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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Jul 09. 2021

잘 나가는 동료에게 박탈감을 느낄 때

타인의 시선에 갇히지 마라


가늘고 길게
때로는 임팩트 있게!


사람들에게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몹쓸 습관이 있다. 스스로 위로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보다 잘난 사람과 비교하기 때문에 멀쩡한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 건설사에 다니는 3명의 동기가 있다. 나이는 셋 다 달랐지만 주말에도 만날 정도로 끈끈했다. 입사 후 10여 년이 지났다. 가장 나이가 적은 동기가 제일 먼저 팀장이 됐다. 셋 다 다른 팀에 근무하며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장 나이 많은 동기가 팀장이 된 동기를 업무 차 찾았다. 대화를 마치고 자리로 오자 마자 메모가 날아왔다. "팀원들도 보는데, 반말하고 툭툭 치고 그러는 건 좀 자제해 주시죠" 조직생활의 삭막함과 서먹함에 둘은 서서히 멀어졌다.


함께 입사한 동기들과 어울리며 불타는 동지애를 외치는 시절은 잠시다. 일반 기업에서는 보통 3~5년 정도가 지나면 대리로 진급한다. 여기까지는 비슷하다. 그 이후부터는 들어온 순서 없이 과장, 차장, 부장으로 진급한다.


진급에 따라 직장 내 비중과 연봉 차이도 발생하기 시작한다. 한날한시에 함께 입사한 동기지만 점점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직장생활은 초조해진다.


같은 팀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배가 먼저 진급하기도 한다. 마음은 점점 더 불안, 초조해지고 주변의 눈치까지 보게 된다. '주변에서 나를 무능력하게 보지는 않을까?'라는 근심 걱정이 쌓여간다. 업무능률은 점점 떨어지고 이직까지 생각하게 된다. '차라리 안 보면 편하겠지', '다른 곳에 가서 새로운 마음으로 내 능력을 맘껏 펼치는 거야'라는 생각이 시종일관 머릿속에 맴돌기도 한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의 영부인 엘리너 루스벨트(Anna Eleanor Roosevelt)는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남들은 그렇게 당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한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이 열등하다고 느끼게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괜히 남들 신경 쓰면서 스스로를 열등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라는 조언이다.


30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퇴직하신 상무님께서 늘 하셨던 명언이 있다. "나 대리 때 동기들은 다 차장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회사에 나 밖에 안 남았어." 한두 번 진급 누락에 크게 신경 쓰지 말라는 위로였다.


직장생활은 일이 년으로 결정 나지 않는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고 보니 강한 자가 돼 있는 거다. 성급하게 승패를 결정 지을 필요는 없다.


'정리해고', '명예퇴직', '삼팔선', '사오정'이란 말이 전혀 낯설지 않은 시대다. 그만큼 직장인들의 명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뜩이나 짧아진 직장생활에서 낙담만 하다 보면 직장인으로서의 생은 더욱 허무하게 끝이 날 것이다.


'가늘고 길게'라는 말이 흔해빠진 이유가 있다. 너무 빨리 올라가면 금세 종착역에 다다라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다. 실제로 임원이 되자마자 다음 해에 짐을 싸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바닥보다 더 치열한 연예계에서도 '가늘고 길게 가자'는 말이 인터뷰에 단골로 등장한다.


조급한 상황일수록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가늘고 길게' 하지만 '때로는 임팩트 있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는 생각으로 버텨보는 건 어떨까. 조직에서 청출어람靑出於藍이 될지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지는 끝까지 가봐야 아는 일이다. 출근이 칼퇴보다 즐거워지는 책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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