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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킹어스 Jan 21. 2021

일단 나서세요, 그냥 해보세요.

[인터뷰] BTS 사진작가, 패션사업에 IT스타트업까지? 김수린 님.

2021년 첫 번째 일하는 우리, 수린님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무작정 대출로 시작한 스튜디오에서 GQ, BTS와 백예린 님과 작업하는 유명 사진작가로 성장하고, 내 룩을 완성할 예쁜 가방을 찾다가 찾다가 결국 가방 브랜드 앙트 레브의 대표가 돼버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시작하고 보는 일하는 우리, 수린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Q1. 어릴 때부터 사진작가가 꿈이셨나요?


다섯 살 때 카메라를 처음 접했는데. 사촌 동생들 메이크업도 해주고 머리도 고데기도 해주고 인형 옷 만들듯이 막 커튼으로 옷도 만들어 입히고 이렇게 꾸며서 뭔가 사진을 이렇게 막 예쁘게 찍어주는 놀이를 했던 거 같아요. 이 재밌는 놀이가 내 인생에서 계속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사진작가를 꿈꾸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이제 사진작가를 하기 위해서 사진을 전공했죠.


파슨스 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셨죠. 대학생활은 어떠셨어요?

파슨스 대학교는 진짜 딴 세상? 뉴욕 진짜 한복판에, 그 영화에서만 보던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 뉴욕 한복판에서 학교 생활을 하는 거잖아요. 정말 전 세계 다양한 꿈을 가진 친구들이랑 같이 클래스를 듣는 거니까. 너무 그 생활이 이제 신이 났죠. 하루하루 되게 다이내믹하다 이런.



Q2. 대학생활이 정말 영감 그 자체였나 봐요. 이때 책을 쓰기도 하셨죠?


뉴욕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진짜 영감이 너무 충만해져 가지고(웃음).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어요. 친구들한테도 “아, 나 책 낼 거야.” 이런 얘기를 맨날 했어요. 점점 이제 사람들이 “너 책 언제 나와?” (물어보고) 가족들도 책 언제 나오니? 이런 얘기를 계속 듣다 보니까. '아 진짜 이걸 시작을 해야겠다'(웃음). 대학 들어가자마자 수업 끝나면 맨날 원고를 썼어요. 중간중간 사진도 막 이렇게 넣고, 그런 것들을 열심히 모아서 한 50군데 출판사에 다 보냈어요. 세 달 동안은 아무데서도 연락이 없더라고요. 답장조차도 없었어요. (웃음) 아, 어떡하지. 나 책 내기로 했는데 아무데서도 연락이 없으면 나 거짓말쟁이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원고 보내고 세 달 후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제 출판사인 한 곳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미팅을 진행하게 됐죠. 지금 생각하면, 그때 21살이 뭘 안다고 그 큰 출판사 혼자 가서 미팅하고. 명함도 만들었었어요. 사진작가 수린 킴. 이렇게 해가지고(웃음)



Q3. 졸업 후에 본격적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시작하셨을 때 얘기를 좀 듣고 싶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하기도 했고 제일 낙담하기도 했고 제일 힘들기도 했던 순간들인 거 같은데. 저는 항상 늘 아티스트가 꿈이었어요. 온전하게 내 생각을 담고 나만의 것을 만들어서, 그걸 이제 책이나 전시 같은 걸로 보여주고, 내가 가진 사진 스킬을 기술로만 쓰지 않는 그런 아티스트의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온전하게 이걸 지켜낼 거다, 배고픈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저 자신을 되게 밀어 넣었던 거죠. 20대 때는 학교 졸업하고 사진작가로 활동을 하는데, 전시를 매일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특히 학교 밖에 나오니까 나를 뭔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푸시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혼자 온전하게 그 작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타임지에서도 사진작가로 일 하셨죠?

학교 교수님께서 타임 매거진 어사인먼트 포토그래퍼라고, 프로젝트 베이스로 하는 포토그래퍼로 추천해주셔서 그걸 하게 됐는데, 솔직히 그걸 시작할 때 저는 되게 제 인생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어요. 타임 진데 이건 내 인생 역전이다(웃음). 그런 생각을 너무 많이 했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까 일이 저랑 안 맞고 힘든 거예요. 일단 몸을 써야 되는 일들이 진짜 많았고, 저는 막 이렇게 덩치가 크고 이런 것도 아닌데, 일단 막 장비도 다 막 혼자 이렇게 들고 왔다 갔다 해야 하고. 그리고 일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일단 보도사진을 찍는다는 자체가, 사실 학교 다닐 때도 전 보도 사진에 관심이 1도 없었거든요. 나는 그냥 내 얘기를 하고 싶고 항상 그거에 베이스가 있었지. 남들한테는 내가 막 나 타임 매거진 어사인먼트 한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겠지만, 이게 너무 불행한 거예요. 그래서 밤마다 막 온몸에 두드러기 나고 스트레스를 진짜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아 이거는 좀 아닌 거 같다. 



