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Nov 09. 2018

매일 15분 독서가 가져온 변화

독서 근육 키우기

나는 책 욕심이 많다. 어린 시절 용돈을 받으면 서점에 가서 책을 사서, 읽고, 모우는 재미가 있었다. 당시 서점에 있는 모든 책을 사서 읽는 게 꿈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도서관의 책을 다 빌려 읽는 게 꿈이었고, 직장을 다니면서는 직장 근처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그곳에 있는 책을 다 읽는 게 목표였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가장 먼저 찾는 게 근처 도서관이고 대출카드를 만드는 게 낙이다. 대출한 책을 읽고 나서 소장하고 싶은 책은 사서 보관하는데, 그 책들로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다.


몇 년 전부터 일과 삶의 우선순위에 따라 독서가 조금씩 멀어졌다. 통근 시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면 그나마 읽었지만, 걸어 통근하거나 짧은 구간을 이동하면 책을 읽기가 여의치 않았다. 주말에 다른 일들이 많이 생기면서 독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래도 어떻게든 읽어보려고 격 주에 한 번씩 도서관에 가서 2권의 책을 빌린다. 2주가 되면 책을 반납해야 하므로 가급적 읽고 반납하려는 노력을 한다. 덕분에 최근 몇 년은 년간 평균 40권 정도는 읽었다. 지인 중 하나는 리더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독서라 주장한다. 그는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는데, 읽다가 책이 떨어지는 순간이 잠드는 순간이라 한다. 지금까지 읽은 책이 3,000권이라니 놀랍다. 그는 "한 달에 몇 권 읽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워 "한 주에 몇 권 읽는가?"로 물어봐주길 원한다고 했다.


띄엄띄엄 읽는 독서방식을 바꾸어 보려고 올 5월 26일부터 매일 15분 독서 모임에 가입하였다. 이 모임을 주관하는 Peter님은 15분이 하루의 1%라 한다(사실 계산하면 하루 시간의 1%는 14.4분이다). 처음에는 '15분 독서로 과연 일주일에 책 한 권이나 읽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15분은 길었다. 드디어 오늘로써 100일 동안 매일 15분 독서에 성공했다. 중간에 빠진 날 들도 있다 보니 실제로는 168일이 걸렸다.

그럼 평소 나의 독서습관에 하루 15분 독서를 더해서 어떤 영향과 변화가 생겼을까?


첫째, 가장 큰 변화로 여행을 떠날 때 책을 가져갔다.

부끄럽지만 책을 좋아한다면서도 여행을 떠날 때 책을 가져가 본 적이 그리 많지 않다. 여행은 휴식이고 힐링이라는 생각에, 또 책이 무거우니 짐이 된다는 생각으로 두고 갔다. 15분 독서 인증을 어떻게든 하겠다는 일념으로 6월에 3박 4일 인터넷 없이 살아보기 여행에 책 4권을 가져가 2권을 완독 했다. 또한 기차를 타고 1일 여행을 갈 때에도 책을 2권을 가져가서 완독 했다. 최근 해외출장에도 일주일 동안 책 1권을 완독 했다. 출장을 가면 매우 바쁘기 마련인데 아침에 15분간 읽는 독서는 마음을 진정시켜 주고 하루를 여는데 큰 힘이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하릴없이 보냈던 공항 이동시간이나 비행기 안에서도 책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기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둘째, 매일 1시간 정도 보던 TV 시청 습관이 사라졌다.

꼭 매일 15분 독서 때문은 아니다. 최근 집에 와서 하는 일이 많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TV를 끊었다. 그 전에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1시간 정도 예능 프로그램을 봤다. 하루 종일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잠들기 전 보는 예능 프로그램은 적어도 큰 위로이자 기쁨이었다. 하루 종일 큰소리로 웃는 게, 그 시간이 처음인 날도 있었다. 나이 들어 TV만 볼까봐 두려워 했는데, 이런 패턴의 삶을 이어간다면 큰 걱정은 없다. 그 중심에 매일 15분 독서가 있다. 바쁜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가서 겨우 잠들기 전에 15분이라도 책을 읽는다. 특히나 함께 격려하고 좋은 글을 나누는 온라인 독서친구가 있어서 매일 읽는데 도움이 된다. 깜박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도 다른 회원들이 올리는 인증글이나 좋은 문구를 보면서 자극을 받는다. 완독의 기쁨도 함께 나누고, 좋은 책도 추천받는다.


셋째, 나의 독서 패턴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고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독서한 것을 잊지 않으려고 엑셀로 구매 경로, 장르, 제목, 저자, 역자, 출판사, 출간년, 완독일, 한 줄 느낌을 엑셀에 기록했다. 이 방법으로 연간 몇 권정도 읽는지, 어떤 장르의 책을 읽는지, 어떤 출판사 책을 읽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매일 15분 독서 인증에는 읽은 페이지와 시간을 기록하게 되어 보다 정교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누적 성공 100일을 이룬 168일(5.6개월, 24주) 동안 나는 24권을 완독 했다. 즉, 주 1권 완독을 했다. 그리고 평균 1페이지를 읽는 시간이 0.4분이어서 분당 2.4페이지를 읽었다. 그러니 15분 동안은 약 36페이지를 읽는 셈이다. 이 기간 동안 7,532페이지를 읽었고 2,798분을 투자했으니 일평균으로는 100일 기준으로 75페이지, 27분, 168일 기준으로 45페이지, 17분을 읽었다. 이러한 분석으로 최소 주 1회 1권 독서는 가능함을 알 수 있다. 2019년에는 주 1권을 목표로 52권을 읽어야겠다.

168일(독서일 100일)간 읽은 독서 기록 분석표

100일 누적 성공을 하면, 그런 사람들만 초대하는 통합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다. 통합방에서는 내가 가장 적은 누적 성공을 이룬 사람이다. 겸손한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 100일 누적 성공으로 나는 독서 근육을 키웠다. 작은 성공이 더 큰 성공으로 연결되듯이 이제 이 근육을 더욱 잘 관리하여 더 큰 누적 성공으로 연결하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