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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드id Jan 29. 2021

매력적인 댓글을 남기는 방법

구독 해지를 하지 않기 위해! 진심으로 댓글을 남기기 위해!


브런치 이웃 작가가 쓴 브런치 작가 성향에 대한 글을 읽었다. '구독자가 많은데 관심작가가 적은 작가는 소통의 문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내 얘기? 뜨끔했다.


얼마 뒤 같은 분이 더 이상 구독자를 받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글만 읽겠다는 의미다. 덤덤하게 써 내려간 글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명한 결심이다.


이 두 개의 글이 나를 십여 년 전으로 이끌었다.


아내가 첫 아이를 낳고 우울해할 때 육아 블로그를 해보라고 권했다. 노트북, 디지털카메라를 선사하며 적극 지원했다. 블로그에 재미 붙인 아내는 나에게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블로그 입문 계기는 아내의 권유였다. 동반자에서 경쟁자가 돼 열심히 글 배틀을 펼쳤다.


경쟁자가 있어야 성장한다고 했던가. 당시에는 다음에서 각 분야별 순위까지 노출했다. 아내는 <육아> 분야 1위, 나는 <취업직장>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며 열심히 블로그를 운영했다.


현재의 브런치는 깔끔하게 정제된 맛이 있고, 과거의 블로그는 날 것 그대로의 정겨움이 담겼다. 또 브런치에 포털 메인 노출이 있다면 티스토리에는 글 제목에 붙는 베스트 딱지가 있었다. 영광의 표식이었다. 아내는 블로그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했고, 잘 나가는 파워 블로거가 되었다.


부부 파워 블로거로 종횡무진 블로그 바다에서 누볐다. 나름의 전성기였지만, 부부는 밤마다 커다란 숙제에 시달렸다. 바로 댓글 전쟁이었다. 이웃과의 교류가 활발했다. 댓글은 미덕이자 방문 인증이었다. 밤마다 댓글을 달아준 이웃의 글을 읽고 인증을 남기느라 몇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모든 글을 읽었다. 힘들었다. 시간이 없기도, 재미가 없거나 관심 없는 글을 만나기도 했다. 내 글에 댓글을 달아준 이웃이라는 의리로 의무적인 댓글을 달았다.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무의미한 댓글 잔치가 펼쳐졌다. 글을 제대로 읽지 않고 댓글을 다는 날이 늘어갔다. 서로가 다 알면서도, 글과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댓글에도 그러려니 했다.


7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동안 많은 일이 벌어졌다. 다음 티스토리 운영 정책바뀌었고, 이웃들도 서서히 블로그를 떠났다. 쓸쓸하게 방치된 블로그가 하나둘 늘었다. 그러던 와중에 브런치를 만났다.


2016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남들보다 브런치를 조금 일찍 시작한 덕에 다음 메인에도 자주 오르며 구독자가 꾸준하게 늘었다. 하지만 다음 메인에 자주 올라간 덕에 외부에서 유입된 이들의 구독이 대부분이었다. 런치 작가가 아닌 사람이 많다. 그래서 구독자 대비 하트 수도 댓글도 적은 편이다.


초기에는 다른 작가의 브런치 구독을 하지 않았다. 댓글도 달지 않았다. 이웃과 교류할 생각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블로거에서처럼 시간을 대거 할애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먼저 찾아와 손을 내밀어준 이웃 작가의 따듯한 댓글을 마주하면서부터다. 제는 하나의 글이라도 정성스레 읽고 매력적인 댓글을 남기고 싶다. 관심 작가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큰 장점. 브런치 피드를 누를 때 부담이 없다. 찬찬히 읽고 느긋하게 관심을 전할 수 있다.


요즘에는 다음 메인이나 브런치 홈에 내 글이 자주 노출되지 않는다. 방문자 수도 적다. 이만큼 키워줬으니 이제는 이웃과 찬찬히 소통하라는 좋은 의미가 아닐까.


덕분에 조회수나 구독수, 방문자수 보다 소중한 이웃의 따듯한 온기를 십분 느끼며 살아간다. 이웃의 소통과 응원이 피로하고 괴로운 일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깨달음이 나를 더 감성적으로 만다.


관심작가를 거북이처럼 늘리는 중이다. 천히 함께 멀리 가고 싶다. 좋은 글을 읽고 마음이 동하면 구독하고 소통을 이어간다. 오랜 만남을 유지하기 위해, 구독 해지를 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진심 어린 댓글을 남기기 위해 나름의 방법으로 애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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