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자주 하는 말버릇 중 하나는 시키니까 한다라는 말이다. 상사가 시키니까, 회사의 방침이니까, 거래처가 원하니까. 회사에서 우리는 수많은 타인의 요구에 둘러싸여 있다.
컨트롤러를 남에게 쥐어주고 누군가가 조종하는 대로 끌려갈 때 우리는 이 순간이 빨리 끝나기 만을 바란다. 일을 괴로워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냉정하게 물어봐야 한다. 정말로 나에게 컨트롤러가 없는가?
게임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RPG 게임에서 NPC는 주인공에게 보통 이런 요청을 한다.
[저 마물숲에서 고양이 몬스터 10마리를 잡아다 주게]
마물숲에서 고양이 몬스터 10마리를 잡으라는 것은 NPC가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마물숲까지 어떻게 갈지 어떤 무기를 쓸지 어떤 마법으로 어떻게 잡을지는 당신의 온전한 자유다. 업무도 그렇다. 이번 주까지 PPT를 완성하라는 것은 상사가 부여한 퀘스트다. 수동적인 직장인은 귀찮은 업무를 쳐낼 생각 밖에 없다. 그러나 자유도를 가진 플레이어는 상사가 정해준 부분이 아닌 나의 선택에 집중한다.
'이번 보고서는 새로운 양식으로 가독성을 높여볼까?'
'지난번에 알게 된 현직자에게 상황을 물어볼까?'
'이참에 엑셀 매크로 기능을 공부해서 데이터 정리 시간을 단축해 볼까?'
주어진 퀘스트는 같지만 그것을 수행하는 마음을 능동적으로 바꾸는 순간 컨트롤러는 다시 나에게로 넘어온다. 그때부터 이 업무는 상사의 일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 가고 해결해가는 나의 퀘스트로 변모한다.
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어진 업무라 불리는 것 안에 나의 재량권이 숨 쉴 틈이 분명히 존재한다. 일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는다. 수동적으로 상사의 지시를 쳐내기만 하는 사람과 능동적 선택으로 퀘스트를 풀어가고 있는 사람은 업무의 성과도, 성취감도, 경험치도 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