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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카노 Jun 28. 2021

15년차 관리자의 커리어 개발에 있어 심리상태

유리천장보다 내 마음이 문제였다

옮겨야 할 때가 왔다.

그런데 갈 곳이 없다. 

가고 싶은 곳은 있는데 아직 나에게 기회를 안 줄 것 같다.

이직해야하나.

그냥 눌러앉아 다음 기회가 올때까지 기다려야하나.

아니면 같은 직급의 다른 포지션이나 다른 나라로 이동해야 하나.


답도 없고 액션 플랜도 없는 생각만 끝도없이 계속된지 몇 달쯤 되었다.


일본에서 이 곳 새로운 나라로 이동하여 새로운 팀에 온지도 2년 밖에 안되었고, 중간에 승진도 있고 업무 scope도 확장되어서 스스로 의미있는 stretch를 해나가며 건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성장해 가고 있다고 느껴왔었다. 다음 커리어 목표는 managerial executive level로 가는 것이다. 급하진 않았다. 더 바빠지고 싶지도 않았고 더 많은 책임과 부담은 아직은 자신이 없었기에...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더욱 리더로서의 포스와 자질을 갖추고자 나름 칼을 갈고 있는 중이었다(라고 하자). 선택적으로 정말 관심있는 사내 포지션에만 큰 열망 없이 지원서를 내곤 했다. 


아무튼 큰 불만없이 잘 지내고 있었는데, 

왜 서두의 고민이 시작되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몇가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먼저는, 몇달 전 내 상사의 피드백이었다. 내 상사는 꾀 많은 나라들을 관리하는 리더이고, 나는 그 나라들을 함께 관리하고 전략을 세우는 리더로서의 역할이다. 지난 1년간 우리 지역에 꾀 많은 리더쉽 포지션 공석이 생겼었고, 나는 여러가지 이유로 지원한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이 여러가지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정리해보고 싶을만큼 복잡한 심리상태이다.) 그는... 나에게 무조건 그런 high profile job을 줄 생각은 없지만, 지원하지도 않으면 기회도 열리지 않는다며 영원히 본인 밑에서 일할 수없지 않냐며 나름 조언을 건냈다. 


가볍게 지나가면서 나의 경력개발 및 next step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소심스러운 성격에 여러 잡생각이 들었다. 아직 2년밖에 안되었구만 영원히..라고 까지 말할 것은 뭐람. 이제 내가 지겨워져서 나 말고 다른 사람하고 일하고 싶은건가? 내가 지원하면 자신의 권력으로 일단 뽑아줄라고 하는건가? 불과 몇달 전에 내 career development plan을 논의했었자나? 나는 분명히 아직 아이도 많이 어리고 지금보다 더 바쁘고 큰 책임을 맡을 마음의 여유랄까 타이밍이 아니라 도전하는데 망설여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그 때는 사람마다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스트레치할 수 있는 타이밍이 있다며 영원히 이 자리에 있어도 될 것 같이 이야기 하더니... 이젠 싫증 났나? 이런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의중을 유추하려는 복잡한 내가 너무 싫다.


두번째 이유로는, 주변 동기들과 지인들의 도전하는 모습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들은 이미 애들도 많이 컸고 커리어 트랙도 나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있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 왔지만 결국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최종 목표는 비슷하다. 그들은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도전해도 될까? 내가 그렇게까지 바쁘고 부담감 넘치는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은걸까?" 나같이 소심하고 겁쟁이 같은 모습이 없었다. 그들은 도전했고, 그리고 실패하기도 하고, 쟁취해나가기도 했다. 




이렇게 나는 나의 comfort zone을 떠나라는 도전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임원/관리직에 도전 하는 것이 맞는걸까? 아니면 뚝심있게 아직 내 타이밍이 아니라고 해야 하는 걸까? 내가 lean in 하지 않고 너무 소극적인건가? 아니면 이참에 새로운 업계에 도전해서 수평적으로 내 영역을 확장시켜보는 것이 맞을까? 


결국 "유리천장"이 아닌 내 스스로가 내 발목을 먼저 잡는 꼴이었군.  

인생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만들어져왔다. 

나는 내 10년 후가 무척 기대된다. 

자신감 있고 영향력 있는 리더로서 성장한 내가 그 자리에 있기를 기도한다. 


당신의 직업과 직장을 선택할 때, 특별히 기도를 많이 하라. 
남들이 다 몰려드는 곳,
세상이 좋다고 부추기는 곳,
가장 안전하다고 말하는 곳을 무조건 따라가선 안된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을 보여주실 것이다. 
<내게 힘을 주는 교회 _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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