전'자도 모르는 주인공 빌 케이지(톰 크루즈)가 전장에 배치되면서 시작한다. 외계 종족과 전투를 벌이는 미래 이야기다.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주인공이 죽는다. '주인공이 1초만(과장)에 죽는 영화가 영화야?'라는 생각이 들 겨를도 없이 다시 살아난다. 또 죽는다. 살아난다.  주인공은 타임 루프에 갇혔다. 어리둥절하던 주인공은 죽음이 거듭될수록 불리한 상황을 수정 보완한다. 미리 알 수 있는 상황 덕에 승산 없었던 외계 생명체와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해피엔딩 오락 영화가 주는 묘한 여운이 남았다. 오늘 내 하루 그리고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의 인생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자신의 상황을 오락처럼 즐겼지만 수없이 반복되는 현실에 괴로워한다. 많은 사람이 "죽지 못해 산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간다. 예전에 모신 임원의 전화 통화 첫마디는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 숨만 쉬고 있지요"였다. 하지만 목소리는 늘 밝았다. 죽지 못하는 삶 속에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모두가 비슷한 마음 아닐까.


후회보다는 기회를 위한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수없이 후회하며 과거에 얽매여 살아간다.


그때 내가 이 길을 택하지 않았다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다면

그 사람을 놓치지 않았다면

부모님께 효도를 했다면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현재를 살면서 과거에 머물고 있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과연 다시 돌아간다면 우리는 지금의 삶보다 훨씬 멋진 인생을 꾸릴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과거의 선택 덕에 지금 덜 불행한 삶일지도 모다. 주어진 오늘은 평생 한 번이고,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하루는 무궁한 가능성을 품는다. 그렇다면 매일 주어지는 백지 같은 하루에 설레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 19로 세월을, 인생을 한탄하며 보내고 있다.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정말 재미없고 힘들다'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분하기까지 하다. 영화를 보면서 한탄해도 달라질 것 없는 현실을 떠올렸다.


지나온 세월에 대한 한숨과 후회보다 이미 맞이한 지금과 금방 다가올 내일을 기대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희망을 품고 가능성 열린 내일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그 어떤 것도 후회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후회보다는 기회를 위한 내일을 맞아야 한다.


영화에서처럼 똑같은 시간을 반복해 살 수 있다면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수정하며,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을 고칠 수 있고, 뻔히 아는 평탄한 미래를 살아야 한다면 '희망'이라는 단어는 필요 없어질 것이다.


비현실적 유쾌한 영화를 보며 환한 기운을 받았다. 벌러덩 드러누워 영화를 볼 수 있는 소중한 하루임을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을 영끌해 글에 녹였다.


2021년인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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