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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Jul 24. 2023

글 쓰는 사람에게 악플도 영광이자 스승

충고와 조언은 받아들이고 악의적 비난은 무시합니다


누구나 자신이 쓴 글을 많은 이가 보길 원한다. 조회수 적고 댓글도 없으면 힘이 빠진다. 반대로 인기가 많으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기도 한다. 바로 악플이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 때론 상처를 남긴다.


경력단절, 육아 등으로 우울감을 느끼던 아내에게 육아 블로그 운영을 제안했다. 처음 아내의  인기도 없고 방문자도 적었다. 포기하지 않고 일 년 정도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서서히 블로그 방문자가 늘다. 아내의 기분점 좋아졌다. 글을 쓰면서 활기되찾았다.


아내가 육아 블로그 1위를 차지하면서 발행하는 글 대부분이 포털 메인에 올랐다. 방문자 등했다. 조회수, 광고 클릭수, 협찬, 댓글동시에 등했지만 악플도 피 수 없었다.


아내 글이 인기를 끌면서 악플 난이 시작됐다. 무분별한 악플을 막기 위해 댓글 달기 을 바꾸기, 댓글 창을 닫아 놓기도 했다. 그러면 그들은 방명록에 악플을 남겼다. 다른 한편으로는 댓글을 막으면 이웃 블로그와 소통할 수 없어 답답했다.


활기차던 아내 블로그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첫 발단은 남편의 여사친들에 관한 글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때 만난 친구들과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 물론 친구들은 아내와도 결혼 전부터 알았고 나를 빼고 만날 정도로 가까다. (올해 내 생일에도 우리 집에 놀러 와 한바탕 놀다간 친구들이다) 별생각 없이 쓴 남편의 여사친에 대한 글은 아내를 한 순간에 한심하고 멍청한 여자로 만들었다.


조금 순화해 표현하면 "남편은 분명 그 여자들 중에 누군가와 바람이 날 것이다", "이미 바람을 폈을 것이다", "지금 바람피우는 중일 것이다"라는 댓글이 릴레이처럼 도배됐다.


방문자와 악플이 동시에 늘었다. 아내는 예상 못한 댓글에 글을 삭제했다. 며칠간 블로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어느 날 동네 제과점에 케이크를 사려던 아내는 주인 불친절 그냥 가게를 나왔다. 그런데 3살 딸이 아내 모르게 빵을 하나 들고 나와 도둑으로 몰렸다. 주인은 으로 나와 아내를 향해 애가 빵을 훔쳤다고 소리쳤다. 아내가 빵값을 줬지만 다툼이 생겼다. 당시 만삭이었던 아내는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동정하는 글도 많았지만, 아내와 딸내미를 욕하는 내용이 줄줄이 달렸다. 심지어 누군가 아내가 그동안 올린 아파트나 동네 사진을 토대로 상호까지 알아냈다. 제과점을 욕하는 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내가 마녀사냥 한다며 비난하는 글이 이어졌다. 아내는 글을 삭제했다. 


혹독한 경험이었다. 아내는 육아 블로그를 운영했기 때문에 아이들 기와 사진이 많았다. 인기를 끌면서 포털 메인에 자주 오니 악플 세례도 자주 받았다. 댓글은 대부분 가족을 향다. 자식 욕부터 부모에 대한 폭언과 협박까지 다양한 언어폭력에 시달렸다. 가족이 다 노출된 상황이었기에 당황스럽고 속상했다.


나 역시 악플 테러를 당한 적 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400여 개의 쌍욕을 받았다. 댓글을 지우다가 포기했다. 평생 입에 올리지 못할 욕도 많았다. 심장이 터질 처럼 동치던 경험이었다.


다사다난한 여정이었다. 하지만 경험은 역시 스승! 시간이 지나면서 멘탈이 강해졌다. 누군가의 충고와 조언은 받아들이고 악의적 비난은 무시한다. 자신이 악플을 썼는지 기억 못 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테니 신경 쓰지 않는다.


아내도 혹독하게 악플 경험을 하면서 내성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쓸데없는 악플 때문에 글을 지우지 않았다. 악플보다 소중한 이웃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기사가 포털 메인에 오르면 악플이 제법 달린다. 요즘에는 로그인을 해야 댓글을 쓸 수 있고 클린봇이 자동 삭제도 한다. 그럼에도 악플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글쓴이를 클릭해 보면 여기저기에 악플만 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남과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틀렸다고 단정 짓는 은 성급한 실수다. 가뜩이나 퍽퍽한 인생이다. 무조건 비딱한 시선으로 비난을 일삼는 악플러가 아닌 무조건 공감과 응원, 위로를 전하는 선플러 점점 늘어났으면 좋겠다.


"객관적으로 담담하게 기술하면 더 좋을 듯요. 단정 짓고 정답을 강요하는 어투가 거부감이 듭니다."


내가 올런 브런치 글 댓글로 달린 조언이다. 몇 년 전 댓글이지만 글을 쓸 때마다 떠오른다. 이처럼 브런치에는 악플이 거의 없고 조언과 존중, 배려가 있다. 


한 이웃 브런치 작가가 내게 '댓글에 달아주는 따듯한 답글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기분 좋은 댓글이었다. 글을 쓰면서 댓글과 답글에도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


내 글이 소중하듯 글 쓰는 모든 이의 글도 소중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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