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게임회사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의 취미, 워라밸, 그리고 이직
게임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이정효 also known as 마리아입니다.
개발 팀이 게임을 만들면 그 게임을 어떤 국가에 타겟할지 정하고, 그 국가에서 유저를 데려오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글로벌 마케팅인데요. 저희는 한 70% 정도는 북미에 집중하고 있고. 그리고 일부 유럽국가 그리고 아주 소수의 동양 국가에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쓰고 있는데.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시는 페이스북이나 아니면 구글을 사용하기도 하고, 그 외에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다른 매체를 통해서 그 경쟁사나 다른 앱이나 다른 개발사에게 지분을 사와서 거기에 아 우리 유저를 좀 꽂아볼까나? 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학생때는 프랑스 호텔에서 F&B 트레이니로 6개월을 일했고, 그 다음에 삼성 에버랜드에서 전략에 있었고요. 그리고 TNS라고 하는 리서치 회사 소비재 회사에서 6개월 있었고. 이후에 증권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해외 파생 상품 브로커리지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졸업을 하고 나서는 사실은 금융 전공이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일을 시작했고, 해외 선물을 브로커리지 하면서 마케팅하는 일을 했습니다. 증권사가 이윤적으로 회사가 안정적이지 못했고, 그래서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채 열여섯명이 거의 짤리는 순간이 왔어요. 사회 초년생 1년 정도 됐을 때에 할 수 있는 일이 갑자기 없어진 느낌을 받았고,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레쥬메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라고 하면서 화장품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정확히 마케팅 일을 언제부터 제대로 하기 시작했느냐라고 하면 화장품 회사에서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인거 같아요.
이거는 업의 특성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왜냐면 만약에 제가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였다면 게임을 쭉 만들다가 갑자기 어느 서비스를 만들면 어색할 수 있어요. 물론 해볼 수 있죠. 해볼 수 있는 일인데. 저는 사람을 끌어와서 서비스나 프로덕트가 잘되게 하는 일을 지금 전반적으로 하고 있으니 그 프로젝트가 화장품 이거나 아니면 핀테크거나 아니면 지금의 게임이거나 많이 상관이 없는 거죠. 하지만 저 사람들이 뭘 원하고 어떤 소재에 반응을 하고 이 서비스나 프로덕트가 어떤 장점을 가지는 분명 알필요가 있어요. 핵심은 다 똑같은거죠.
다들일까요? 모두가 회사의 화장실에서 한번씩 울어본 경험이 있을 텐데, 내가 언제 울었나? 좀 생각해보면 이게 되게 정확해져요. 저는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보통 그런 마음이 올라와요. 그리고 일을 되게 열심히 하고 아 뭔가 거기서 동료들이랑 막 손발이 딱딱 맞을 때, 그럴 때 기뻐요. 근데, 생활이 안되면 안되겠죠. 그래서 저는 생활이 되고, 일에 비전이 있고, 그리고 내가 동료들이랑 손발이 맞아서 일이 즐거운가. 이 3개 중에 2개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능력은 말이에요. 이 한국의 문화가 내가 조금 튀면 그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 약간 이런 문화가 만연해서 사실은 다들 되게 잘났어요. 우리는 다들 되게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 자질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 보지않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저한테 업계를 어떻게 뛰어다닐 수 있었어? 라고 생각을 하는데. 똑같은 일이 아니더라도 그 안에 어떤 일의 성질이 지금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의 성질하고 비슷한가를 생각해보면 좀 쉬워져요.
예를 들어서 되게 외국인이 많은 동네에 빵집에서 빵을 파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근데 나중에 내가 예를 들어 화장품 마케팅을 할 하게 됐고 그 마케팅의 대상이 한국 사람이면 왠지 접점이 없을거 같죠. 근데 사실상 그 회사의 본사가 외국에 있을 수도 있고, 이러면 내가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킬이 있었다. 아니면 내가 빵을 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라던가.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거 같고. 사실은 그 자질이 스펙이나 시험을 보지 않아도 가지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죽지 마시라고요.
기죽지 마시라고요.
