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orkingmom B
Feb 25. 2022
<좋은 글귀>
p. 25
늘 쓸데없는 일에 힘을 빼앗긴다. 늘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더 많이 한다.
(중략)
나는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사람의 괴롭움을 겪는다. 더 슬픈 것은 정열을 기울인 많은 일이 무의미로 끝났다는 점이다. 열정적으로 무의미한 일을 하느라 최소한 다른 무의미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정도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그러나 열정적이기 위해서는 열정적인 동시에 무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맞다.
p. 26
사방이 고요해지고 혼자 있을 때가 되면 진심으로 기쁘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때 차분히 앉아 메모를 하고 싶어진다. 글도 쓰고 싶다.
p. 32~33
어느 날 정말로 '갑자기' 결심했다. 달라지기로. 뭔가를 하기로. 그만 초라하게 살기로. 제일 먼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보는 일을 그만뒀다. 누가 나를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지 관찰하는 일도 그만뒀다.
(중략)
삶이 간결해져서 좋았다. 그 대신 앞으론 뭘 할까만 생각했다.
p. 36
이게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은 것이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그런 방식으로 살면서 세상에 찌들지 않고, 심하게 훼손되지 않고, 내 삶을 살기 위해서.
p. 38
내 메모장의 여백이 현실보다 더 중요한 현실 같았다. 먼 훗날 나는 보르헤스가 이것을 아주 멋진 문장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단어를 읽지만 그 단어를 살아낸다."
p. 41
사실 세상은 망각에 딱 맞게 만들어져 있다. 구태여 기억할 필요도 적어놓을 이유도 없는 일로 가득하다. 우리의 삶은 시간을 쓰고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다.
p. 45
사회가 힘이 셀수록 개인이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적 자유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그저 흘러가는 대로, 되는 대로 가만히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
p. 55
돈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돈 때문에 정말 많은 성장 이야기들이 사라졌다. 돈이 안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p. 57
위기의 순간에 말들이 오히려 더 간절하게 들린다.
p. 67
메모는 재료다. 메모는 준비다 삶을 위한 예열 과정이다. 언젠가는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삶으로 부화해야 한다.
(중략)
"나쁜 일은 바꿔라. 더 나은 것으로. 이를테면 시 같은 것으로."
p. 68
나는 준비되어 있다. 삶에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에. 그만큼은 삶을 살아본 것이다. 그러나 삶에 시달리면서도 가볍게 날고 싶고 삶에 시달리면서도 할 일은 하고 싶다.
p.99
나는 "꿈은 기쁘게 세계의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기쁘다", 이 문장들을 살아내고 싶었다.
p.109
꿈은 '아니면 말고'의 세계가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의 세계다. 꿈은 수많은 이유가 모여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일, 포기하면 내가 아닌 것 같은 그런 일이다. 진짜 꿈이 있는 사람들은 꿈 때문에 많은 것을 참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용감하게 선택하고 대가를 치른다.
p. 122
우리 시대는 타인에게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로 관심이 많은지 의심스러워요.
p. 124
카프카의 말대로 "나는 나 자신에게는 너무 무겁고 타인에게는 너무 가볍습니다.
p. 162
메모는 '준비'하면서 살아가는 방식, 자신만의 질서를 잡아가는 방식이다. 메모는 미래를 미리 살아가는 방식, 자신만의 천국을 알아가는 방식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