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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Feb 08. 2019

친구가 준 생각거리

목표의 힘, 책임, 행복의 빈도

주말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삶의 의미와 재미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 현재 육아 휴직 중이나 조만간 퇴사를 하여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대부분이 궁극적인 서비스의 가치보다는 다른 것(수익, 회원수, 외형적인 요소 등)에 집중한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과연 자신의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알려줬다.


목표의 힘은 위대하다.

육아 휴직의 달콤함도 좋지만 그수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만큼의 수입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 월 생활비에서 육아 휴직 급여를 빼어 한 달에 벌어야 할 금액을 산정했다. 그렇게 하면 하루 목표 수입을 알 수 있다. 매일 누적 목표와 자신이 번 누적 수익을 그래프로 만들어서 결과치를 시각화했다. 신기한 것은 목표를 정하고 관리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수익이 없었다고 한다. 반면 한 달에 200만 원이 필요하니 매일 66,000원을 벌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후부터 수익이 발생하여 거의 달성하고 있다고 했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크기와 상관없이 목표는 필요하며 그 힘이 위대함을 몸소 깨달았다. 작년 11월 말, 브런치 구독자가 280명을 넘었을 때, 350명이 넘으면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언제까지 350명이 될지 목표는 없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 친구가 다른 매거진의 구독자와 공유 수에 목표를 정하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 해 보았다. 연말까지 구독자가 350명이 되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 목표 때문이었을까? 바람 때문이었을까? 목표를 정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더 고민했다. 모든 사고와 행동에 목표를 집중했다. 12월 31일 구독자는 목표보다 많은 356명이 되었다. 목표에는 힘이 있다. 목표가 있고 없음에 따라 그 결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일상에서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 나가다 보면 큰 목표를 이루는 주춧돌이 된다.


가슴에 불만 지르지 말고 책임을 져야 한다.

친구가 가장 싫어하는 게 가슴에 불만 지르고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시중에 유행하는 자기 계발서, 특강, 세미나가 그 원인이다. 수많은 세미나를 찾아다녀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오히려 참여로 대리만족을 누린다. 친구는 어떻게 하면 변화를 이끌어 낼까 고민한다. 단순히 의미와 재미가 있는 활동을 제공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적용한 사례를 공유하면 선물을 주는 방법도 고려한다고 했다.


순간 나는 어떤가 돌아보았다. 가슴에 불도 지르고 책임도 지는 교육 담당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늘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다고 주장했지만 그동안 나는 사람들의 가슴에 불만 질렀다. 교육의 효과성은 반응 평가, 학습 평가, 행동의 변화, 결과를 단계별로 측정한다. 가슴에 불을 지르면 반응 평가가 좋을 것이다. 하지만 책임을 지려면 학습이 충분히 되고, 행동의 변화가 생겨서, 결과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설문지로 반응만 평가하고, 좀 더 신경 써서 한다해도 시험이나 보고서로 학습이 제대로 되었는지 정도만 평가한다. 나 역시 바쁘고 측정하기 어렵다는 핑계로 반응 평가를 주로 했고, 학습 평가는 가끔 했다. 행동의 변화나 결과 확인은 거의 못했다. 어떻게 하면 책임을 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교육 담당자로 거듭나고 싶다. 학습자와 공동의 책임으로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친구는 최근 일부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다. 모든 입금은 카카오 뱅크를 사용하는데 입금될 때 오는 알람을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고 했다. 카카오 뱅크의 로고 B가 들어간 알람만 와도 기쁘단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알려줬다. 브런치 작가 한 분도 매월 소액 적금을 드는데, 만기 문자를 받을 때마다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렇다. 잦은 빈도의 작은 감사로 더 큰 충만감을 느끼는 게 행복이다. 나는 평소 과할 만큼 행복하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유를 알았다. 나는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낀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기뻐하다 보니 행복의 빈도가 잦다. 아침에 눈떠서 출근할 회사가 있음에 감사하다. 점심에 맛난 음식을 함께 먹으며 대화를 나눌 동료가 있어 행복하다. 저녁에 요가를 마친 후 건강한 내 몸에 사랑을 느끼고 감사하다. 일상이 행복으로 가득하다. 바로 빈도 때문에 더 행복하다고 느낀 것이다.


이 친구는 자신이 부딪히고 느낀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한다. 덕분에 나는 생각거리가 생기고 스스로를 돌아본다. 이런 친구가 있어서 감사하다. 나 역시 그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자극과 도움을 동시에 주고 싶다.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서든 브런치 글을 통해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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