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Oct 27. 2018

지금 여기 집중하는 삶

<담백하게 산다는 것> 후기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언급함에도 나는 양찬순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작가가 스스로에게 하는 독백이면서,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이고 반응적으로 살기보다 담백하게 살아보라 권한다. 정신의학과 전문의로서 상담과 코칭 경험에 기반한 다양한 사례로 담백한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준다.


내가 사회 초년생일 때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렇고 내 진로 선택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더 잘하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주 평온하고 행복하다.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점점 더 하고 싶은 일과 희망으로 가득하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내가 거쳐온 인생 경험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 나를 위로 해준 책들이 아닐까?'


작가는 기대치를 이야기하는데, 한 때 나도 사람들에게 많은 기대를 했었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 상대도 그 정도 해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오히려 나에게 독이 됨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상대에 대한 기대치를 매우 낮추고, 대신 나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세웠다. 물론 나에 대한 기대치도 낮추고 받아들여야겠지만 아직은 욕심으로 더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 내 욕심까지 사랑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지금, 여기"가 열풍이다. 여기저기서 들려 이젠 식상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아이스크림 먹기' 비유다.


나는 현재에 집중하는 것을 '아이스크림 먹기'에 비유하곤 한다.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에는 그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어떻게 먹을까 망설이거나,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거나, 지난번에 먹은 게 더 맛있었는데 하며 후회하는 동안 아이스크림은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 중에서


한 여름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는데 집중해서 먹지 않으면 흘러내려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순간만큼 아이스크림에 집중해 본 적도 없다. 주저할 필요도, 비교할 필요도, 스스로 과거를 자책할 필요도 없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집중하라는 적절한 비유다.

누군가로부터 온전히 사랑받는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를 살게 하는 '정신적 양식'이기 때문이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 중에서


내가 지금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은 부모님께 감사해야 할 일이다.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내 정신적 양식이 풍족하다 생각한다. 나는 이런 마음을 내 자녀에게도 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주변을 살펴보면 부모가 사랑으로 키운 자녀들은 특별한 문제없이 성장하였다. 그래서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부모의 사랑이며 인성교육이라 생각한다.


지인 중 한 분은 자녀에게 특별히 해준 것은 없고 늘 "난 네가 자랑스럽다. 사랑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성인이 된 자녀에게도 아직까지 그렇게 말한다. 그랬더니 정말 자랑스럽고 사랑스럽게 성장했다며 말이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나는 마음으로는 사랑을 전했지만 말로는 잘 표현하지 않았다. 그분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시도해 보라 했다. 


정말 쑥스럽지만 일주일 정도 "난 네가 자랑스러워. 사랑해."라고 말하고 있다. 처음 반응은 '갑자기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지?' 같았으나 며칠 지나니 "응, 나도"라고 답한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에게도 해달라고 한다. 매일 잊지 않고 말하리라 다짐한다. 


이제는 내가 받았던 사랑을 자녀, 가족뿐 아니라 사회에 돌려주어야 할 차례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 같이 가지 않을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