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관찰자- 플레이어는 대체 누구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아바타의 정보창을 열어볼 필요가 있다. 정보창에는 수많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스탯에는 직업, 나이, 신체 능력이 적혀 있고 기록 탭에는 과거의 기억, 경험치, 완료한 퀘스트 목록이 있다. 상태 탭에는 현재의 생각, 감정, 체력 상태가 표시된다.
아바타는 이 내용들이 나라고 믿는다.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어떤 슬픈 기억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우울함을 느끼고 있으니 우울한 사람이다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 내용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직업은 바뀔 수 있고 기억은 희미해지거나 왜곡되며 새로워진다. 감정은 1초 뒤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만약 나라는 존재가 이 내용 그 자체라면 나는 계속 다른 존재가 되어야 한다. 어제와 오늘 10년 전과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직관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레벨 1의 아바타였던 어린 시절의 나와 레벨 30의 아바타가 된 지금의 나는 몸도 생각도 기억도 스탯도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하는 내용을 경험하고 알아차리고 있는 '그 시점' 그 주체는 변하지 않았다.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나는 나와 꿈에서 깨어난 인간의 나는 경험하는 내용은 다르지만 그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느끼는 그 자리는 동일하다.
그 변하지 않는 자리가(알아차림)가 바로 '나'다.
플레이어(진짜 나)는 아바타의 내용이 아니라 그 모든 내용을 담는 그릇이자 알아차림이고 공간이다.
내용으로서의 아바타가 아닌 알아차림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전환하는 것. 이것이 플레이어 시점의 가장 핵심이다.
이 플레이어의 시점에 안정적으로 머무를 수 있을 때(알아차림을 인지하는 관찰자 시점 모드) 우리는 비로소 아바타의 요동치는 생각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고요한 플레이어의 시점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