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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Nov 07. 2022

파이어족이 회사로 돌아오는 이유

사라지면 그리운 소속감... 직장에서 소속감을 누리는 방법


"코로나19 때문에 너도나도 잘리고 불안하고, 안정적인 고용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기업이 직장인들한테 소속감까지 요구하는 건 욕심 아닐까요?"


MZ세대 후배는 상사가 말하는 '소속감'이라는 단어가 불편하다고 했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2022년 96개국 11만 23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989년 이후 출생한 직장인 중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는 비중은 31%로 사상 최저라고 한다.


후배의 말처럼 '굳이 회사에서 소속감?'이라는 생각에 공감도 된다. 하지만 '가족이나 동호회 같은 소속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영국 노팀엄 트렌드 대학의 조사 결과를 보면서 '직장에서의 행복을 위해 일말의 소속감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과거 회사 내부에서 주로 외치던 소속감이 최근에는 외부로 분산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세상을 뒤흔들면서 젊은 직장인에게 소속감이라는 용어는 흐릿해졌다. 재택근무로 동료 간 대면 시간이 줄었다. 회식, 워크숍, 사내 동우회 활동을 하면서 의도적으로라도 소속감을 고취하던 시대는 생기를 잃었다.


시대 변화가 만든 흐름에 따라 직장인들은 금쪽같은 저녁 시간을 밀도 있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취향대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직장인이 늘었다. 회사 사람이 아닌 같은 관심사를 가진 외부 사람들을 만나고, 자기계발에도 만전을 기하는 등 회사 밖에서 다양한 개인 맞춤형 활동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19가 엄습하기 전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직장인이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마음 맞는 동료'가 1위를 차지했다. 워라밸에 익숙해지고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개인 시간이 더욱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처지가 비슷한 동료라는 이유만으로 퇴근 이후의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 회사에 머무는 직장인이 외부 활동을 즐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평일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매일 참석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주로 주말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아무리 외부에서 소속감을 느끼며 행복을 만끽하더라도 정작 하루 8시간 이상을 머무는 직장에서 느끼는 감정과는 분리될 수밖에 없다. 앞선 연구에서처럼 소속감이 최소한의 행복 요소가 될 수 있다면 직장에서도 긍정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 경제신문이 암호화폐 투자로 수십 억을 번 뒤 직장을 그만둔 20~30대 '코인 파이어족'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소속감에 대한 향수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75%가 '투자 외 관심사'로 '사회 복귀'를 택했다.


소속감은 조직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확인하는 정서적 활동이다. 이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획득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단체가 아닌 개인 활동을 통해서도 소속감을 고취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회사 복리후생 제도를 꼼꼼하게 활용하는 것도 소속감을 충전하는 방법이다.


인재 육성 시스템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어학 인텐시브 과정이나 사내 교육(의무 교육이 아닌 선택하는 교육), 학업을 위한 휴직 및 학위 취득 등의 제도나 혜택 활용을 통해서도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개인 발전을 위해 현명하게 회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회사 지원을 받아 해외 MBA에 다녀온 동료들은 직장에서 남다른 소속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혜택을 누린 만큼 애정을 갖는 것이다. 회사 휴직 제도를 활용해 국내 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한 후배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공부를 할 수 있어 안정감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낀다'라고 했다.


대학생과 취준생인 Z세대가 '취업할 기업에 대해 가장 궁금한 점'은 바로 '직원 복지 제도'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기업에서 제공하는 혜택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도 인재 영입을 위해 다양한 복지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직원들의 업무 능력 확대와 개인 경험 확장을 위한 자기계발비 지원뿐만 아니라 국내외 워케이션 지원 제도를 통한 근무 환경 개선 등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회사에서 독서통신을 통해 매달 3~4권의 책을 무료로 제공받다.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복리후생이지만 나에게는 회사에 소속되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커다란 행복이다.  


과거 소속감은 모두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생활하는 동지들과 유대감에서 비롯된다고 여겼다. 하지만 요즘에는 개인의 발전을 위해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회사가 제공하는 제도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도 소속감을 고취할 수 있는 자기만족 방법 중 하나다. 다시 말하면 회사를 충분히 이용해서 개인 만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라는 말이다.


이제는 소속감 고취를 위해 예전처럼 함께 나서 으쌰 으쌰 할 필요 없다. 혼자 내밀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이는 직장에서 정서적 안정을 찾으려는 작은 노력이며, 의도하든 아니든 결국 회사와 윈윈하는 방법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개인의 발전을 위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 정서적 안정을 위해 현재 머무는 직장에서 작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면 지금 보다 조금은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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