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연애로 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책
작가의 이름이 그냥 'F'다. 일본 SNS를 뒤집어 놓은 익명의 작가라 한다. 저자는 이 책의 글 모두를 휴대폰으로 썼다.
책을 읽으며 처음엔 저자가 연애에 대한 환상을 가진 여자인 줄 았았다. 가벼운 연애담, 섹스, 사랑에 대한 글 정도로 다가왔다.
육체적 관계가 목적이 아닌 남자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 (p38)
남자를 잘은 모르지만 여성 중심적인 남성 무시적인 발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남자라니, 받아들여야 할까? 이 책의 내용이 현 일본의 시대상이라면 받아주여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주요 대상이 20대 청춘이라 그런지 중간에 만화가 많은데 나에게는 많이 거슬렸다. 총 네 4장 중 1장이 연애와 사랑에 대한 내용이다. 관심사의 차일일까? 나는 연애 외적인 글들이 차라리 더 좋았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런데 솔직히 자신감 같은 거 있어도 없어도 그만 아닌가? (p189)
산더미만큼 책을 읽어도 좋고 영화를 봐도 좋다. 음악을 들어도 좋다. 그러다 질리면 산책을 하고, 더 좋아하는 것을 찾으러 가면 된다. 그렇게 자기만의 기준으로 선택해가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 모든 게 언젠가 무엇이든 만들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해 줄 것이다. '좋다'는 것은, '근거는 없지만 자신감을 갖고 틀린 선택일지라도 그것을 고르고 싶다는 각오'다. 자신의 힘으로 결정한 모든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p191)
"여러분, 살면서 죽고 싶을 때가 오면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잠을 자요. 잠이 안 오면 산책을 하고, 밤이 새는 걸 보러 나가세요." 그 말을 끝으로 수업을 마쳤다. (p197)
저자는 스무 살 때 알아두었더라면 좋았을 것 리스트를 30여 개 제시한다. 이 중에서 내가 못해보고 지금에라도 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다.
- 사진 못 찍어도 찍기, 글 못 써도 쓰기, 그리고 계속하기
- 착실한 성격이라면, 한 번쯤 욕망이 이끄는 대로 해보기
- 여행하지 말고 떠나보기
- 시 때문에 울어보고, 가끔은 바다 때문에 울어보기
처음 것은 현재 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세 개는 언제가 하고 싶다. 물론 20대에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어쩌면 살면서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사랑과 연애로 방황하는 청준이 아니어서 이 책은 나에겐 맞지 않다. 하지만 요즘 젊은 청춘은 무엇을 고민하는지, 나와 다른 시선에서 보는 삶은 어떤지, 요즘 사람들의 취향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작가가 생각하는 인생에 대한 의미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고,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글/송아람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