Q4. 그러다 한국에서 사진작가로의 일을 시작하셨는데.


제가 20대 중반에 한국에 왔는데. 한국에서 사진작가로 활동을 하려면 어시스턴트 시절을 거치고, 차근차근 밟아서 해나가야 된다는 그런 사실을 사실 몰랐거든요. 그런 정보를 알게 되고, 나는 다시 바닥부터 시작한다, 하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때 너무 낙담을 했던 게, 아무도 저를 받아주지 않는 거예요. 이미 책도 내고, 활동도 전시도 많이 했는데 왜 굳이 어시 생활을 하려고 하냐, 다들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그분들은 저를 생각해서 말씀해 주신 거겠죠. 근데 그때는 그게 참, 되게 야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당시에는 나도 이 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고, 한 팀이 돼서 나도 거기에서 배우고,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고 하고 싶었는데, 아무도 나를 받아주지 않는 이 차가운 현실을 몸소 느낀 거죠.


그렇다고 아무도 안 받아준다고 해서 지금까지 해왔던 사진을 포기할 수는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은행에 가 가지고. 스튜디오 보증 대출을 하고, (웃음) 강남 한복판에 스튜디오를 그냥 얻었어요. 근데, 일이 없는 거예요. 일이 있겠어요? 뭐 그렇게 갑자기 누가 스튜디오 차린다고 갑자기 증명사진 찍는 것처럼 이렇게 알아 간판이 달려 있어서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진짜 월세 낼 날이 다가오는데 막막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진짜 이제 실전인 거죠. 제 인생이 정말, 정말 실전이 시작된 거죠. 그러니까 아 이게 나는 막 고고하게 아 내가 찍기 싫은 거 싫으면 안 찍어 약간 이런 마인드가 절대 유지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생존을 하려면 그런 마인드를 다 쓰레기 통에 버리고, 그냥 정말 불러주는 사람이 있으면은 진짜 어디든 가서 카메라 대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러다 어떻게 GQ와 같은 소위 큰 회사와 작업을 하게 되신 거예요?

어쨌든 저는 제가 원하는 작업을 하려면, 계속해서 저를 알려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 개인작업을 해서 한국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계속해서 만들고, 포트폴리오 만드는 거는 진짜 자기 돈 써가면서 만드는 거다 보니까, 버는 거를 거기에 많이 투자를 했어요. 정말 닥치는 대로 포트폴리오 돌리고, 찾아가기도 하고. 미팅 잡히면 어디든 다 하러 다니고. 그러다 보니까 한 두 군데서 연락이 오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우리가 아는 스타들, BTS나 백예린 같은 분들과도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신 거군요.

참 신기한 게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사람들하고 일할 기회가 오더라고요. 사람들은 저한테 그래요. 너 시작부터 다르지 않았냐. 너는 미국에서 공부도 하고 왔고 스튜디오도 쉽게 차리고. 그런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사실 한국에서 사진작가로 일을 하면서 유학 갔다 온 게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유학가지 말걸, 그런 생각도 진짜 많이 했거든요. 이렇게 이름이 있고, 사람들이 알아준다고 하는 회사랑 일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어요. 처음부터 그런 기회가 절대 그냥 주어지지는 않았어요.



Q5. 이렇게 사진작가로 성공적인 커리어가 시작되었는데, 가방 사업을 시작하셨어요?


남의 사진을 찍어준다는 건, 남의 돈을 받고 즉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대로 찍어줘야 하는 거예요. 마음속에 결핍이 항상 있었어요. 나는 내 거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 그렇다고 옛날처럼 전시만 해서는 먹고살 수는 없고, 그래서 방황을 정말 많이 했죠. 


