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후기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과 사랑
스포일러 약간 있음, 영화와 현실이 다른 부분이 있는데, 아래 내용은 영화에 기초한 대사와 키워드 중심의 후기임
드디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나는 퀸에 대해서 잘 모르고 막연히 그들의 음악만 아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퀸의 팬이 되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과 사랑에 관한 스토리로 예술가의 고독은 무엇인지, 우리의 삶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프레디는 처음부터 자신감이 넘친다. 자신의 돌출된 치아 때문에 놀림을 받는 상황에서도 "앞니가 4개 많아서 입속 윗 공간이 넓어 그만큼 높은 소리가 나는 거다."라고 당당히 말한다. 첫 무대도 그 만의 독특한 공연으로 관객의 호응을 얻어낸다.
존 리드: 다른 록스타 지망생들과의 다른 점이 뭐지?
프레디: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 세상에서 외면당하고 마음 쉴 곳 없는 사람들. 우린 그들의 밴드예요.
퀸의 노래는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을 어루만져 주는 무언가가 있다. 매니저 존 리드가 퀸이 마음에 들어 조건을 제시하는 대화에서 이들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알 수 있다.
프레디: 우린 더 원해요. (We want more.)
존 리드: 모든 밴드가 더 원하지. (Every band wants more.)
존 디콘: 모든 밴드가 퀸은 아니죠. (Every band is not Queen.)
프레디의 자신감은 "나에게 관심이 집중되면 틀리고 싶어도 틀릴 수가 없어."라는 말에서도 느껴진다. 그의 자신감은 천재성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퀸은 프레디의 천재성, 노력, 열정 그리고 팀워크의 결정체다.
그럼에도 퀸은 끊임없는 실험정신을 발휘한다. 사람들에게 기존의 음악과 다른 걸 주길 원한다. 오페라 파트를 삽입하여 6분 이상의 곡을 만들고(보헤미안 랩소디), 더 나아가 관객이 스스로 연주 가능한 곡을 만들었다(We Will Rock You). 어떻게 하면 대중과 함께 공감할까를 고민하는 것, 예술가의 평생 과제다.
영화를 보면서 프레디의 고독 때문에 마음이 가장 아팠다. 많은 것을 가졌으나 연인, 친구와 가족을 잃었다. 프레디가 성 정체성을 찾으면서 아내 메리 오스틴은 그를 외면했다. 그럼에도 메리를 사랑하고 원했던 것은 그녀가 그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는 뮤즈였기 때문이리라. 옆 집에 사는 메리에게 전화를 걸어 스탠드로 신호를 보내며 따라 해 보라고 하고, 혼자 술을 마시며 같이 마신다고 착각하는 장면은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정작 메리는 못 이기는 척 형식적인 대답만 하는데 말이다. 결국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아무리 겉으로 강한 척해도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고 위로받길 원한다.
프레디가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남자 친구 짐 허튼은 "자신을 사랑할 결심이 서면 그때 날 찾아와요."라고 말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어렵다. 짐은 현명하게도 프레디와 의미 있는 사랑을 위해 시간을 준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어떤 사람을 만나도 의심하게 되고, 만족스럽지 않다.
프레디의 아버지는 평범한 가장이지만 늘 조로아스터교 기본 교리인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 (Good Thought, Good Word, Good Deed)"을 강조한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가족의 사랑이 있다. 무뚝뚝하지만 아들이 잘 되길 바라는 아버지, 늘 사랑을 베풀고 받아주는 어머니는 항상 그의 곁에 있다. 다만 프레디가 잊고 있었는데 메리가 알려준다. 프레디는 Live Aid 공연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아가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 모두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그대로예요."라며 가족과 화해한다.
급하게 결정되어 준비되지 않은 Live Aid 공연을 동료가 주저하자 프레디는 이렇게 외친다.
"이 어마어마한 무대에 서는 건 미친 짓이야. 하지만 우리가 이 무대에 서지 않았는데, 공연이 끝난 다음날 아침 눈을 뜬다면, 이 무대에 서지 않은 걸 죽을 때까지 후회하게 될 거야."
당장 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 그게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열정이라 부른다.
영화 마지막 장면 실제 공연 : Queen - LIVE AID 1985/07/13 라이브 공연 - 웸블리 스타디움(Wembley Stadium)
세상에 이런 굿즈도 있었다! 1985년 7월 13일 LiveAid 입장권이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