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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Apr 18. 2019

프롤로그: 글쓰기 수업준비

온라인 글쓰기 강사로 데뷔하기

나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이자 강사다. 둘 다 좋아서 하나만 고르라면 고민에 빠진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할 때면 학습자가 즐거워할 모습을 생각하면서 과정을 개발한다. 상상하면서 나름대로 만들어나가는 창작의 순간이 즐겁다.


'이 지점에 이런 내용을 넣으면 학습에 도움이 되겠지?'

'이런 걸 넣어주면 연결이 자연스럽겠지?'

'이런 방식의 액티비티를 하면 재미도 있으면서 의미 전달이 가능하겠지?'


강사로서 즐거운 것은 학습의 순간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했던 것이 정말 그런지, 아니면 어떤 게 부족한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관종이어서 강사가 적성에 맞다. 그래서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하기가 어렵다.


취미로 시작한 글쓰기가 마냥 좋다. 내 마음을 드러내고,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여, 공감받는 게 좋다. 일종의 관종이다. 글쓰기 세상에서 잘 쓰고 싶고, 책도 내고 싶어서, 글쓰기 수업을 여러 차례 들었다. 아직 출간 작가는 아니니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님이 베이직 과정을 나눠서 해보자고 제안했다. 일에서 강의 경험은 많지만, 글쓰기 수업을 진행할 거라고는 상상해 못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아서 여러 번 확인했다.


"과연 제가 해도 될까요? 전 출간 작가도 아닌데요?"

"제가 글쓰기 지도를 할 수 있을까요? 제 글도 잘 못 쓰는 데요?"


스승님은 나에게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자기 이해 전문가였다. 일기를 오래 동안 쓰고 읽어서, 글쓰기로 나를 발견했다. 자신을 탐색하려는 노력을 그 누구보다 많이 해서 커리어 전환도 했고, 직업진로설계 수업도 했고, 커리어 특강도 했다. 각종 성격유형 자격증도 있으며 강의도 제법 했다. 코칭자격도 있고 코칭도 오랜 시간 했다. 누가 뭐래도 퍼실리테이션은 자신있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의 커리큘럼을 짰다. 직업진로설계 수업에서 사용했던 수업 교안을 이용해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8주 과정으로 정리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처럼 신났다. 참여자가 즐거워할 모습을 생각하면서 과정을 만들었다. 내가 읽었던 책을 주제에 맞게 구성하여 참고 도서로 소개하였다.


과정 안내문을 만들어 3월에 공지했다. 


'설마 개설이 될까?'

'과연 신청하는 사람이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3명 이하로 신청하면 폐강하고 최대 7명까지 받기로 했는데 다행히 5명이나 신청했다. 한 분은 나중에 일정 관계상 취소해서 결국 4명으로 수업을 확정했다.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 해보는 거다. 나는 글 쓰는 스킬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다. 참여자들이 해당 주제에 맞게 글을 쓰면서 자신을 찾도록 도움을 주는 퍼실리테이터다. 분명 글쓰기는 성찰의 힘이 있으니까, 이런 활동을 하면 자신을 찾을 수 있다. 함께 쓰고, 의견을 나누면서, 배울 점이 있으니까 참여자는 반드시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다.'


이왕 시작하는 것 잘하고 싶었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믿고 수업을 신청한 분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다. 카카오톡 단톡방, 라인 대화방, 라인 대화 녹음법, 카페 관리법을 익히고 테스트까지 완료했다. 평소 내가 학습자 입장인 경우, 강사가 미리 알려주고, 설명하고, 공유하는 게 좋았다. 그래서 역지사지로 그렇게 준비하여, 미리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려주고, 설명하고, 최대한 공유하려 했다.


신청자 접수 마감 1주일 후 수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안내했지만, 1주일 만에 글 쓰는 게 어려울 것 같아 2주 전에 모든 세팅을 끝내고, 글쓰기 준비와 첫 수업 과제 방법을 메일로 알렸다. 


•  1주 차는 안내해 드린 대로 "나의 행복한 순간"을 글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  글을 쓰기 일주일 전부터 혹은 지금부터라도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메모를 해보세요.
•  기록한 메모를 보면서 기록에 근거하여 글을 작성합니다.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정해진 기한 내에 과제를 올리도록 참여 현황판을 만들고, 모두가 확인할 수 있게 구글독스로 공유했다. 점수를 매겨 1등한 분에게 책 선물을 하려한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에게 첫 수업 참여 기념으로 선물을 주고 싶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수업 시작일만 기다리면 된다.


강사나 교육담당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부족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내 삶의 의미는 '나 스스로 새로운 배움을 얻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나는 회사에 있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을 잘하도록 지원한다. 교육, 코칭, 정보 공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등의 다양한 개입으로 그들이 자기 일을 사랑하고, 동기부여 되고,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결국 그들이 회사에서 성장하도록 돕는다.


글쓰기 역시 이런 이유다. 사람과의 만남으로 많이 배웠지만, 독서로도 많이 성장했다. 책으로 도움받았듯이 다른 사람에게 책으로 돌려주고 싶다. 경험한 인생을 나눠서 독자가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과 깨달음을 글로 공유하여 그들도 무언가 느끼게 하고 싶다. 


글쓰기 수업은 글쓰기와 강의를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일이다. 참여자에게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의 길로 안내하고, 스스로 자신을 찾아가도록 도움을 주고, 합평과 공유로 깨달음을 제공한다. 일과 삶의 통합이 아닌가? 좋아하는 삶을 일의 스킬로 누리니 말이다. 8주 동안 자신을 찾아가는 참여자와의 만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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