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개발자에서 배우로, 진짜 나를 찾는 일

[인터뷰] 번아웃을 겪고, 연기에서 나를 찾았습니다. 배우 유민

by 워킹어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 배우 유민입니다.


Q2.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다가, 배우가 되신 이력이 독특해요.

제가 대학을 2개 나왔거든요. 처음에 컴퓨터공학과를 다니다가, 중간에 자퇴를 하고 연기과를 갔어요. 그런데 연기과 나와서 졸업을 하고 보니, 돈 나올 구멍이 없으니까. 다시 (컴퓨터공학과에) 재입학을 했어요. 졸업을 하고, 돈이 없어가지고 취직을 했어요.


(원래) 집이 대구인데. 일단은 서울에 살 비용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엄마가 연기하면 절대 (생활비를) 안 대주겠다고 하시던 와중에 일단 취직이 됐어요. 어쩌다가 교수님이 한번 내봐라 해가지고 냈는데, 바로 돼버린 거예요. 그렇게 개발자로 4년 반 일하다가, 번아웃이 와서 그만두게 되었고요. 그때 다시 연기를 시작했죠.


상담도 받고 정신과 치료도 받았는데 (계속 잘 낫지를 않고) 방법이 없으니까 점까지 보러 갔어요. 그때 나한테 무대가 보인다는 거예요. 그때 듣고, (내가) 뭐라도 해야겠다. 그때 다시 연기학원을 등록하고, 다시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때 아 내가 하고 싶었던 게 이거였구나. 다시 생각이 났어요.



Q2. 개발자로의 삶과 배우의 삶, 어떻게 다른가요?

일단은 쓰는 돈의 액수 차이가 크고요(웃음). 그리고 개발자 일 때는 이렇게 감정을 많이 쓰면서 살지 않았어요. 연기를 하면서는 내가 이런저런 감정을 표현하면서 좀 감정 속에서 산다는 느낌인데, 개발자 일 때는 그런 감정이 필요가 없잖아요. 그냥 개발만 잘하면 되니까. 그래서 조금 내가 무표정하고 딱딱했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조금 더 삶의 색채가 다양해진 느낌이 들어요.


일단 개발자로서의 삶은, 열 시에 출근하고 일곱 시에 퇴근하고 시간이 딱딱 정해져 있고, 마치 거대한 조직에 나는 교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로 이렇게 거대한 조직을 돌아가게 하는 느낌이었어요. 실적이 되게 중요한 회사였기 때문에, 내가 실적을 잘 내야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었고요.


개발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내가 그 성과를 내야 된다는 압박감만 없으면. 그런데 배우를 하면서, 이건 예술이잖아요. 예술이니까, 뭔가 나를 찾아가는 느낌. 예를 들어, 내가 어떤 것을 표현을 못할 때 내가 어떤 이유 때문에 이걸 표현을 못하고 있는 걸까 이런 걸 좀 돌아보게 돼요. 그러고 몸도 중요하니까, 운동도 하게 되고. 사람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런 것을 계속 고민하게 되는데, 저에게는 이게 더 맞는 것 같아요.


Q3. 배우로서 현재 유민님 일상이 궁금해요.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면 배우들 공고하는 사이트에 프로필 돌리고, 연기 연습하고요. 프로필 돌리는 거는 배우들끼리 공유하는 카페나 단톡 방에 올라오는 데에 찾아가서, 인쇄된 프로필을 하나하나 직접 돌려요. 보통은 상암이나 홍대나 강남 쪽 영화 제작사나 방송국에 많이 가죠.


예전에는 JTBC 제일 위층이 드라마 하우스였거든요. 프로필을 그 드라마 하우스에다가 직접 가서 냈는데. 요새는 코로나 때문에 입구 프런트에서 받아요. 가서 보면 배우들 프로필이 옆에 이만큼 쌓여 있어요(웃음).


보통 캐스팅 디렉터한테 연락이 오기 때문에 캐스팅 디렉터한테도 프로필을 돌리고 메일로도 보내요. 드라마는 거의 캐스팅 디렉터 통해서 연락이 오고, 영화 같은 경우는 영화 제작사에서. 넷플릭스는 좀 영화랑 비슷하게 돌아가는 거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올해 쭉 오디션이 없다가 최근에 비대면 오디션이 들어왔어요. 지정 연기받아서 연기 영상을 찍어서 보냈어요. 취소된 오디션도 많아요.


Q4. 지금까지 해오셨던 작품이나 역할이 있다면요?

학생 때는 아무래도 셰익스피어 같은 고전 많이 했고요. 최근에는 단편영화 많이 했어요. 저는 이런 얼굴이라, 신입이나 부하직원 같은 건 잘 안 들어오고 상사 역할이나 기자, 형사 역할이 많이 들어와요. 운동을 좋아해서, 액션도 하고 싶어요.


Q5. 일과 관련된 고민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돈이죠.(웃음) 그리고 요새 일이 잘 안 들어오는 거요. 지금 상황에서는 작품을 많이 못 찍으니까요. 제작사들이 이미 (완성된) 영화들을 다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올해 개봉을 못하니까 내년에 하려고요. 내년 개봉 예정작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투자사들이 새로운 투자를 안 하려고 한다고.


Q6. 유민님에게 일을 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자아 찾기? 일은 제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개발자로 일 할 때도 내가 뭔가 잘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 때, 내 존재감을 느꼈던 거 같고. 연기를 하면서도 오디션이 들어오고, 그리고 내가 현장에 있을 때, 내가 존재하고 있구나. 내가 살아있구나 그런 걸 느껴요.


[에필로그]

인터뷰 재밌었어요. 제가 인터뷰를 할 일이 아직 많이 없으니까. 제가 상업영화를 좀 찍고 TV에도 좀 나오고 그래야지 이제 인터뷰가 들어올 텐데. 그런 예행연습이 된 것 같습니다.




가독성을 위해 편집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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