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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Apr 25. 2019

글쓰기 수업 강의 1주 차: 나의 행복한 순간

나는 언제 행복한가?

드디어 첫 수업을 시작한다. 목요일까지 과제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과연 4명 모두 기한 내에 제출할지 걱정된다. 화요일에 꽃돼지님이 첫 글을 올린다. 목요일까지 모두 다 글을 올린다.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글쓰기 수업 듣던 때가 기억난다. 난 조바심이 있어서 뭐든 미리 해야 마음이 편한 스타일이다. 마감보다 훨씬 전에 과제를 내고 다음 과제를 시작한다. 전체 일정이 다른 사람보다 먼저 가 있는 인생이다. 과제든 일이든 공부든 항상 그렇다. 그러다 보니 닥쳐서 무언가를 할 때 불안하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물론 지금은 많이 유연해져서 잘 대처하지만, 그런데도 미리 해두는 게 마음 편하다.


과제 글을 읽고 느낌대로 댓글을 단다. 

'앗! 이분들. 왜 글쓰기 과정을 신청한 거지?'


스터디 모임을 한다고 공지하고 모임에 가보면 왜 왔는지 모를 사람으로 가득하다. 이미 그 분야의 고수들이 더 공부하고 싶어서 온다. 세미나에 무언가 정보를 얻으러 가면 이미 다 아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그들이 던지는 질문을 듣고 배우는 게 더 많다. 글쓰기 수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더 잘 쓰고 싶어서 오는 모임인 게다. 또다시 긴장한다. 


'난 무엇을 알려줄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래!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과정이고, 글쓰기 스킬보다는 글쓰기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자신을 잘 찾도록 도와주면 돼.'


마음을 다잡아 본다. 처음으로 하는 수업이니 철저한 준비밖에 없다.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순서와 내용을 구글독스에 정리한다. 구글독스 링크를 참여자에게 공유면서 말로 설명하려고 준비한다. 참여자가 말로만 듣는 것보다는 눈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니까.


▶ 수업방식 소개: 매주 목요일 마감 (카페, 댓글), 수업 시 합평 (낭독, 합평, 자기 소감), 에티켓, 방향
▶ 수업 보상: 과제 제출 1등, 과제 제출, 수업 참여도에 따는 보상 선물 (책) - 구글독스 현황표 공유
 ▶ 오프모임: 8주 후 공심 다른 모임과 함께 합동 오프 예정 - 6월 예정
▶ 자기소개: 순서와 내용 (하는 일, 거주지, 글쓰기 플랫폼, 참여 동기 & 글을 쓰는 이유)
▶ 글 편집 팁, 사전 맞춤법 검사 안내
▶ 글 낭독 및 합평 순서 안내
▶ 다음 과제 공지

 

순서와 내용도 정했으니 합평을 어떻게 할지 고민할 시간이다. 무료 수업도 아니고 유료 수업이니 참여자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기존에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일 때도 상호 합평을 했다. 30주 동안 합평 연습을 한 셈이다. 처음에는 몇 번 읽고 할 말을 생각했는데 합평하는 순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중에는 글 화면을 캡처하여 형광펜 표시를 하고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는 정도로 준비했다. 


이제는 진행자로 다르게 한다. 제대로 피드백을 줘야 한다. 1주 차 과제는 "나의 행복한 순간"이다. 처음에 의도한 대로 참여자의 글을 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려고,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색상을 표시한다. 언제 행복하지 않은지 반대색으로 표시하며 대비를 보여준다. 한 번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이렇게까지 자세히 파헤쳐 본 적이 없다. 분석하다보니 글의 구조와 흐름, 핵심 주제가 눈에 들어온다. 


'나라면 이렇게 쓰겠다. 아! 이건 번역체인데 좀 더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는데. 이런 단어는 생략하는 게 좋은데. 수동태 문장이다. 복수로 표현하지 말아야 할 것까지 복수로 표현하고 있네.'


더 신기하게는 글쓰기 스킬에 집중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확연히 눈에 띈다. 나도 모르게 형광펜을 칠하고 있다. 보기에 부자연스러운 부분만 좀 표시했다가 부가적인 팁으로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정리한다. 일회용이지만 내가 보기 쉽게 작성한다. 

합평을 위해 준비한 메모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생애 첫 온라인 글쓰기 수업을 시작한다. 준비한 대로 척척 진행한다. 다들 처음 온라인으로 만나다 보니 어색해한다. 내가 말을 많이 한다. 원래는 참여자가 더 많이 말하게 해야 하는데 아직은 어색한가 보다. 자신을 찾아갈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을 찾아 나갈지 배울 것이다. 그게 그룹 수업의 힘이고 합평의 힘이다. 


모두가 행복을 고민하는 만큼 깊이도 있고 공감도 크다. 공통적인 점이라면 절대 행복만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통과 인내의 순간을 겪은 후에야 행복은 우리 앞에서 빛이 난다. 행복은 드라마나 이벤트처럼 어느 순간 찾아오는 게 아니라 소소한 우리의 삶에 스며있다. 자연스럽게 현재의 삶에 몰입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아니 이미 행복 전문가들이 아닌가? 그런데도 글을 쓰면서 몰입감과 행복을 느꼈다고 하니 글쓰기의 힘은 위대하다. 보람도 느낀다.


글쓰기 수업을 준비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하여 준비하고 나를 믿고 먼저 손을 내민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이 행복 그 자체다. 앞으로 남은 7주는 더 큰 행복으로 다가올 것이다.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솔직하게 고백한다. 혼자 보려고 피드백 아닌 피드백을 준비하긴 했다고. 그랬더니 받고 싶다고 한다. 합평만 하는 수업에서 피드백을 주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 하지만 주고 싶다. 어차피 일회용이고 참여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주고 싶다. 그리고 이 또한 다음 피드백 과정의 연습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게 첫 회원의 특권이 아닐까? 


아래에 글쓰기 회원의 글을 소개한다. 나머지 두 명은 아직 글쓰기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지 않아 멋진 글을 공유못해 아쉽다.

 

꽃돼지님 글

타마님 글



1주 차: "나의 행복한 순간"

일주일 중 행복을 느낀 순간을 기록한 후, 기록에 근거하여 작성합니다.

참고 글: https://brunch.co.kr/@worknlife/95

참고도서: 《휘게 라이프》 마이크 비킹 저 

《죽음에 관하여 3》 시니 저

《몰입의 즐거움》 칙센트미하이칙센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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