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그림책
역삼푸른솔도서관에서 주관하는 11월 책다방 모임에 다녀왔다. 주제는 "죽음"이다. 평소에 죽음에 관한 책을 많이 읽지 않았고, 주변에 돌아가신 분이 거의 없어 나에게는 낯선 주제다. 죽음에 관한 그림책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죽음과 관련된 그림책은 우리나라보다 유럽에 많다고 한다.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만 아이들에게 들려주기보다는 죽음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삶의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책으로 알려 주는 것도 좋은 교육방법이라 생각한다.
관장님은 평소 죽음을 많이 생각했는데 '2018년 12월 31일과 2019년 1월 1일의 차이' 같다고, 단 하루의 차이지만 그 의미가 우리에게 다르게 다가오는 것처럼 삶과 죽음도 그런 것 같다고 한다. 과연 그렇게 밖에 차이 나지 않을까? 많이 생각했기에 이제는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는 언제가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항상 망각한다. 죽음과 삶은 서로 모순이지만 떼어놓을 수 없다. 죽음이 있기에 현실의 삶은 더욱 소중하다.
축음에 관한 질문을 적고 답을 그림책을 읽으며 찾아보았다. 죽음을 아름답게 보고 현실에서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알려주거나, 즐거운 듯 돌아가신 분과의 추억을 나누는 내용도 있다. 인간의 원래 모습인 에너지로 돌아갔으니, 무(無)에서 와서 무(無)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혼자서 씩씩하게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거나, 죽은 사람이 혹은 죽음이 늘 내 옆에서 수호천사처럼 나를 돌보고 있음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죽었다고 가정하고 간단히 글을 써보았다. 제시어는 "내가 죽었다"이다.
내가 죽었다.
후회는 없다. 난 항상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 것.
더 살 수 있다면 가족과 친구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더 큰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것
내 영혼이 그들을 돌봐주리라.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이 순간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고, 더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아래는 모임에서 읽었던 웹툰과 그림책으로, 그 느낌에 대한 간단히 소개다.
<죽음에 관하여 1> <죽음에 관하여 2> <죽음에 관하여 3> 시니 글 / 혀노 그림 추천*****
죽음에 관하여 3 후기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추천*****
할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천국에서 뭐 할까' 공책을 읽고 나서
"'천국에서 뭐 할까' 공책과 '오늘은 뭐 할까' 공책을 함께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귀여운 꼬마
죽음을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상상력의 세계로 이끄는 그림책
천국에 뭘 가져갈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행 가는 날> 서영 글그림 추천*****
유쾌하고 귀여운 할아버지가 죽음을 여행처럼 준비하는 과정
<이게 정말 천국일까?>가 비슷한 긍정성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면 이 책은 현실적이다.
<죽음은 돌아가는 것> 다니카와 슌타로 글/가루베 메구미 그림 추천*****
죽음은 더 이상 슬픔이 아니라 돌아가신 분과 추억을 나눈다는 그림책
에너지에서 와서 다시 원래 에너지로 돌아간다는 의미 전달
깊이 있는 내용과 예쁜 그림. 색감도 좋다.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노부미 글그림 추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느낌. 엄마가 죽어서도 아이 곁에서 돌보고 아이와 만나는 내용
엄마가 그리워 엄마 팬티를 입고 자는 꼬마가 귀여우면서도 슬프다.
그럼에도 죽음을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내가 함께 있을게> 볼프 에를브루흐 글그림 추천***
죽음이라는 수호천사는 왜 튤립을 가지고 있는 걸까?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는 걸까?
<할아버지의 천사> 유타 바우어 글그림 추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수호천사처럼 아이를 지켜준다.
지금 내가 행복한 것은 어쩌면 수호천사가 늘 곁에서 나를 돌봐주는 것은 아닐까?
<마음이 아플까봐>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추천***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마음을 유리병에 가두어 둔 아이의 성장 이야기
<혼자 가야 해> 조원희 글그림 추천***
강아지가 죽음의 세계로 씩씩하게 혼자 가는 모습
사람의 죽음을 강아지의 죽음으로 표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장례식> 울프 닐손 글 / 에바 에릭손 그림 추천***
죽은 동물들의 장례식을 치러 보내는 아름다운 마음
사람의 죽음을 동물로 비유한 점은 <혼자 가야 해>와 비슷한 느낌
<오래 슬퍼하지 마> 글렌 림트베드 글 / 샬로테 파르디 그림 추천***
할머니를 보내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마음,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다.
오늘이 아름다운 것도 언젠가 죽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브라이언 멜로니 글 / 로버트 잉펜 그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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