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Dec 01. 2018

왜 살아야 하는가?

《죽음에 관하여 3》를 읽고

세상을 긍정적이고 따뜻하게 보던 남자와 세상이 불행하고 슬퍼서 자살했던 여자는 둘 다 이승으로 가거나 둘 다 완전한 죽음의 세계로 가야 한다.


"살아 있으면 변화는 언제든 찾아오잖아요. 그렇지만 죽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살아 있다면 변화는 언제나 찾아오겠죠. 매번 불행이 닥쳐와 바뀌어 버린 사람도 있어요."


"긍정이란, 환경에서 오는 것이었고 환경이 긍정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긍정적인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특별했기에 긍정적으로 된 것이 아닐까.

나는 단지 운이 좋았던 게 아닐까. (p92)"


한 번도 웹툰을 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이 책을 접했을 때 그냥 가벼운 만화책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큰 착각이다. 죽음에 관한 철학서를 읽은 느낌이다. 죽음에 관하여 1, 2가 죽음의 순간, 환생, 관련 에피소드의 웹툰 모음집이라면, 죽음에 관하여 3은 웹툰 모음과 에세이로 구성되었다.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서로의 이면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것에 관한 웹툰 모음과 죽음에 관한 에세이다. 


너무나도 상반적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나는 남자처럼 늘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산다. 주변에 여자처럼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이 없는 것은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결국 둘은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선택을 했다. 그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 운명은 그들을 그대로 두지 않았지만, 새로운 여자의 삶에 희망이 있기를 바란다. 그녀의 미소처럼.


에세이 글은 짧지만 강렬한 의미를 제시한다. 또한 1, 2편에 나왔던 인물들이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이 애써 죽음을 외면하려 해도 죽음은 언제나 당신을 똑바로 지켜보고 있다. (p184)"

"후회하지 않으려면, 사랑하는 것을 하루도 멈추지 말 것. (p190)"

엄마에게 아직도 사랑한다 말을 못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직 다 못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한다 말해야 하는 것을.


"시간이 모자라더라. 어렸을 때엔 항상 시간이 남아 너희와 함께 추억을 만들었는데 말이다. 시간을 만들어 내던 때가 그립다.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던 그때가 그립다. 너희와 함께 세상에서 자유로웠던 그때가 그립다. 자유라는 거 별거 없더라. 그때의 우리가 그것이 자유더라. (p212)"

자유가 별거일까? 자유를 동경하지만 이미 우리는 자유가 있음에도 모르고 산다. 내 안에서 자유를 찾자.


"친구를 만드는 것 = 시간을 만드는 것 (p214)"

부쩍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친구들을 못 만나고 있다.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만들어서라도 만나야 할 텐데 난 오히려 피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만나서 사랑한다고 말해줘야 한다.


"누군가는 시간에 쫓기고 누군가는 시간을 쫒는다. 그들에게 사실 시간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p218)"

우리는 시간을 지배한다 생각하지만, 시간이 우리를 지배하거나 어쩌면 시간 자체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우리의 곁에 죽음이 있다면, 그게 오늘일 수도, 내일일 수도 있다면,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왜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가, 죽음 앞에 부질없음을 왜 우리는 모른 척하는가


언제나 우리의 곁에 죽음이 있기에. 그렇기에 오늘이, 내일이 소중함을.

우리가 살아 있음을 언제나 새삼 느끼기를. 그렇기에 오늘 하루 행복을 추구함을. 죽음 앞에 가치 있음을 (p2310-232)"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모두에게 존재한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즐기고, 감사하며, 가치 있게 보내야 한다.


"죽음을 깨달음으로써 우리의 삶, 모든 것이 바뀌는 것

여기서의 하나의 이치는 죽음의 존재이며 꿰뚫는 것은 우리의 삶이다. (p244)"


죽음에 관하여 3 시니 글 / 혀노 그림 추천*****


관련글: 죽음에 관한 그림책

관련 글: 배우자의 죽음이라는 슬픔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아가는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