그렇다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이런 생각을 처음부터 했던 건 아니고요. 촬영장을 다니면서, 전 멋 부리고 꾸미는 걸 좋아하니까 후줄근한 시커먼 백팩을 메고 다니는 그 제 모습이 참 싫더라고요. 백팩이 좀 예쁜 게 없나 매일 밤마다 서치 하는데 없어요,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안 되겠다 내가 그냥 만들어서 메야겠다, 저는 원하는 게 명확히 있었거든요. 그래서 원단을 일단 떼고, 만들려면 재봉틀은 있어야 되겠으니까 중고로 60만 원 주고 샀어요. 직거래로 낑낑대면서 들고 와서 책상 앞에 키고 자 이제 가방을 만들자 했는데, 근데 어떻게 쓰는 건지 설명서를 봐도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학원도 다녔었고, 라사라 패션학원이라고 있어요(웃음). 거기도 잠깐 다녔었고. 그리고 백팩에 들어갈 자수를 또 배우고 싶어 가지고, 과외도 했었어요 따로.


그렇게 백팩을 만들어서 제가 메고 다니기 시작하니까 사람들이 물어보는 거예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데? 싶어서 제 인스타에도 괜히 어디서 산 것처럼 올리고 반응을 봤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꾸 어디서 살 수 있냐고 물어봐요. 그래서 브랜드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를 했던 거 같아요.


진짜 뭔가 시작이 다르네요. 가방이 없어? 만들어. 만들었는데, 나만 메기 아까워? 사람들이 메고 싶어 해? 그럼 팔아. 이런 느낌(웃음).


그때는 진짜 백팩을 예쁜 걸 메고 싶다는 그 열정이 정말 컸거든요.



Q6. 그렇게 백팩 브랜드 앙트레브를 안착시키고, 최근에는 또 IT스타트업 준비하고 계신데요.


사진은 진짜 제가 움직이는 만큼 돈을 버는 거예요. 내가 사용하는 시간만큼 딱 돈을 벌어요. 근데 앙트레브를 하다 보니까 내가 자고 있을 때도 사람들이 가방을 사네? 내가 그냥 가방을 만들고 있지 않고, 내가 잠을 자는 시간에도 누군가 내 걸 보고, 산다는 거래가 성사돼서 돈이 벌린다는 거 자체가 사실 너무 저는 신기하고 재밌었거든요. 


사진작가로 일을 하면서, 스튜디오를 얻고 장비를 사서 촬영을 안 하는 시간에도 이게 놀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아까웠거든요. 근데, 주위에서 다들 보면은 막 저 같은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에요. 장비가 한 두 개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거를 필요한 사람한테 빌려주고 나는 그걸로 돈을 벌고, 내 장비가 나 대신에 일을 하는 거죠. 놀고 있는 장비들을 일을 시켜서 알바를 시킬 수 있으면. 진짜 너무 좋은 좋은 이 세상이 될 거 같은 거예요. 젊은 친구들은 사진작가로 일을 하면서 초반부터 일을 많이 할 수가 없어요. 장비도 사야 되고 들어갈 돈이 너무 많은데 그거를 이제 돈을 어디서 나겠어요. 장비를 사기는 사야 되는데, 없는 친구들은 그걸 어디 둘 데도 없고. 그래서 내 장비가 놀고 있을 때 이거를 알바를 시킨다는 개념을 얘기를 해주니까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이거를 진짜 서비스로 만들어야겠다. 내 인생을 편하게 해 준 서비스 정말 너무 많잖아요. 



Q7. 셀럽 사진작가에 앙트레브, 곧 출시될 빌리까지 이 정도면 상당히 성공한 사업가가 아닌가 싶은데, 수린님이 느끼기엔 어떠세요?


앙트레브라는 브랜드 이름이 꿈 사이에 라는 뜻이에요. 브랜드 이름이 꿈 사이에서 방황을 한다라고 그렇게 지을 정도면, 제가 얼마나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을 했는지(웃음). 저는 제가 항상 방황을 하는 사람이라고 느꼈거든요. 이런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되게 네가 욕심이 많아서 그래,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거랑 내막은 사실 되게 다르잖아요. 뭔가를 이렇게 해 오면서, 만족스러웠던 적이 많이 없었던 거 같아요. 물론 잘될 때 감사하는 마음은 있지만. 