한국에 와서 일을 시작하면서 저는 꾸준히 발레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한 주 2-3회 정도는 발레를 하고, 그리고 요즘은 케틀벨을 배우는데 되게 취미가 있어요. 케틀벨을 이렇게 들어서 데드리프트하고 스내치하고 이런것에 되게 저는 관심이 있는데. 생각을 해보니까 어릴 때 저거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닌거 같아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는거에요. 근데 그 중에 무거운거 드는 게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허리가 약하니까 나는 하면 안돼라고 생각해 왔던 게 있었던 거에요. 근데 어느날 허리가 강해지기 위해서 하다보니까 오히려 더 좋아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뭔가 나에게 도움이 되고 내가 할것은 아니지 않은가? 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라는 걸 느끼고 나면 되게 취미로 많이 굳어지는 편이에요. 그런식으로 수영도 하고. (웃음) 최근에는 조깅에 빠져 있어요. 저 주업이 태릉인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마케팅은 부업이고. (웃음)
주업이 태릉인
양쪽이 재밌기 때문에 양쪽이 서로 시너지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일을 할 때 오늘은 정말 일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에요. 근데 오늘 저녁에 조깅을 할거기 때문에 얘를 제시간에 잘 마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빨리 정해진 시간에 퇴근해서 한번 제대로 조깅을 하겠다. 그래서 효율성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올려놓으면 잘 마무리가 되고 또 내가 안심이 되니까 그 다음에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이렇게 딱 정시에 퇴근 할라고 생각을 하면 사람이 약간 미친 에너지가 올라온다거나 저 시간까지 어떻게든 일을 마무리하겠다 약간 이런거죠.
그리고 생각외로 그럴 때 있잖아요. 일을 딱 시작해서 하는데는 얼마 안걸려요. 근데 그 일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게 오래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일이 아니라도 운전 면허를 진짜 오래 전부터 따야지 따야지하고 안했잖아요. 근데 사실은 운전면허 학원에 가서 연수를 받고 뭐 하는데는 5일도 안걸렸어요. 근데 그 생각을 한 5년 동안 한거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그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면, 삶에 좀 효율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해서. 전보다 고민을 많이 줄였어요. 일단 하고, 아니면 그때 생각하면 돼요.
Q7. 일과 관련된 고민 혹시 있으세요?
팀 리드가 됐어요. 사실 저는 수평적으로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지금도 그 수평적으로 일하는 와중에 제가 의견을 취합하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 리드를 내 성향대로 어떻게 할것인가 라는 고민도 좀 되는 편이에요. 팀을 어떻게 잘 리드해 갈까. 수평적인건 유지하면서 그래도 리더십은 발휘하긴 해야하니까.
Q8. 앞으로는 어떻게 일을 하며 살고 싶으세요?
저는 일을 어떻게 하고 하면서 살고 싶다보다 사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싶다 라는게 일의 정의에 더 가까워요.
저는 좀 연필 같은 사람이거든요. 연필 못깎으면 엄청 납작하고 뭉툭하게 깎이고, 이렇게 깎으면 엄청 끝이 날카롭잖아요. 저는 저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 속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게 일이든 취미든 간에 나는 이렇게 하면 즐겁고 이런 경험이 나를 기쁘게 해! 라는게 좀 이제는 구체화가 됐어요. 그래서 일을 하건 내 개인 생활을 하건 저는 일단 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고. 이 긍정적인 영향이라는 건 단순히 일을 잘 한다가 아니라 같이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같이 잘해서 그 내가 이뤄낸 결과물이 되도록이면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일을 하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되게 많이 깨닫는데. 예를 들어 일은 우리가 집에서 늘어져 있는거랑 다르게 맨날 출근도 해야되고 프리랜서라면 마감도 지켜야 되고 어떤 약속을 지키는 훈련을 계속 하게 되잖아요. 내가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그래서 지금은 물론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이 정시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것에 훈련되어 있고 그 시간 안에 최대 효율을 내는 것에 훈련되어 있는데 저의 경우는 여러가지를 같이 하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라서 그 강약을 잘 맞추는 데 좀 더 재능이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걸 좀 더 남이 잘되는 데 사용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어요.
사실은 제가 많이 놀고 많이 일하는 것도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정의가 있기 때문인거 같아요. 예를 들면, 정말 오늘에 마감해야 하는 일은 나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고. 오늘 지나가는 경영진에게 인사하는 일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건 줄일 수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디다 더 시간을 쓸건지를 정하고 그리고 나서 거기에다가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에요.
저는 구멍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래서 아, 나는 이것도 빼먹고 이것도 빼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제가 알고 있다보니 더 끈질기게 여기서 빼먹은게 있는지 이게 맞는 자료인지 그리고 동료가 쓴것도 우리가 같이 맞아가고 있는지 같은걸 향해가고 있는지 이런거를 확인하는게 오히려 좋아졌어요. 그래서 일할때의 내가 생각 내가 알고 있는 나와 좀 다를 수 있다는 거?
[에필로그]
이것은 역 인터뷰가 필요합니다. 오늘 왜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되었나. 왜 나에게 이런 일 인터뷰를 시켰나. 근데 덕분에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나한테 일이 뭔지? 왜 일을 하지? 그럼 로또가 되면 일을 안할건지? 어, 이런 생각을 해봤는데. 저는 뭔가를 경험하고 성취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어떤 일이든 계속 해나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처럼 아마 관절이 되는 한까지 열심히 일하거 같습니다.
▼ 본 글은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