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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어스 Jul 16. 2020

여행 잘하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

[애자일] 폭포, 스케이트 보드, 마시멜로의 아주 밀접한 관계

생애 첫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는 사람 둘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아주 분단위로 세밀하게 짜인 계획표를 가지고 있구요. 다른 한사람은 달랑 왕복 비행기표 두 장 뿐입니다. 그런데 여행 도중에 베를린에서 런던으로 넘어가는 비행기가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취소가 되어 버렸어요. 앞으로 이 두 사람의 여행은 어떻게 될까요?


아주 완벽한 계획과 함께 떠났던 사람은 사실 이번 여행이 생애 첫 여행이었어요. 그래서 엄청난 리서치를 토대로 아주 완벽한 계획을 세웠던 거죠. 반면에 다른 사람은 이미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미리 계획을 짜서 그걸 따르기 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게 훨씬 더 낫다는 걸 알고 있었죠.


호텔, 기차표, 버스표를 전부 다 날려버렸구요.


그 비행기 결항 때문에, 첫번째 사람은 미리 다 예약해 뒀던 호텔, 기차표, 버스표를 전부 다 날려버렸구요.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그날 예약한 호텔은 날렸지만, 그래도 그 이후의 여행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첫번째 사람처럼 일하는 회사가 바로 폭포수 모델로 일하는 회사고요. 두번째 사람처럼 일하는 회사가 바로 Agile 하게 일하는 회사에요.


폭포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폭포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일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며 아주 차근차근 진행을 한다. 방대한 양의 리서치와 분석을 통해 시장과 고객을 미리 예측하고, 완벽한 계획을 세워서, 하나 둘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는게 바로 폭포수 모델인거죠.


반면에, 민첩한 이라는 Agile의 단어 뜻 처럼, 일단 빨리 실패하고 그 실패를 통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다시 실패하고 또 더 나아진 계획을 세우고. 한번에 완벽한 계획 세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는 일단 한번 해보자! 는게 바로 애자일이에요.



자동차를 하나 만든다고 생각을 해볼게요. 아직 이 세상에 자동차가 없을 때, 그래 사람들은 자동차를 원할거야! 라고 생각을 해서, 오랜 시간을 들여 바퀴 만들고 판때기 만들고 둘러 싸고 뚜껑 덮고 해서 짜잔! 하고 자동차를 만드는 거. 이건 바로 폭포수 모델로 일을 하는 거고요.


일단 사람들이 진짜로 바퀴달린 탈것을 원하는지 부터 알아보자! 라고 해서 판때기에 바퀴만 달아서 스케이트보드를 일단 시장에 출시 하고. 오- 너무 좋다! 근데, 균형잡기가 좀 힘들어. 하면, 막대기 하나 꽂아서 킥보드 만들고. 좀 앉아서 탈 순 없을까? 하면 자전거 만들고. 좀 더 빨리 달리고 싶어! 그럼 모터 달아서 오토바이 만들고. 오토바이 넘 위험해! 하면 그때 뚜껑 덮어서, 짜잔! 하고 자동차를 만드는거. 이게 바로 애자일하게 일하는 거에요.


그래 사람들은 자동차를 원할거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빨리, 핵심적인 아이디어만 구현을 해서. 시장과 고객에게 보여주고.  그 반응을 토대로 점점 더 나은 걸 만들어 간다는 거죠. 이렇게 일 하면 실패의 위험은 낮아지고, 성공의 가능성은 더 높아져요.


그럼 여기서 퀴즈! 지금부터 제한시간 18분 동안 여러분은 스파게티면 20개, 테이프 1m, 실 1m를 가지고 마시멜로 1개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가능한 높은 타워를 만드셔야 해요. 그럼 여러분은 지금 뭐부터 시작하실 건가요?



혹시 타워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부터 시작하실 건가요? 삐비. 여러분 참 폭포수 모델로 일하시는게 익숙하시군요. 일단 마시멜로에 스파게티면 부터 하나 꽂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스파게티면 1개가 마시멜로를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부터 알아 보는거죠. 애자일하게.


실제로 이 ‘마시멜로 챌린지'를 수백번 진행한 톰 워젝에 따르면, 타워를 어떻게 세울지 고민부터 시작한 사람들은 대체로 실패하거나 아주 낮은 높이의 타워를 만들곤 했데요. 반면에 마시멜로에 스파게티 면을 꽂는거 부터 시작했던 사람들은 대체로 성공했고, 아주 높은 높이의 타워를 만들 수 있었고요. 다시말해 폭포수 모델 방식으로 마시멜로 챌린지를 하는 것 보다 애자일하게 마시멜로 챌린지를 하는게 훨씬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마시멜로에 스파게티 면부터 꽂는거야!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너무 실망하실건 없어요. 이 마시멜로 챌린지를 제일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MBA 학생들이고요. 놀랍게도 가장 잘 하는 건 바로 유치원생이래요.


그러니 지금부터 잊지 않으시기만 하면 돼요. 그래 마시멜로에 스파게티 면부터 꽂는거야! 자동차가 아니라 스케이트보드 부터 만들어야지! 일단 부딪히고 깨져보자! 를 말이죠.


▼ 본 글은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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