아, 내 인생이 이렇게 흘러가는 게 맞는 건가? 항상 이 생각을 진짜 지금도 요즘도 해요. 저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좀 더 편안하게, 멋있게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사명감 같은 게 있어요. 내가 만드는 걸로 이 지구가 더 좋아졌으면 좋겠는 거죠. 요새도 사무실 가면, 주차해주시는 분이나 그분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만나면, 어쩌다 만난 친구들은 항상 그래요 “너 진짜 되게 막 엄청 성공하고 막 돈 잘 벌잖아.” 근데 현실은(웃음), 현실은 되게 진짜 저는 하루하루 정말 되게 고군분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실패하는 거에는 관심 없고, 그냥 내가 잘 됐을 때 그것만 기억을 하는 거 같아요. 실패를 굳이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요.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게 슬프지만, 현실인 거 같아요.



Q8.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뭐 이렇게 정한다고 해도 이대로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일단은 그냥 앙트레브랑 빌리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으니까, 이 서비스를 한국에서 많이 알리고, 또 더 나아가서 진짜 다른 나라에서도 쓸 수 있는 그런 큰 서비스로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사진작가 일은 이제 순간순간 약간 그런 게 올라올 때가 있거든요. 전시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런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지만. 지금은 뭔가 그 시기가 아닌 거 같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뭔가 더 내공을 쌓고 내 인생의 스토리를 많이 겪고 그런 다음에, 그것들을 책이나 전시로 좀 더 훗날에 이야기하고 싶어요.



Q9. 다른 일하는 우리에게 질문이 있다면?


사회적으로 사람들이 정해놓은 그런 거 있잖아요. 한 가지 일만 제대로 해라 라던가 몇 살에는 결혼을 하고, 몇 살에는 애를 낳아야 된다, 특히 여자한테 이런 관념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에 대해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저도 20대 후반에 그런 것들에 대해 진짜 많이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좀 해탈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20대 때 거기에 막 휩쓸렸으면 되게 불행했을 것 같다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그것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럴싸한 회사에 다니고, 약간 그런 것들에 대해 다들 어느 정도 신경을 쓰시는지 저는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저희 할아버지도 저 볼 때마다 맨날 취직하라고 이러시니까(웃음). 할아버지, 저 사장님이에요 그러고(웃음). 결혼은 언제 하니(웃음). 수린아, 너도 취직해야지 하시는데, 하나하나 설명해도 질 모르실 거 같고. 그냥, 알아서 할게요 할아버지 이러고 마는데(웃음). 그런 얘기 들으면 마음 한구석에 약간, 내가 그렇게 좀 할아버지가 보기에 별 볼일 없는 손녀인가? 이런 생각도 드는 거죠(웃음). 할아버지가 자꾸 저보고 구글에 취직하라고(웃음).



그리고, 못다 한 수린님의 이야기


저는 뭔가를 시작할 때 그렇게 막 계획을 세우고 뭔가를 막 고민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거든요. 이게 성향이기도 한데, 고민을 계속하고 막 계획을 세우다 보면 그게 너무 길어져서 타이밍을 오히려 놓치는 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책을 세우겠다 계획을 세우고 한 게 아니거든요. 앙트레브 같은 경우도 막 브랜드를 만들 거야 이게 아니었어요. 그냥 내가 이거를 하다 보니까 이게 자연스럽게 되게 브랜드로 성장을 한 거고. 그리고 빌리 같은 경우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지만, 이거를 어떻게 만들지 저도 모르잖아요. 제가 뭐 IT 서비스를 해본 적이 있겠어요. 근데 같이 이렇게 할 수 있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거를 이제 하나하나 과외도 받고, 학원도 다니고.


나는 이걸 안 해봤으니까 못할 거야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단 그냥 나서세요. 나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내 아이디어를 얘기하다 보면 또 거기에서 뭔가가 나오고, 그리고 많이 얘기하다 보면 또 그걸 도와주는 사람들도 생기거든요. 그래서 저는 너무 혼자 막 싸매고 막 끙끙대면서 앓고 고민하지 말고, 그냥 해보세요. 


저도 10대에서 20대 초반에는 진짜 나이별로 이렇게 딱딱딱 정해놓고 그대로 살려고 되게 노력을 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근데, 여러분 그게 되겠습니까. 인생이 절대 그렇게 흘러가지가 않아요. 저는 솔직히 제가 무슨 IT 서비스를 만들고 무슨 앙트레브라는 브랜드를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서 이렇게 시달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웃음). 근데 그냥 하다 보니까 이렇게 뭔가 내가 만든 걸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그렇게 뭔가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는 그런 게 된 거고. 충분히 뭐든 다 할 수 있는 그 꿈을 크게 가졌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들이. 



가독성을 위해 편집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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