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를 디자인하라 vs. 인생을 디자인하라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달라진다면 어떨까? 운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가 사용하는 어휘를 보고 수준을 가늠하고, 판단하기도 한다. 그만큼 사용하는 단어가 중요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많이 단어에 신경 쓰지 않는다. 적당히 의미를 알 것 같으면 별다른 생각 없이 사용한다.
<단어를 디자인하라>의 저자는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작가"라는 조금은 신비스러운 브랜딩으로 우리에게 단어와 인생의 세계로 안내한다. 비슷하지만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 이야기, 정반대의 뜻을 가진 두 단어로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우리 삶 이야기, 그리고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단어로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단어를 재해석하여 알려주고, IT 프로그래머로서 직장인의 삶과 평범한 인간이 가지는 고민을 공유한다.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성실한 태도와 기다림, 학습에 대한 필요성'의 메시지를 독자에게 계속 던져준다.
책을 읽으면서 흔하게 쓰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 찾아보지도 고민하지도 않았던 단어들을 되새길 수 있었다.
'열정'이라는 단어는 태울 열熱자와 마음 정精자를 사용하여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p110)
평소에 열정이 많다고 자부하지만 '열렬한 애정과 열중하는 마음'이 있었는지 반성해 보았다.
가슴 깊이 사랑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줄 정도로 열정을 완전히 불태우지 말아야 한다. 적당한 순간을 위하여. 긴 인생을 차분하게 이어 나가야 한다. 언젠가 영롱히 빛날 순간을 위하여. (p115)
난 좀 대책이 없는 편이다.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현재에 집중한다. 미래도, 노후 재테크도 '지금 이 순간 즐겁게 살다 보면, 열심히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다. 긴 인생을 차분하게 이어가며 영롱한 순간을 기다리는 게 맞을까?
'자존감自尊感'은 사람을 대표하는 품성, 성격, 인격 등 가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감정이다. 자존심과 자존감이 서로 다른 핵심은 '비교'이다. '자존심'은 타인과 자신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나오는 상대적인 감정이고, '자존감'은 타인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격을 지키는 감정이다. (p256)
한때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자존심이 세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열등감을 위장한 자존감일 수도 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많이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 자체로 나를 사랑하고 있으니 나 또한 많이 성장한 셈이다.
'단어를 디자인하라'는 책이지만, 인생을 다시 한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희망을 가지게 한다. 즉, 인생을 디자인하게 해주는 책이다. 나는 어떻게 내 인생을 디자인해야 할까?
당신에게 빈자리가 주어질까?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자. 당신도 밤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다름없다. 빛이 가득한 낮에는 별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때를 기다린다. 언젠가 자신이 빛날 순간이 올 것이라 희망을 놓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지금 가라앉아 있더라도 언제가 뜰 날을 고대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인간답게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해답을 찾아야 하는 숙명을 가졌다. 다음에 뜨는 달과 별에게 물어야 할까? 이제는 당신 차례가 아닐까?
- <단어를 디자인하라> 중에서
추천도서: <단어를 디자인하라> 이석현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