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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May 21. 2019

신뢰의 열쇠, 일관성

공항에서 항공사 카운터가 열리기 기다리는 순간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항공사 카운터가 열리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각자 다른 이유로 공항에 빨리 왔다. 10시 50분 밤 비행기이므로 이륙 3시간 전인 7시 50분에 카운터가 열린다. 아침에 일찍 호텔 체크아웃을 했으니 빨리 수속해서 라운지에 가고 싶은 마음이다. 일행 중 한 동료는 비상구 옆 좌석을 받으려고 일찍 와서 기다린다. 이륙 3시간 전에 카운터 오픈인지 잘 모르고 4시간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꽤 있다.


3시간 30분 전이 되자 항공사 직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오픈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빨리 수속해서 인터넷으로 일을 봐야 하는 나도 줄 서서 기다린다. 직원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작은 소망을 밝힌다.


"딱 시간 맞춰 오픈하지 말고 한 5분이라도 빨리 오픈해주면 좋겠네요."


줄 서서 기다리는 게 힘들고 지겹다. 5분이라도 시간을 당겨서 열어주면 기다리는 사람이 기뻐하지 않을까? 그러자 함께 기다리던 동료가 질문을 던진다.


"신뢰를 얻는 데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아세요?"


'갑자기 왜 신뢰를 물어보는 거지?'

'신뢰를 얻기는 어렵지 않나?'

'뭐가 제일 중요할까?'



그는 신뢰를 얻는데 중요한 게 일관성이라고 주장한다. 한번 원칙에 어긋나게 뭔가를 받으면 사람은 기대가 생기고, 다음번에 똑같이 제공받지 않으면 오히려 불평을 한다고 알려준다. 지금 고객이 줄 서서 기다리는 게 힘들까 봐 항공사에 5분 일찍 카운터를 오픈하면 그 순간 고객은 좋아한다. 하지만 그다음부터 고객은 당연한 듯이 5분 일찍 카운터를 오픈하지 않는 상황을 불평할 것이다. 결국 고객의 불만이 높아지고 신뢰가 깨진다. 그러므로 신뢰를 얻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3시간 전에 오픈하는 원칙이 있다면 정확하게 그 시간을 지키는 것, 그게 바로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다. 단기적으로 순간의 기쁨을 주기보다, 장기적으로 신뢰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 때로는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주려고 장기적인 관점을 생각하지 않고 단기적인 판단을 한 적이 있다. 솔직히 무엇이 중요할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잠시 불편하더라도 신뢰를 생각하며 원칙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업무에서도 그렇고 육아에서도 마찬가지다. 단기적으로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 장기적으로 신뢰를 생각하며 원칙을 적용한 엄마는 아니었다.


항공사는 정확하게 3시간 전에 카운터를 오픈한다. 줄 서서 기다리는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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